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게임 읽어주는 남자 Nov 06. 2019

중국 판호와 게임업계

요즘 글이 너무 뜸했는데, 앞으로는 적어도 일주일에 1편씩은 쓰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중국 판호와 국내 게임시장입니다.


뭐, 업계에 계신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다른 업종에 계신분들에게 판호는 낯선 단어일 것입니다. 판호란 중국이 자국에 출시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일종의 서비스 인허가권을 말합니다. 게임 내 재화를 팔기 위해서 반드시 발급받아야만 합니다. 더 쉽게 말하면 판호 발급 없이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중국 회사와의 합작 법인을 통한 편법 출시 등이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판호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판호가 왜 문제가 되느냐. 중국 시장에 게임 출시 안하면 되는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중국은 세계 최대 게임 시장입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헐리우드 영화들 중 일부 영화에서 중국 색채가 강하게 묻어 나오는 것도 중국 시장의 파워가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의 매출 대부분 역시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 정부가 하루아침에 외국 게임들을 금지시킨다면, 넥슨을 비롯해 국내 게임사 여러곳이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중국 말고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 등 다른 해외 시장도 많지 않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러한 점이 궁금해 게임업계 분들에게 문의해본 결과, 중국외 다른 시장은 소위 말해 '돈이 안되는'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북미에서 잘나가는 컴투스와 같은 게임사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말해 중국외 시장은 크게 돈이 되지 않는게 현실입니다.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만든 게임들은 해외 시장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국내 게임을 그대로 들고갈 경우, 거의 100% 망하게 됩니다. 반드시 현지화 작업이 필요합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일본 색채로 게임을 만들던지요. 그나마 중국이 국내 게임을 그대로 들고가도 어느정도 먹히는 시장인 것이지요. 바꿔 말해 최근 중국산 게임들이 국내에 많이 보이는 것도 중국 유저들과 국내 유저들의 취향이 어느정도 비슷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중국 게임들도 북미나 유럽, 일본에 가면 흥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렇듯 중국 시장은 게임업계에게 있어 엄청나게 중요한 곳입니다. 그러나 사드배치 갈등 이후 중국은 2년 넘게 국내 게임사들에게 판호 발급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그동안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고요. 그나마 최근에 국정감사 등을 통해 관련 문제가 제기되고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판호 발급 재개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중국과의 관계가 극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한 판호 발급은 어려워 보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여파 등으로 인해 국내 게임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게임을 잘 만들면 어디가서든 잘 팔릴 것이다라는 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성공한 게임중 하나가 배틀그라운드고요. 


그러나 중국 게임들은 국내 시장에 마음대로 들어오고 국산 게임들은 중국 진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해결책이 없어 다들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은 한중 FTA에서도 판호 관련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뭐 글을 쓰고보니 암울한 내용밖에 없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는 암울한 상황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판호 문제가 빨리 해결되길 바랄 뿐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지금의 우리나라를 게임에 비유하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