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 마사지 숍에서 생긴 일
목이 아프니 어깨가, 허리가 아프니 다리가 불편하다. 몸은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하는 요즘, 불편함을 이기기 위한 방편으로 마사지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엔 얼굴 마사지를 받기 위해 방문한 곳이었는데 어깨와 목을 눌러주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문의해 보니 (얼굴만 해주시지 않고 비용을 좀 추가하면 어깨와 목까지 눌러주신다) 아픈 부분을 풀어주기 위한 마사지도 가능하다고 하셨다.
아픈데 장사 없다고 (배고픈데 장사 없다 응용) 일주일에 한 번씩 목 어깨 다리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조심스러운 마음에 마사지선생님께서 세게 누르면 덜컥 겁이 났다.
이렇게 세게 누르다 더 나빠지는 거 아닌가? 삐끗하거나 어긋나거나...
그러면서도 마사지선생님이 전문가이시니 잘해주시겠지. 믿고 맡기자라는 생각도 했다.
갈 때마다 마사지 선생님께선 한참 동안 목을 풀어주신다. "목이 많이 안 좋네요."
목의 방향을 바꾸며 세게 누르실 때마다 나도 목에 힘을 주었다.
오늘은 마사지 선생님께서 "목에 힘을 빼고 저를 믿고 맡기세요."라고 말씀하신다.
"힘을 주면 더 아파요."
선생님이 해주시는 마사지가 시원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에 힘을 주었는데 그 말을 듣고 힘을 완전히 빼버렸다.
"옳지. 그렇게요."
시원하면서 덜 아팠다. 선생님의 손놀림에 저항 없이 내 목이 움직였다.
힘을 줄 때가 아니라 힘을 뺄 때였구나.
나를 온전히 맡겨야 할 때가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냥 힘을 빼는 일인데 힘을 주는 거보다 어렵다.
힘을 빼고 맡긴다는 건 내 부담을 더는 일인데. 부담을 더는 게 부담을 가지는 것보다 어려운 아이러니.
어쨌거나 오늘은 다른 날보다 훨씬 더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