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잠자리에 누웠는데 아이가 누워있다가 다시 앉으려고 하다가 다시 눕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마치 앉고 싶은데 잘 앉을 수가 없어서 다시 눕게 되는 그런 모습이었다. 나는 앉고 싶은 데 잘 안되어 그러는구나 싶어서 아이를 도와 앉혀 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는 화를 내며 "나 알람 하는 거야."라며 앉혀주지 못하게 했다. 이때는 의아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아 "그래 알았어"하고 한발 물러 섰다.
이 행동은 며칠 후 이해가 되었다. 바로 그날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휴대전화로 알람을 맞추었고 아이가 뭐 하는 거냐고 물어보아서 "알람을 맞춘다"라고 이야기했다. 알람이 뭐냐고 되묻기에 "못 일어날까 봐 알람 맞추는 거야" 라며 대충 설명했었는데, 아이는 "알람"이라는 것을 자리에서 못 일어나는 행동으로 이해하고는 즉시 이해한 대로 행동해 본 것이었다.
아이의 "알람 하는 것"을 이해하고는 귀여워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해한 것을 바로 행동해보는 실행력, 연습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아는 것을 하는 그 적극성과 배움에 대한 동기가 놀라웠다. 배움과 삶에 대한 생동력과 아우라가 느껴졌다. 아이들에게서 다채로운 빛과 감동이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이리라.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호기심이 많고 자발적이며 즐거운 학습자이다. 누가 시키거나 가르치지 않아도 자신의 발달적 속도와 과업을 배우고 연습하는데 동기화되어 있다. 지루해하지 않고 즐겁게 반복한다.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성인이 된 나의 삶과 배움에 대한 태도를 반성해 본다. 나도 매일 무엇인가를 새로운 것을 알게 되지만 당장 실행해보지 않게 되는 게으름과 무미건조한 태도, 혹은 두려움과 불안 말이다. 나도 언젠가는 내 아이처럼 즐거운 학습자였을 테지. 아이처럼 배움을 즐거워하고 아는 것을 하는 것으로 즉시 연습하고 실행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