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만나던 날
임신테스트기
임신을 하면 온몸이 지끈지끈 혹은 잠이 와서 일하다가도 잠에 취해 ‘난 지금 어디? 난 누구?’라며 되묻곤 한다. 여자의 주기가 시작되려고 그런가 보다 생각 들다가도, 번뜩 ‘어? 지났는데?’하면서 달력을 찾는다.
2023년 7월 21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행해 본 임신테스트기.
아하! 이게 ‘임신테스트기’라는 것이구나. 뭔지도 모르고 설명서에 따라 행하였고, 무엇이 어떻게 내포되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데 당당히 빨간 두 줄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나를 놀라게 했다. 오잉? 정말 내 배 속에 아기가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인가?
아직 뚜렷한 느낌이나 감각적으로 선명하게 드러나는 건 아니었지만 뭔지 모르게 속이 울렁거리고 눈이 감기면서 생명체의 성장이 시작되었음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이 느낌도 나처럼 예민한 엄마들이라면 금방 느낌을 알아차리지만 가끔 덜 예민한 엄마들은 초기에도 잘 못 느끼고 아기가 조금 더 자라서 엄마의 신체적인 변화가 감지될 때 알 수 있다고도 한다.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고 정해진 게 아니라서 엄마만이 겪을 수 있는 오묘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남편과 함께 이 상황을 확인하고 그래도 모르는 일이니, 일주일 뒤에 한 번 더 확인해 보기로 했다.
2023년 7월 28일
정말 기적 같은 일이지 않을까? 나이가 불혹인 40살을 향하고 있고 전혀 계획도 없이 살고 있다가 뜻밖의 커다란 선물 하나를 받았다는 게 너무도 신기하고 황당스럽기까지 했다. 너무 기뻐서 친정 부모님께 제일 먼저 알려드리고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였다. 큰 경사가 일어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축하를 받고 이제 몸조리는 내가 나 스스로 잘해나가야 한다는 걸 명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있을지는 아직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그 뒤 아기도 정확하게 확인하고 몸상태도 체크할 겸 패밀리 닥터를 찾기 위해 정부와 연락을 취했다. 캐나다에서는 출산에 대해 큰 포옹심이 있어서 제일 먼저 산모부터 챙기는 듯 서둘러서 패밀리 닥터의 연락처를 받고 병원 예약도 순순히 진행되었다.
‘한국이 아니라서 괜찮을까?’ 걱정했었는데, 그래도 생명체의 소중함은 어디서든 알고 있기에 급히 밴쿠버 병원부터 다녀왔다.
아기의 맥박소리를 들으니 무엇이 그렇게도 신비롭던지! 남편과 나는 눈물보다는 어마어마한 미소로 아기의 움직임과 건강한 신체를 살펴볼 수 있었고,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로 와줘서 고마워’라고 조용히 속삭이고 있었다.
자! 이젠 제대로 확인이 된 마당이니, 아기의 태명을 정해보자.
‘태양, 보석, 로또, 보물, 밴쿠버, 토트넘, 햇살, 드래곤,,,’ 등 여러 가지 이름을 나열 데다가 번뜩 떠오른 단어는?
‘우주’
우주처럼 넓고 넓은 마음가짐과 생각들로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나중에 자라면, 세계적인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짓게 되었다.
나의 아기는 커가면서 어떤 사람으로 자랄까? 무엇에 관심이 많을까? 어떻게 자기가 좋아하는 걸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을까? 수많은 상상을 하게 되면서 아기의 인생에 빛이 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우리 엄마 아빠도 이러셨겠지?’하면서 입가에 미소는 끊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와 아기는 늘 함께 같이 숨 쉬면서 10달 동안 붙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 또한 마음이 따스해지고 더 든든해졌다.
그런데 갈수록 나의 몸은 이상하게 무거워지기 시작했고 앞으로의 일상이 더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