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나는 하염없이 걸었다.
이 길이 앞인지 뒤인지도 모른 채.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더더욱 모른 채.
길은 어두웠다.
앞은 까마득하고 나는 걸었다.
길이 길이 맞는지 조차 모르고
그저 걸었다.
시작이 어디였는지 오래전에 잊었고
끝이 어딘지는 알 길이 없다.
고독한 발걸음은 외로웠다.
아는 것 하나 없으면서 그저 발 닿는 대로 걸었다.
고된 발걸음이 나를 재촉했다.
내가 아니라 내 발이 나를 끌고 가고 있었다.
죽기 직전까지 지쳐 어딘가로 쓰러질 때쯤
새벽 세 시의 별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