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갓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살던 초기에, 저는 내 생일날을 달력에 표시해 놓았답니다. 가족에게 내 생일 날짜를 기억하려는 수고를 덜어주고, 잊게 되면 발생할 서로 불편한 상황을 막는다는 핑계로 말입니다.
저는 내 생일날에 동그라미를 일곱 개씩이나 그려놓았답니다. 일곱 색깔 무지개색으로 말이지요. 누구도 그냥 지나갈 수 없게요. 몇 년 지나, 민망해서 그만두었지만.
처음부터 그래선지, 가족 모두의 생일날이면 행사처럼 생일을 축하합니다.
둥근 케이크에 나이만큼의 양초를 꽂고,
양초에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미니 콘 모양의 축포 발사와 박수 속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한껏 숨을 들이쉬었다가,
후~하고 참았던 숨을 내쉬며 촛불을 끕니다.
그리곤, 케이크를 잘라 맛있게 먹습니다.
올해부터는, 겉보기에는 같겠지만 다른 마음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종교인은 아니지만, 법륜스님의 『행복』이라는 책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답니다.
법륜스님은 책에서 말씀하십니다.
우리 대부분의 행복관이라는 것이‘내가 도움을 받는 쪽에 치우쳐 있다’라고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얻는 것이 행복’이라고 세뇌가 된 탓이라고요.
‘받는 것을 행복으로 알고 살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더 잘살게 되어도 늘 밖에서 복을 구하게 되고, 그러면 평생 정신적 빈곤감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운 좋게 일시적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속 가능한 행복은 만들기 어렵습니다.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만큼 종속된 삶을 살게 됩니다.’라고 말이지요.
아시다시피, 받기만 할 때의 기대와 비교란 끝이 없습니다.
그런 삶 속에서는 알지 못하는 무언가에 쫓기며 불안으로 쉬지도 못하고 피곤함에 찌들어 살게 되겠지요. ‘평생을 정신적 빈곤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남에게 도움을 받는 상황이 저에게 닥칠 겁니다. 몸이 약해지거나 병이 들거나 불운을 불러들이겠지요.
스님 말씀대로, “결국 도움을 받는 것을 기쁨으로 삼는 사람은 자기 존재를 불쌍하게 만드는” 길로 가게 될 겁니다.
그래서 이전의 마음으로 내 생일을 들여다보게 되었답니다. 저의 생일날 아무에게도 축하받지 못한다면, 저는 속상해하고 괴로워할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불행해하면서 “이렇게 사는 게 다 무슨 소용이야”라며 아무 말이나 마구 뱉어내겠지요. 이제까지 그런대로 이렇게 살아왔으면서 말이지요.
사실로 제 행·불행이 내가 아닌 남에 의해 좌우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남에게 종속된 삶이고, 위태로운 행복이었습니다. ‘늘 밖에서 복을 구하는 모습’이었지요. 정신이 번쩍 들었답니다.
생일날을 기회로 얼굴을 마주 보고, 축하 노래를 함께 부르고, 촛불을 켜고 끄고, 생일 케이크를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것은, 감사한 것이지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사건·사고가 많은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제가 저를 좋게 여기며 산다면 생일의 의미를 찾지 않아도 되는 것일 겁니다. 여기서 핵심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겁게 오늘을 사는 ‘나’였던 것입니다.
매일 같이, 매년 돌아오는 생일을 지속 가능하게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받는 것만이 행복이 아니라 주는 것에서 더 많은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탐구하듯 찾아나가야겠습니다.
내 입장과 처지에 적합한 것으로 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