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작곡의 길,
나를 성장시킨 시간

[그때의 무대, 지금의 나, 그리고 언젠가 다시]

by 강현주



대학교 1학년, 스무 살 때부터 시작된 음악 활동.
음악 교수님들과 학교 선후배들과 함께 연주하며 다양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들이었다.
어린 나이어서였을까, 그 모든 경험이 새롭고 선물처럼 다가왔다.
대학교에 가지 않았다면 쉽게 누리지 못했을 다양한 연주 기회들이었기 때문이다.


혼자 노래하고, 혼자 음악을 듣고, 혼자만의 고요한 음악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 음악 세계에 빠져들면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 펼쳐진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 어우러져 배가 되고,
그 안에서 우리는 더 깊은 즐거움을 공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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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는 대체 어떤 힘이 담겨 있을까?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지만,
선율에 집중하는 순간 알 수 없는 음악적 향기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피어나고,
감춰 두었던 진실들이 저절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어릴 때부터 자주 듣던 말이 있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만큼 그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지금도 종종 되새겨본다.
그 ‘순수함’은 아마 나이를 불문하고,
어릴 적부터 마음속에 쌓여온 경험들의 조각들이 서로 엮이며
나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아닐까.
화려하지 않아도, 투명하게 나를 바라보고 표현할 수 있는 힘.
그것이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의 순수함’ 일지도 모른다.




작곡가인 줄 알았던 나, 그 안의 또 다른 세계


어릴 땐 ‘음악을 작곡하면 작곡가가 되는 건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음악의 길에는 작곡 외에도 수많은 길이 존재한다.
연주자, 편곡자, 기획자…


그 다양한 위치를 실제로 경험해 보며 나는 훨씬 넓은 음악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2007년 국악팝스오케스트라 여민 기획팀 활동

2008년 국악퓨전그룹 아리랑 낭낭 연주자

2008년 KBS 창작관현악곡 우수작 입상, 중앙국악관현악단 객원 활동


대학교 시절, 김영임의 <孝 대공연> 반주를 시작으로
교수님들과 음악회 반주, 악보 작업 등을 함께하며
작은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졸업 후에는 중앙대학교 국악관현악단의 연주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공연을 접하고 다양한 음악인들과 호흡을 맞추며
음악의 ‘하모니’가 무엇인지 몸으로 배울 수 있었다.


2009년에는 두들쟁이 타래에서 공연과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음악이 주는 의미와 기쁨을 더 깊이 느끼던 시기였다.
이후 교육대학원을 중심으로 공부를 이어가
2011년 석사학위를 마치고,
2012년까지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와 고명중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새로운 길에 도전했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2012년 여름.
어쩌면 잠시 잠들어 있던 ‘내적 음악의 힘’이 깨어난 순간이었다.


제28회 동아국악콩쿠르 작곡부문 금상.


신문에 이름이 실리고, 부모님과 가족, 지인, 선생님들께 축하를 받던 그날의 벅찬 감정은
지금도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뜨거웠다.


‘정말 내가 사랑하는 일에 꾸준히 공을 들이면, 어느 순간 그 보석은 빛을 발하는구나.’
이 사실을 몸소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그 후에도

제8회 신악회 콩쿠르 금상

위촉 작품 작곡

영화 OST

작곡 연구·발표회

베트남–한국 공동 작곡발표회 참여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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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한 가지 ― 작곡


지금은 육아와 삶을 병행하느라 예전만큼 음악에 몰입하진 못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고이 남아 있는 단 하나의 씨앗,
바로 ‘작곡’이다.


아직 인생은 길고,
10년 뒤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온다면,
아름다운 선율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음악을 선물하고 싶다.


그날이 올 때까지,
오늘도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분명히, 그날은 다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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