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뮤지컬,
내 마음을 치유한 예술

[뮤지컬 덕후]

by 강현주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대사와 함께 음악을 흥얼거리며 다가온다.
대사 하나하나에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음악이 더해지면서, 그 분위기와 배경에 도취되기 시작한다.

절정에 이르렀을 땐 모든 관객이 무대에 몰입하고, 배우들과 하나가 되어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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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입’이라는 말에 조금은 미숙했던 어린 날의 나.

지금은 성인이 되어서 그런지 ‘감정’에 홀릭하거나 ‘공감’에 젖어 허우적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물론 ‘영화’라는 장르도 너무 좋아해서, 배우들의 연기나 배경음악, 그리고 내용 등을 살펴보며

분석하고 빠져드는 건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접하기 시작하면서, 내용이나 대사를 떠나
음악과 함께 하나가 되는 배우들을 보며 그 멋진 장면들을 내 마음속에 모두 담기 위해 애쓰기 시작했다.


그냥 선율 하나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대사를 포함한 분위기까지 담아 전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그걸 만들어내는 수많은 작곡가와 연출가, 그리고 감독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주제를 포함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배우들과 관객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수없이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하며 좌절과 희열을 반복했을 것 같다.




좋아하는 뮤지컬을 살펴보면, <헤드윅>, <물랑루즈>, <렌트>, <위키드>, <그날들>, <브로드웨이 42번가>, <팬텀>, <라이온킹>, <사운드 오브 뮤직>, <시카고>, <캣츠>, <위대한 쇼맨>, <드림걸즈>, <레베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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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지금도 제일 기억에 남는 뮤지컬을 꼽자면, 〈명성황후〉.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한국을 위해 헌신한 왕비의 이야기를 담은 이 뮤지컬은
많은 배우들의 열연과 아름다운 음악, 힘차고 대범한 스토리로 반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 20대의 젊은 나이였던 터라, 새롭고 세련된 무대 연출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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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맘마미아〉.


ABBA의 음악을 중심으로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가족과 친구, 연인 등 다양한 관계를
재미있고 신선하게 해석한 뮤지컬이다.
연령대를 떠나 누구라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고,
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에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뮤지컬 영화’와 ‘뮤지컬’을 모두 좋아하지만, 그 차이점을 살펴보면
라이브로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더 생생한 배경음악과 배우들의 눈빛, 손짓, 감정까지
종합선물세트처럼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순간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전율로 전해진다.


사람이라서 그런지, 그 ‘감동’이라는 큰 선물은 예술로 승화되어 관객들에게 다시 선물처럼 전달되고,
그 감격 또한 뭐라 표현하기 미안할 정도로 뜨겁다.


만약 내가 음악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더라도,
‘뮤지컬 덕후’는 당연히 되지 않았을까 싶다.




나 또한 예술적 기질이 DNA 속에 담겨 있으니, 쉽게 몰입하고 감정에 휘둘리며 눈물샘이 열린다.
너무 이성적이거나 공감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감동을 전달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도 우리는 사람이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리긴 어렵더라도
음악과 연기를 보며 무엇이 나에게 와닿았는지 잠시라도 생각해 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 바로 ‘뮤지컬, 영화, 연극’ 같은 다양한 ‘문화’가 아닐까.


좋아하든 싫어하든,
나의 에너지를 조금 더 다양하고 새롭게 받아들이며 대체해 가는 과정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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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사이에 전할 수 있는 마음의 선물이 있고,
사람과 매체 사이에 전해지는 진한 감명이 있듯이,
내가 조금 답답하고 지쳐 허우적댈 즈음,
가끔은 잠시 멈춰 서서 빠지고 싶은 예술 속에서
조금은 뒤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나 스스로를 갈망하고 치유하지 못할 수도 있기에,
그 도움을 예술에게서 얻어가는 것 또한
나의 능력일 테니 말이다.


나도 그 마음의 치유를 ‘뮤지컬’이라는 아름다운 예술 매체를 통해 이루어 왔던 것 같으니,
더없이 고마운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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