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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의 여행

작업실을 옮기다

by WonChu

코로나 시대.

아무리 떠나고 싶고 어서 오라해도

어디든 가지 않는 게 행자의 도리.

쓸데없는 용기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게 될지 모 일.

가지도 않은 2년치 여행비로

작업실 옥탑으로 옮겼다.

한뼘의 한강이 보이는 옥상.

5월의 햇빛과 바람.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낯선 여행지에 뚝하니 떨어진 느낌.

여기 있는 내내

숨어있는 골목들을 산책하고

단골식당을 만들고

낮과 밤 여름과 겨울 해와 비

풍경여행은 계속 되겠지.

동네 구석구석에 정이 들 무렵

새로 지어진 건물에 한뼘의 한강은 가려질 것이고

나는 또 어디론가 떠날 것이고.

여행이 금지된 시대.

한번쯤 살아보고 싶었던 동네

허름한 내방 하나 두고

긴 여행을 시작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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