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학교 친구를 만났다. 창업 커뮤니티를 함께 했던 친구다. 학부 시절에 열심히 하던 대외활동에서 알게 된 사이였지만 그냥 인사만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나중에 창업 커뮤니티 모집글을 올렸을 때 연락이 왔길래 보니 그 친구였더라.
하지만 커뮤니티를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1기 때는 주말에만 모임을 열었는데 친구는 주말이면 늘 본가로 가느라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커뮤니티 1기가 끝나고 2기 팔로업이 미뤄지면서 마음도 흐지부지 되기 시작해 더더욱 만날 길이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즈음이었다. 친구에게서 아침부터 연락이 왔다.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항상 느끼지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고 찾아주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기쁜 마음에 당장 그날 저녁에 보자고 했다. 역시는 역시. 창업을 키워드로 모이는 사람과는 결이 참 잘맞다. 저녁 한 끼가 커피 한 잔으로 넘어가고 그렇게 밤이 어둑어둑해질 즈음에야 다음을 기약했다.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딱 하나가 가장 크게 기억 남는다. 사업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의미가 있다는 점. 지지고 볶고 싸우든 뭘하든 함께할 때 시너지가 배가 된다. 친구도 그런 의지를 내비쳤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매일같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바랐다. 설령 불화로 치닫더라도 여기서는 모든 게 배움이니까.
가을 학기에 함께 E5 창업경진대회에 나가보자고 이야기했다. 다시 욕심이 났다. 학교에서는 연구에만 집중해야겠다 다짐했지만 역시 사람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주어진 옵션을 최대한 뽕뽑고 졸업해야 하지 않겠나. 똑똑한 친구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너무나도 좋은 인프라다. 한 번도 제대로 못 써먹고 졸업하는 건 역시 아쉽다.
이번 한달에서는 아버지 사업을 도우며 2세 경영의 가능성을 타진해봤다. 좋은 경험이었다. 상세페이지를 개선했고 타깃을 잡아 광고를 집행해 실제로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물론 해야할 것들은 아직 한참 남았다. 그런데 계속 붙잡고 있으면 다른 옵션은 손도 못댈 게 뻔했다. 적어도 내가 가진 옵션을 하나씩 마무리 지어보는 경험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
아버지 일에서는 한 꼭지를 완결지어봤다. 이제는 다른 카드를 뽑을 차례다. 학기가 끝나면 친구들을 모아 팀을 꾸려 제대로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보는 경험을 진행하기로 계획했다. 학교에 있는 동안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다 해볼 거다. 내 손 안의 다른 카드를 뽑을 차례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