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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숨 Aug 04. 2022

아이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려면

더운 여름과 어린이집의 여름방학을 맞아서 짧은 휴가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묵었던 숙소의 엘리베이터가 여러 개 있었는데, 중앙에 자리 잡은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밖이 훤히 잘 보이는 엘리베이터였다. 그리고 건물의 곳곳에는 보통의 엘리베이터가 2-3대쯤 있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우리 어른은 우리가 지낼 방과 가까이에 있는 보통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방에서 짐을 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은 후, 산책을 가기 위해 나섰다. 그런데 아이가 대뜸 “나 엘리베이터 안 탈 거야”라고 이야기한다.


만약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더라면 '얘가 말을 안 듣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다. 그러면서 화가 날 수도 있겠고.. 그런데 그 순간 로비에서 유리로 되어 있는 엘리베이터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멋지다고 이야기하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고, 아이가 했던 말의 뜻을 금세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 "혹시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다는 거야?" 

��: "응, 맞아. 저기 저 유리 엘리베이터"

��‍♀️: "다음에는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다고 알려줘" 

��: "응~ 알아쪄"


아이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행동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그렇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언어와 인지, 문제 해결방법에서의 미숙함이 표현되는 것 같다. 보통의 엘리베이터를 안타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것을 안 타겠다고 말하는 것이겠지.


종종 우리는 아이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러한 아이의 미숙하고 효율적인 행동으로 인해 잘못된 해석을 하기가 쉽다. 또, 가끔은 나의 어린 시절, 나의 부모님, 나의 양육 경험과 얽혀서 의미를 잘못 이해하기도 한다. 아이가 일부러 말을 안 듣는다거나 나를 힘들게 하려 한다는 등..


아이의 발달 수준, 맑음, 원하는 것에 대한 높은 욕망을 항상 잊지 말고 그것에 맞게 우리는 좀 더 찬찬히 행동해야 한다. 아이 말과 행동의 행간을 읽어야 한다. 그것을 잘하려면 아이를 항상 바라보는 몸과 마음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여유까지 


Photo by Jeremiah Lawrenc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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