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를 들여다보면 나 자신에 대해 성찰한다거나 고민할 겨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어나자마자 아침 식사 준비, 아이 등원 준비, 특히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체온 기록지와 마스크 등 예전보다 챙겨야 할 것이 더 늘어났다.
폭풍 같은 아침 시간이 지나면 이제 나의 본업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는다. 일 하다가 대충 끼니를 때우고, 다시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유치원 하원 시간.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픽업을 하고 나면 저녁 식사 시간. 목욕시키고 저녁을 먹고 설거지 거리를 정리하면 밤 9시가 훌쩍 지나있다.
그럼 밤 9시부터는 자유시간 아니냐고? 당연히, 아니다
침대에 누워선 아이와 책을 읽고,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 잠시 수다를 떨다가 아이를 재운다. 사실 재운다는 말은 틀리다. 난 아이를 재우려다가 함께 잠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시 내일이 와버린다. 24시간이라는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나에 대한 성찰을 할 겨를은 1초도 없었다.
어쩌다 가끔 아이와 함께 잠들지 않고, 진짜로 아이를 ‘재우는’ 그런 행운의 날이 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날도 당연히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은 커녕, 그동안 못 본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동영상들을 보며 혼자 킬킬대며 시간을 보낸다.
근데, 나만 이런 하루를 보내는 건 아닐 거다.
내 하루에 공감하는 사람이 무지하게 많을 거라 확신한다.
이 글을 쓰는 목적으로 다시 돌아와 보자면, 내 하루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준 건 바로 ‘타인’이었다.
나에게 이런 공모전이 있다고 알려준 것도, 이런 공모전을 만들어 낸 만든 기획자도 모두 내가 아닌 ‘타인’이다. 다른 이들 덕분에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으며, 이 글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고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건 타인, 바로 ‘당신’이다.
그리고 이렇게 흘러가는 대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내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