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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워크숍

by 월하랑

한국 정원에 대해 공부하면서

작가의 삶과 정원이 얼마나 닮아 있는지 많이 느꼈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주변의 작가들과 인스타를 통해 알게 된 분들의 작업들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과 삶이 이 사람의 정원을 이런 모습으로 완성시켰을지 궁금해했다.

각자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고, 완성도 있는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기에

그 내면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한국 정원을 들여다보던 실력을 발휘할 때였다.


첫 워크숍 날짜가 정해졌다.

그전에 한 가지 부탁을 드렸다.


'작가님들 작업을 돕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편하게 답변 주시기 바랍니다.'


글로 자기 자신의 작업과 방향성을 설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작가들이 일에 치여 작업물을 글로 기록하지 않는다. 이미지 만으로는 막연하다.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간단하지만 단순한 질문들이었다. 답변에는 평소 느껴왔던 작가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1. 많은 정원을 만드시면서 주인이 정원에서 무엇을 느꼈으면 하고 바라었었나요? 전반적, 혹은 기억에 남는 이야기도 좋아요.

2. '작가님이 만든 정원', 혹은 '다른 이가 만든 정원'에서 무엇을 느끼나요? 기억에 남는 순간 중에서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3. 정원을 만들며 변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무엇이었나요?

4. 정원을 만드는 재료(물성) 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무엇인가요?

5. 어려운 질문이지만 나만의 고유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어떤 질문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수많은 작업을 하면서 이런 질문을 받아보신 적이 있을까?

결국 고객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가이지만,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로서의 작가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비슷한 듯 보였지만 자세히 읽다 보면 다른 면이 보였다.



'정원의 소유주가 잠시나마 잡념을 내려놓고 쉬며, 정서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작업합니다. 클라이언트들을 보면, 많은 경우, 경제적인 여유를 이루었지만 정신적으로는 과로하고 스트레스가 높은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정원을 통해 무언가의 특별한 이야기를 전달한다기보다. 그저 자연을 바라보며 심신을 정화하는 경험을 하시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장소와 지구를 연결하고 정원의 주인이 삶과 연결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돌봄이라는 감각과 연결된다 생각해요'


'제가 자연 안에서 감탄하는 아름다운 순간들입니다. 예를 들면 가을의 해 질 녘 햇살에 비치는 식물들의 모습 등입니다. 자연이나 정원에서 느꼈던 그 아름다운 순간들을 정원이라는 명칭으로 담아내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저는 식물의 아름다운 찰나를 통해 위로를 느낍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잎, 햇빛에 비쳐 반짝이는 그림자, 겨울에 남은 앙상한 가지를 통해 비로소 드러낸 자신의 모습. 이런 식물의 모습에 저를 향한 사랑이 방울방울 걸려있어요. 정원에서 그런 모습을 만날 때마다 힘을 얻고는 합니다'


'심긴 식물들의 자유로움과 자유롭지 못한 불편함을 느낍니다. 자유로움은 식물들이 그 자리에서 느긋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을 때 보통 느끼며, 정 반대로 다른 식물들 사이에서 좁고 힘들게 자라거나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면 제가 감정이입을 하듯 불편함을 느낍니다. 보통 이 자유로움이 이후에 느낄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포함한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기쁨들의 전제조건이 되곤 합니다. 자연에서 그 편안함을 더 쉽고 깊게 느끼곤 해서 정원보다 자연을 찾는 빈도가 늘고 있습니다. '


'인간 외 생명의 경외'




서식처에 대한 관심은 생태적인 방식으로 정원을 접근하는 태도를 보여줬고

다른 생명에 대한 경외는 정원이 인간만을 위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태도를

자연이 만들어 낸 경관에 대한 감흥을 찰나로 담아내는 감각과

정원은 돌봄이라는 것

그리고 정원을 통해 정화되길 바라는 마음..



찰나, 정화, 돌봄, 생명 등의 키워드가 나왔다. 이 네 명의 작가는 이것을 바탕으로 작업의 방향성을 키워가기로 했다. 단순한 답변으로 내면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 작가들도 있었다. 혹은 자기 자신도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규명하기 어려워했다.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누기로 했다.


첫 번째 워크숍 날은

운영사와 계약을 체결한 날이자,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있었던 삼 주간의 태국 여행 출국 전날이었다.


뒤에 이어진 미팅들은 태국에서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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