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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원 May 18. 2018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삶, 그 모든 순간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서의 집을 이야기하다

누가 당신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마디로 말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브랜드 만들어요. 브랜드 기획해요. 브랜드 컨셉 만들고 전략 구상해요. 얘기 할때마다 식상해질 때가 많다. 인류학적 관점의 페미니스트에요 라든가 서스테이너빌리티를 중심으로 패션 일을 해요 라든가. 얼마나 멋진가. 그런데 여전히 스스로를 돌아보면 '고객사가 원하는 새로운 브랜드 컨셉, 네임, 스토리, 경험'을 기획한다는, 어찌보면 좀 '뭉뚱그려진' 혹은 '뾰족하지 못한' 업의 영역에 있다는 알 수 없는 위축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의 의뢰로 시작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늘 '내가 하고싶은 영역'과 '내가 해야하는 영역'에는 간극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환경에서 이번 신세계건설과 함께한 '신규 주거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는 시대의 화두이자 생각만해도 가슴 설레는 '집'이라는 영역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맡은 일이 하고싶은 일이었을 때, 몰입은 배가 된다. 


신세계적 가치 - 하드웨어가아닌 소프트웨어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과 달리 신세계건설만이 가진 강점이 무엇일까였다. 신세계건설은 스타필드, 남해 힐튼호텔 등 상업시설 건축에 뛰어나다. 상업시설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것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디테일에 감동하는지를 깊이있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집을 재화적 가치로 환산한 '프리미엄'을 말할 때, 그것을 뛰어넘는 '심리적 프리미엄'을 고민했다. 

   

땅콩집과 스몰하우스 열풍 - 인간적인 집으로의 회귀 

그렇다면 사람들이 집에 원하는 가치는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또는 다세대 주택에 산다. 집 관리는 편하지만 어딘가 한편에 나만의 정원을 가꾸고싶고, 아이들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집이었으면 싶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초록 화분과 바깥의 풍경이 보이는 집'이 그렇게 좋아요가 많이 눌리는 것을 보면 우리가 '사람 냄새나는 집'을 얼마나 갖고싶어하는지 알 수 있다. 땅콩집과 협소주택열풍도 그러한 사람들의 욕망의 발현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포용 - 아파트먼트가 아닌 라이프스타일먼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다양해짐에 따라 주거의 형태와 컨셉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본의 다세대주택인 컨셉맨션은 오토바이를 즐겨타는 1인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키친프리(Kitchen-free)'홈의 컨셉을 내놓았다. 커스텀메이드 레지던스가 컨셉인 트리하우스는 캣족을 위한 룸, 여행을 많이 다니는 노마드족을 위한 룸을 구성하는 등 다양해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주거의 모습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음악을 좋아하고 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뮤직 커뮤니티 맨션'이 나오지 못할 리 없다. 이제 아파트먼트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먼트를 고민해야할 때다. 


집이 중심이 아닌 내 삶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주거공간

결국 시멘트로 발라진 '집' 그 자체가 아닌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에 집중한 주거의 모습. 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가 연결되는 스마트한 주거공간. 폐쇄적 공간이 아닌 수많은 또다른 나의 모습들이 만나 서로 영감을 나누는 인간적인 주거의 모습을 꿈꾸다. 


부드러운 발음, 그러나 그 속에 단단함을 품고 있는 브랜드 네임 - 빌리브(VILLIV)  

내 삶 모든 순간의 중심이 되는 집이자, 인간적이고 본질적인 집의 이름은 어떤 느낌이어야할까. 수많은 날을 회의실에서 보냈던것 같다. 포스트잇에 이름을 적어 벽에 붙이고 떼고를 수십차례. 브랜드 하나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닐터. 라는 위로를 해봤자 브랜드를 새로 만드는 일은 수백번을 해도 고통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빌리브는 그런 수많은 날들의 고민 속에서 태어났다. HOUSE로서의 집을 넘어 사람들이 함께 모여사는 마을(VILLAGE)과 산다(LIVE)라는 삶의 본질을 합해 담은 이름, 빌리브. 재미있게도 브랜드가 가져야할 가장 최고의 가치인 "신뢰","믿다" 라는 의미의 BELIEVE와 동일한 발음인 것은 이 브랜드를 몇날며칠 고민한 팀원들에게 주어진 축복이었다. 시각적으로도 VIL과 LIV가 대칭을 이루면서 시각적 상징성까지 생겼다며 모두들 좋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 

재화적 가치로서의 집을 넘어 나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연결되고 확장되는 세계로 바라본 주거 브랜드, 빌리브. 새로움에 산다는 것은 단순히 더 좋은 집에 산다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빌리브에 산다는 것 =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사는 것이 될 수 있도록 브랜드가 무럭무럭 성장해 나아가기를 조심스레 바래본다.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 빌리브.


Client : 신세계건설 ㅣ 이마트브랜드전략팀 

Company : 스톤 

Work : 브랜드 컨셉, 스토리, 키메시지, 브랜드 네임 개발  

Team : 김혜원실장, 김세연실장, 김미진 책임컨설턴트, 김슬기 선임컨설턴트 

hyewon@stonebc.com 

#스톤 #stone #stonebrandcommun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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