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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y Jul 16. 2020

영원한 회사는 없다

회사의 수명은 가치가 결정한다

기업이라면 자고로 지속가능성을 으뜸 가치로 여겨야한다고 생각했다. 착한 기업이니 나쁜 기업이니, 그런 이분법적인 사고는 기업을 평가할 수 없는 잣대이다. 시간이라는 기준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게 판별된다. 좋은 기업은 없다. 나쁜 기업도 없다. 그저 오랫동안 존속하는 기업인가 그렇지 못하고 스러지는 회사인가만 물어보면 답이 나왔다.


시간 앞에서는 도저히 이겨낼 재간이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단기간에 빠른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는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그러면 무너지는 거다. 그래서 시간을 중요한 가치라 생각했다. 그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아 끝끝내 가치 있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파는 것. 그런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가치 있는 기업이라 여겼다.

코닥과 후지 필름 이야기는 변화와 혁신,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많이 회자되는 사례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무너진 코닥은 변화하지 못한 회사다. 내 기준에서 보면 가치가 떨어지는 기업이다. 반면 후지는 어떤가? 끝내 살아남아 다각도로 사업 모델을 확장해 지금까지도 존속하고 있는 기업이다. 가치 있는 기업이지 않나?

그런데 그 이면에 다른 관점이 있었다. 직원들에게 회사 이익의 상당을 배당하는 것을 비롯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했던 회사는 코닥이었다. 반면 변신을 위한 꼬리 자르기라는 이유로 후지는 기존 사업 부서의 상당 인원을 구조조정했다. 무엇이 착하고 나쁜 건 아니다. 그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의 기준이 달랐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런데 이 사례를 가만 들여다보니 오래 살아남는 게 과연 장땡인지 의문이 들었다. 시간이 가치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걸까.

회사는 가치로 집결된 유기체다. 비전과 미션을 가지고 태어나 사람들을 모으며 성장한다. 시스템이 만들어지며 성숙하고 변화를 맞닥뜨려 끝내 숨을 거둔다. 이들이 하나하나 모여 만들어진 사회는 생태계 그 자체다. 이곳에서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태어난다. 그 과정에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끝끝내 어떻게든 버텨내는 개체도 존재한다.

하지만 영원한 생명체는 없다. 저마다 추구하는 가치에 걸맞는 수명을 가진다. 개나 고양이나 사람이나 풀잎이나 천 년을 살면 생태계가 어떻게 흘러갈까? 숨져 스러져 간 수많은 유기체들이 양분으로 작용하기에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수 있다. 생태계적 관점으로 보면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한 기업의 수명은 그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에 맞게 정해진다. 계속해서 살아남아 가치를 전달하는 게 목적인 회사는 그에 맞게 행동할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미션과 비전이 있는 회사는 다른 책임을 중시하다 언젠가 쓰러질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할 숙제가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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