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옥에 가고 싶어 천국은 싫어
지옥에 가는 건 성공했나요
거긴 좀 어때요
항상 가고 싶어 했잖아요
새벽별이 희미하게 사라질 때까지 밤을 지새우다
발갛게 하늘이 밝아올 때 즈음
내 손을 그러쥐고 말하곤 했잖아요
나는 지옥에 가고 싶어
천국은 싫어
그곳에도 이 편지가 갈까요
지옥까지 가는 배달부가 없으면 어떡하지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아무렇지 않게 잘
가끔 울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죽겠다고 울부짖기도 하지만
나는 잘 살고 있어요
아무렇지 않게 잘
지옥에 간 걸 후회하진 않나요
다시 나를 찾으러 오지 않는 걸 보면
그 곳은 버틸 만한 곳인가 봐요
여긴 여전히 똑같아요
더럽고 힘들고 아프고
똑같죠, 뭐
거기가 지옥인지 여기가 지옥인지 알 수가 없네요
지옥은 이름값을 못하는 것 같아요
더 지옥 같은 곳이 여기 있는데
나도 죽으면 지옥에 갈래요
천국은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