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 옆 카페에서 3시간이나 노닥거린다는 건
무엇을 하던 내가 제일 중요하다
벌써 3시간째.
여행와서 고작 한다는 것이 카페에서 노닥거리기다.(정확히는 글쓰기지만)
여기는 브로츠와프라고 하는, 폴란드에서 꽤나 큰 규모의 도시다.
어느 유럽이 그렇듯 폴란드도 광장 문화가 발달해 있다. 어느 도시를 가든 광장을 중심으로 볼거리가 펼쳐진다. 지금 앉아있는 스타벅스 역시 그곳에 위치해 있다. 유리창 너머로 거대한 대성당, 분주한 사람들이 보이는 이곳.
이곳에서 앉아있는 시간은 어느덧 4시간을 향해 달려간다. 이 먼 곳까지 와서, 고작 한다는 게 카페에 앉아있기라니. 유럽여행을 꿈꾸고 있을, 혹은 이미 다녀와 그리움에 사무친 사람들이 나를 본다면 등짝부터 때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여행에 온 뒤로, 그 어느 때보다 내 시간을 온전히 보내는 중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면, 특히나 초반부에는 꽤나 많은 것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국적인 건축물, 새로운 사람들. 낯선 환경은 시도때도 없이 자극을 선사한다. 카메라를 집어들게 하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무 생각없이 카메라를 집어들게 된다. 그게 예뻐서, 좋아서가 아니다. 이제껏 하던 행동이 습관이 된다. 인풋이 들어오면 자동적으로 아웃풋이 나간다. 내가 선택해서가 아니라 상황이 나를 이끈다.
분주히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좋다. 꼭두새벽부터 여행을 나서는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풍요로운 여행을 위한 조건일 수 있다.
다만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인지 매 순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느 곳에 있던 내가 원한다면 그곳이 관광지가 아닌 카페라도 상관이 없다. 하루에 한 곳 정도 보고 오는 느긋한 여행이 손해가 아니다.
어차피 내가 여행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평생 못 봤을 것들이다. 매몰비용은 뒤로 하고, 4시간 동안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걸로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