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 우리나라 여행지]
어릴 적 가족여행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우리나라를 돌아다니며
이색적인 경험들을 많이 해왔던 여행.
정해진 목적지는 있지만,
그곳에 도착하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펼쳐진다.
‘여행의 맛’이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목적지는 하나지만 가는 길에는
수천, 수만 가지의 갈림길과 여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과연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여행을 몰랐거나 좋아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나는 원조 집순이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 여행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바로 지리산이다.
고향은 창원이고 부모님의 고향은 진주라
진주에는 부모님의 가장 친한 지인들이 많이 살고 계신다.
그래서 틈만 나면 주말마다 진주로 향했고,
지리산 자락과 가까운 지역이라
그 주변의 계곡과 산을 자주 찾았던 기억이 있다.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차들이 막히고 기다리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가는 길에 들르는 휴게소나 나들목에서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는
전 세계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 코스 중 하나다.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한국 휴게소만의 진심 어린 맛과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은 늘 그리운 행선지였다.
통감자, 소떡꼬치, 호두과자, 국수, 돈가스 등
지역마다 유명한 메뉴들이 있어
그 지역 휴게소에 들른다면
꼭 한 번쯤 맛보고 가길 권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지리산으로 다시 돌아오면,
지금은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로 인해
산과 계곡의 물이 많이 말라 예전 같지는 않지만
어릴 적 만났던 계곡은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힘차게 흐르고 있었고
그 속에서 수영도 하고
물고기와 소라 같은 다양한 생명체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제주도다.
부모님의 지인들이 제주도에 살고 계셔
어릴 적부터 자주 방문했던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
고향인 경상도와도 비교적 가까워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었던 여행지였다.
제주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현무암과 푸른 파도 소리로 가득 찬 바다다.
남해나 동해와는 또 다른 색깔의 매력을 지닌 제주 바다는
잔잔하다가도 갑자기 몰아치는 파도의 웅장함으로
가끔은 놀라움을 안겨주곤 한다.
그래서인지 제주 바다만이 가진
오묘한 색채에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또한 주민들의 친절한 마음과
그들만의 억양이 담긴 방언을 들으면
비로소 내가 여행자가 되었음을 실감하며
괜히 더 멀리 떠나온 것 같은 기분에
마음 또한 한결 자유로워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아하는 곳은,
태백산맥.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몇 번의 여행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 곳이다.
대학교 신입생 시절,
여름방학 가족여행으로 태백산맥을 찾았던 적이 있다.
경상남도에서 강원도 태백까지 이어진 긴 여정이
당연히 지루할 거라 생각해
큰 기대 없이 길을 나섰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달리며
산과 나무, 들판과 해변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자연을 마주하다 보니
마치 미로 속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태백산맥에 접어들며
빙글빙글 돌아가고 요리조리 이어지는 도로 위에서
멀미를 걱정하면서도
뜨거운 햇살 아래 펼쳐진 풍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곧게 뻗은 길보다
조금은 꼬인 듯한 도로 위를 달리며
풍경을 즐길 수 있었기에
조금 더 달렸으면 하는 아쉬움마저 남았다.
그날 밤, 가족들과 나란히 누워
오늘 여행이 어땠는지 이야기하고
다음에는 또 어디로 떠나볼지
소곤소곤 나누던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되돌아보면
이 모든 순간은 추억이자 내 인생의 일부였다.
요즘의 나에게 이 시간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보물이 되었다.
넘치는 사랑으로
우리 남매에게 아름다운 인생을 선물해 주신
부모님께 늘 감사한 마음뿐이다.
부모님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이런 반짝이는 선물들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지금 나는 부모의 자리에서
사랑하는 딸에게
더 귀한 것들을 전해주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나의 소중한 인생은 앞으로도
꾸준히 달려갈 것임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