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알기 1 - 이슬람에 대해 알아야 할 여러가지

알제리에서의 열흘 10

by WonChu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해 많은 평가가 있지만, 평가 이전에 이해를 하려는 노력은 그에 비해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당장 우리나라와 깊은 관련이 없는 이유도 있고, 비우호적인 선입견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이해 없이 아랍과 알제리를 이해할 수 없고, 끝없이 계속되고 있는 석유를 둘러 싼 중동문제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기에, 알제리 여행을 계기로 이슬람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모스크에서 본 이슬람은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의 기도와 교리 자체를 중시하는 종교였다. 이것은 당시 가장 고등종교였던 기독교를 유목민의 자연환경이나 관습에 결합시킨 결과로 보여 지는데, ‘기독교의 유목민화’라는 관점은 이슬람의 여러 교리를 이해하는데 유용하기도 하거니와 북아프리카의 나라들이 이슬람 국가로 남게 된 이유를 짐작케 한다. 도시를 이뤄 오밀조밀 모여 사는 유럽과 달리 유목과 상거래를 위해 사막을 이동하면서 살아야 했던 아랍인들에게 특화된 종교가 바로 이슬람인 것이다.


아랍인의 기원


이슬람은 성경(구약과 신약)을 인정하며, 유대인이나 기독교인과 같은 하느님을 믿는다. ‘알라’는 하느님을 부르는 아랍어일 뿐 다른 신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슬람은 아랍인도 기독교와 같은 하느님의 자손이라고 여긴다. 알라는 기독교의 하느님과 같은 의미이고, 선지자 무함마드는 예수를 잇는 최후의 예언자라는 것이 이슬람의 교리이다.


이슬람은 아랍인의 기원을 성경에서 찾고 있다. 구약성경에 의하면 최초로 하나님을 믿은 유대인의 조상은 ‘아브라함’이다. 아브라함은 80세가 넘어서 본처 ‘사라’의 몸종 ‘하갈’과의 사이에서 ‘이스마엘’을 얻고, 100세에 이르러 본처인 ‘사라’에게서 ‘이삭’을 얻는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첩인 하갈이 교만방자하다는 이유로 하갈과 이스마엘을 사막으로 내쫓았는데, 바로 이 이스마엘이 베두인 아랍민족의 조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아랍인과 유대인은 같은 민족이 된다. 아랍인은 유대인의 배다른 형인 것이다.


유대인들은 아랍민족이 이스마엘의 후손이라는 주장에 대해 구약에 자신의 뿌리를 갖다 대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슬람이 후발 종교이므로 이러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자가 아닌 서자를 자처한 대목에서 고등종교를 원했던 아랍인들의 양심이 엿보인다. 아마도 유대인보다 더 척박한 환경에 던져진 아랍인들이 자신들의 운명에 대해 고민한 끝에 서자를 자처하게 된 것은 아닐까 유추해 본다.


코란


이슬람은 애초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창시된 종교이다. 예수 탄생 6백여 년 후, 로마제국의 기독교 공인 3백여 년 후 이슬람이 창시되었다. 무함마드가 새로운 예언자임을 선언했을 당시, 아라비아에는 수많은 토속신이 있었고, 외래종교인 비잔틴 가톨릭과 유대교가 점점 세력을 넓혀가고 있었다. 무함마드는 대상의 일원으로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견문을 쌓은 후 동굴에서 12년 동안 수행한 끝에 천사 ‘가브리엘’의 계시를 받았고 한다.


그런데 무함마드는 그 계시를 기록으로 남기지는 않았다. 신약성경이 예수 사후에 집필되었듯이 코란도 무함마드 사후에 쓰여 진 것이다. 코란의 근거는 ‘하디즈’라고 하는 무함마드의 언행록인데, 하디즈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포용,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코란은 다른 종교에 대해 공격적이다. 이는 신흥종교로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정치적인 과정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되는데, 창시자 무함마드는 기존 종교와의 타협을 통해 공존, 혹은 흡수를 하며 자리를 잡아야 했지만, 나중에 거대종교와 타협 불가능함이 확실해지고 나서는 전투적으로 대응하게 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슬람의 세세한 생활규범을 '샤리아(율법, 지켜야 할 것)'라고 한다. 샤리아는 코란(경전)과 하디스(언행록)을 근거로, 여기에 관습(순나), 판례(이즈마)를 참고해 만들어졌다. 관습과 판례를 참고하므로 율법은 각 민족과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근대 이전 샤리아는 법률과 동일시되었으나,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률이 우선한다. 하디즈, 코란, 순나, 이즈마, 샤리아는 유목의 생활습성을 교리에 반영하는 스펙트럼이다. 그리고 이중 가장 중요한 경전이 코란이다.


