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의 무게를 넘어가는
새해 첫날이어서 떡만둣국을 먹었습니다. 떡만둣국은 평소 1주일에 한 번 정도 먹는 음식 메뉴입니다. 첫날이라 다른 날과 다르게 떡만둣국에 고명을 올렸답니다. 달걀로 노란 지단을 만들고, 붉은 색감을 얻기 위해서 당근을 채 썰어 볶았습니다. 초록색은 대파의 잎 부분을 잘라 채를 썰어 살짝 씻어 볶았습니다. 시각과 미각을 위해서는 일회용 도시락 김을 주방 가위로 가늘게 잘랐답니다.
흰색 떡만둣국 위에 노란색 초록색 붉은색 검은색 고명을 올리니 멋져 보이고 맛나 보였답니다. 마지막으로 그 모든 것 위에 깨소금을 톡톡 뿌렸고요. 특별식처럼 보였고, 평소보다 맛도 좋았답니다.
맛난 음식을 먹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새해 첫날이라는 무게감 때문인지 순간 방향을 잃고 휘청했습니다. 다행히 날이 추워서 발걸음을 서둘러 옮겨야 했답니다. 추울 때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그저 발끝이 향한 곳으로 왼발이 가자, 오른발이 따라갔습니다. 정말로 발끝을 따라 무작정 걸어갔답니다. 숨을 몰아쉬며 오르고 보니, 늘 다니던 산을 깎아 만든 인조 잔디 축구장 육상 트랙 위였습니다.
그 육상 트랙 위를 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모르지만 자주 봐서, 아는 이처럼 익숙한 사람입니다. 며칠 전의, 지난해에도 육상 트랙 위를 달렸듯이 2026년, 올해 첫날에도 그는 달리고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일정한 속도 그대로를 유지하며 평소와 같은 평안한 얼굴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새해에도 우리는 살아가는 거라고, 달라질 것은 없는 것’이라고 그가 몸으로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은 준비하여 언제나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라고 찬찬히 설명하는 것 같았답니다. 새해라서 꼭 새해 첫날에, 색다른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죠.
낮인데도 나는 그가 반짝이는 별처럼 보였답니다. 어두운 하늘에 북쪽을 알려주는 붙박이로 빛을 밝히는 북두칠성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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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까지도 나는 망망대해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바다에 떠 있는 배 같았으니까요. 그런데 저 하늘에 북두칠성이 있듯이, 이 지상에도 북두칠성이 있었습니다. 나는 달리는 그 사람이 내뿜는 빛으로 동서남북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주변을 알게 되니 내 위치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제의 끝점에서 다시 선을 그으며 가면 되는 거였습니다. 새해가 시작되는 날도 일상의 하루였습니다. 일상의 한 주 중의 주말에 가까운 하루였습니다.
누군가의 꾸준한 일상이 나의 마음에 안정을 든든함을 준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우리 인간이 하늘의 별처럼 똑같은 별 가루로 만들어졌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게 되는 것일까요?
정신을 가다듬으니, 올해가 60년 만에 돌아오는 병오년(丙午年), ‘붉은말의 해’라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붉은’이 뜻하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자기 확장과 도전의 열기인 좋은 기운’이라고 합니다. ‘말’하면 리듬감 있고 박진감 넘치는 말발굽 소리죠.
올해는 ‘붉은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따스한 좋은 기운 속에 생동하는 기세로, 다시금 하루하루를 살아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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