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

by 앰버

큰 사고를 낼 뻔 했다.


이사한 집에서 인덕션을 쓰고 있었는데도

팬에 불이 붙었다.


이유는.. 내가 데우던 기름..

발화점이 낮은 올리브유..


팍 하고 불이 붙던 장면을 봐버렸다.


당황한 나는 ‘불이야!’라고 말해야 하는데

‘만두.. 도, 도와줘…!’ 라고 해서

남편은 그냥 내가 뭔가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손이 모자랄 때 부르는 상황인 줄 알았다고..


일 분 남짓한 불이었는데도

주방과 거실에 연기가 꽉 차고,

까만 (기름) 재가 날려서 한참을 환기하고 닦아야 했다.


새삼 불의 무서움을 다시 깨달았다.


화재경보기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할 만큼이 아니었다고 해도,

내가 끼칠 뻔한 피해를 생각하면 아찔하고 아직도 무섭다.

여긴 96세대가 사는 동이야 앰버야…!


그리고 이만큼 놀랐으면 울어야 하는데,

침착한 척 하느라고, 스스로를 달래고

남편한테 사과하느라고

아직 울지 못했다.


이따가 혼자 울어줘야 해.

난 아직 어린이인가봐..


그래도 남편이 해준 위로가 인상적이다.

“불난 집 대박 난다는데,

우리 잘 되려나봐.“

뭐지 이 사람….?


그리고 나보고 진짜 앰버 루멘이냐고 했다.

아니 걔는 불을 잘 다루잖아..

나는 그냥 어쩌다가 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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