이슬람은 일체의 성상을 금지하는 대신 코란만을 신성시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코란 자체보다 ‘코란을 낭송하는 소리’를 신성하게 여긴다. 물질(책)이 아닌 계시(소리)를 받든다는 의미인데, 이것이야 말로 유목생활에 최적화된 신앙양식이라 할 수 있다. 유목과 상거래를 위해 계속 옮겨 다녀야 하는 그들은 정해진 날 신전을 찾아갈 수 없을뿐더러 커다란 성상을 모시고 다닐 수도 없다. 또 따로 학교를 다닐 수 없으니 여자들이나 아이들은 글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을 것이므로 경전을 읽는 소리로 교리를 익혀야 했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방향으로 기도를 올리는 것 또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기도였던 것이다.


원죄


이슬람은 기독교의 원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이 순수한 존재로 태어난다고 믿는다. 대체로 여러 문화권의 종교관은 자연에 대한 태도와 유사한 경향이 있는데, 이슬람의 신관은 유목민들의 사막과 태양에 대한 관념과 일치한다. 그들에게 자연은 순수하고 위대한 것이지 선악으로 구별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세상을 창조한 것도 신이고, 이 척박한 세상에 인간을 던져 놓은 것도 신일지니... 사막이 지옥이 아니듯, 그곳에 던져진 것도 특별히 타고난 죄가 있어서라고 생각하기는 싫었을 것니다.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가혹한 환경을 견디며 살아가는 동지이므로, ‘손님은 천사’이고, ‘모든 손님을 환대’해야 한다. ‘신에게 복종, 세상에 평화’라는 원칙의 저변에는 인생이 고달픈 것은 인간 존재의 숙명이지 타고난 죄성 때문이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생활규칙은 악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그 순수한 몸과 마음을 지켜내는 것이 된다. 금욕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술, 담배, 섹스, 가무, 탐욕 등에 대한 금욕이 중요하다. 이슬람은 음주를 금하는 대신 흡연에는 관대하다고 알고 있지만 흡연도 금지하지 않았다 뿐이지 권장하지는 않는다. 금욕은 사막에서의 생존논리인 동시에 신흥종교로서 기독교나 유대교와 경쟁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여성


유목민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가장 오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 여성의 문제인 것 같다. 텅 빈 사막은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사막에서 마주치는 타인들을 환대하는 것과 예기치 못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일단 여자와 아이들은 애초에 다른 부족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사고예방책이었을 것이고, 그렇게 여자들은 햇빛을 가리는 천으로 얼굴을 가리게 되었을 것이다.


유목민은 가족단위로 고립된 생활을 해야 했으므로 패륜으로부터 부족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녀가 유별한 생활규칙이 필요했고, 일부다처 제도나 형제가 죽었을 때 형수를 아내로 맞는 제도도 부족단위의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편 중 하나였다. 가족단위로 움직이는 습성상 규율을 위반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은 가족 내에서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고, 다른 부족과 발생하는 갈등도 중재할 법률이나 지배자가 없으므로 ‘보복살인’에 의존하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원시유목의 생활습성으로 현대 이슬람의 전근대성과 폐쇄성을 모두 정당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차별과 억압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제 사막도 문명사회의 일부가 되었으므로, 유목민도 기본적인 인권과 상식적인 법치에 따라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한민족의 오랜 생존논리에 기반하고 있는 관습을 존중하는 태도 또한 중요하다. 보편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다른 민족의 관습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개조하려는 태도도 또 다른 야만일 것이 때문이다.


돼지고기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종교적으로는 돼지가 지저분한 동물이라서, 생물학적으로는 사람에게 기생충을 옮기는 동물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그런데 유목의 관점에서 보면 사막에서 돼지만큼 쓸모없는 가축도 없다. 돼지를 낙타나 양과 비교하면 그 무용성을 쉽게 알 수 있겠다. 낙타나 양은 데리고 이동하기 좋으며, 고기는 물론 털과 가죽까지 유용해 버릴 게 없다. 심지어는 초식을 하므로 똥을 연료로 쓸 수도 있다. 그런데 돼지는 어떤가? 데리고 다니기 힘들고, 고기는 쉽게 부패하며, 기름이 많아 장기보관을 위한 육포로 만들기도 어렵다. 털도 없고, 가죽을 쓸 수도 없으며, 잡식이라 똥은 더럽기만 할 뿐이다. 유목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키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돼지를 키울 필요가 없으므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공식적으로 무언가 금기시 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각자의 환경과 필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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