한달 쎄오의 여정도 어느덧 10일 남았다. 마지막 관문으로 유저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상세페이지에 고스란히 담아내면 프로젝트도 얼추 마감된다. 이미지 개선만으로 매출을 낸 건 어느정도 검증이 됐으니 앞으로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도 정해졌다. 계속해서 상세페이지를 업데이트하고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인사이트를 꾸준히 콘텐츠로 생산하면 가능성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고민이 있다. 이제 9일 남짓을 남겨둔 지금,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 처음에 쎄오를 시작할 때의 목적은 2세 경영을 비롯해 내게 놓인 옵션을 하나하나씩 검토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당장 아버지 일을 해결하는 게 시급해지다 보니 거기에 몰두했다. 결과를 조금씩 개선한 건 좋다. 뿌듯하다. 도움을 주었으니까.
하지만 내 앞길은?
얼마 전, 학교에서 스타트업 초청 강연을 들었다. 스페이스워크라고 하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건축설계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이었다. 사람의 개입 없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성을 극대화하는 건축물을 자동설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인데 그 임팩트가 상당해보였다. 무엇보다 회사가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속도의 성장성, 열정 넘치는 좋은 팀원들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저런 곳이 내가 다니고 싶은 회사였는데.”
다시금 묻게 된다. 나는 왜 사업을 하고 싶었지? 결국 사람이다.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주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더불어 스스로 빠르게 성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을 가고 싶었고 그보다 사업이 하고 싶었다. 그런데 꼭 내가 사업을 해야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걸까? 이미 좋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내가 합류해도 되는 건 아닐까?
게다가 사업에 치중하느라 본업에 점점 더 소홀해지고 있다. 원래 하고 싶었던 데이터 사이언스는 손도 못 대고 있다. 과제와 수업만 해내기도 벅찬 상황이다.
앞으로 졸업까지는 거의 1년 정도 남았다. 아버지 사업을 돕느라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걸 놓치고 싶지는 않다. 이번 달은 CEO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2세 경영의 가능성을 보았다. 적어도 다음 달에는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보자. 그렇게 번갈아가면서 해보다 보면 무엇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인지 알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