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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erland Dec 02. 2021

24시간 자유부인 프로젝트:2. 미슐랭으로 오해받다!?

혼자 파인다이닝 즐기기

드디어 왔소~~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로 그 날이 왔소~~~~~




아이 등교를 시키고, 우리집 막내 (강아지)가 눈에 밟혀 아침부터 부지런히 산책도 시키고, 간식도 이것저것 잔뜩 챙겨주고, 얼마 전에 새로 산 외투를 입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하늘도 내가 몇 년 만에 혼자만의 여행(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인 걸 알았는지 어제까지만해도 꾸리꾸리하고 춥던 날씨가 포근+쨍쨍으로 바뀌었다.


내가 예약한 호텔은 여의도라 우리 집에서 차로 30분이면 가는 거리.


어젯 밤부터 차에서 혼자 듣고 싶은 노래들을 고르고 골라 플레이리스트까지 만들어 놨다.

플레이리스트 제목은 "잔잔바리 페이보릿 발라드"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 맑은 날씨, 평일이라 차가 막히지 않는 뻥 뚫린 도로, 그리고 혼자 1박할 생각에 운전하는 내내 신이 났다.


드디어 호텔 도착. 주차를 하고 체크인을 위해 로비로 왔다.

체크인 시간보다 빨리 도착했기에 짐만 맡겨 놓고 바로 옆 더현대서울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평일이라 얼리 체크인을 해주셨다. 감사감사.



요기가 나의 24시간을 함께 할 방.

아주 크진 않지만 나 혼자 묵기엔 충분한 방. 새로 생긴 곳이라 하드웨어가 신상들이라 좋다.

코시국이라 이렇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비치되어 있었다.


방 뷰는 더현대서울 백화점 뷰 ㅋ

추가요금을 내고 방을 업그레이드 할까 하다가 어차피 자는 시간 빼고는 계속 밖에서 시간을 보낼거라 그냥 패스~~~~


방에서 짐 정리를 하고, 업무를 잠시 보고, 더현대서울로 이동.

더현대서울은 지난 번에 왔을 때도 느꼈지만 크기만 컸지 나에겐 별로인 곳이다.

ㅠㅠ 이번에도 역시나 나에겐 딱히 흥미롭진 않았다.




나의 자유부인프로젝트는 사실 "먹을 것"이 8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근데 단순히 맛만 있으면 안되고 "좋은 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예약한 이 곳.

강변북로를 지날 때 마다 '저기 언제 한번 가봐야 하는데' 생각했던 곳.

이 곳을 나 혼자 오게 될 줄이야 ㅎㅎ


바로 전 날 전화로 예약을 했다.

 

- 혹시 내일 예약 되나요?

- 네, 가능합니다.

- 아 근데.. 창가 자리가 앉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 몇 분이세요?

- 혼자요. 한 명도 예약해도 되나요?

- 네, 당연히 가능하죠! 잠시만요~ (잠시 후) 혹시 저녁 5시 괜찮으세요?


사실 내 예상보다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창가자리를 득템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 네! 5시 좋아요!

- 네, 그럼 안내 문자 보내드릴테니 예약금 입금해 주시면 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안내 문자를 받자마자 예약금을 쐈다.

그렇게 쟁취해 낸 자유부인프로젝트 저녁식사 자리.


이 레스토랑의 정원에서 보이는 한강뷰


맘에 든다. 크리스마스 캐롤까지 나와줘서 연말 분위기 뿜뿜이다.


나의 저녁을 책임져 줄 자리.

어떻게 보면 5시에 예약한 게 신의 한 수다.

겨울이라 해가 짧아져서 5시부터 해가 뉘엿뉘엿 지기 때문에 노을지는 풍경부터 야경까지 모든 뷰를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마지막 코스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한강을 바라보며 아주 천~~~~~~~천히 음식을 먹었다.

굳이 누구와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고, 빨리 먹을 필요도 없이 완전 내 마음대로 편하게 그리고 천천히.


이 곳은 프로포즈 성지로 소문난 곳이자 데이트 명소로 꼽히는 곳이라 나 빼고 모든 테이블은 커플 천국이였다. 내심 프로포즈 하는 커플이 있길 바랐는데 (구경하고 싶어서), 아쉽게도 이 날은 평범한 식사를 하는 커플들 뿐이였다.



거의 두 시간을 꽉 채운 저녁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러 갔다.


- 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 네! 뷰가 너무 좋아서 그 자체로도 너무 좋았어요~

- 혼자 오신 분들은 저희가 더 잘 챙겨드리려고 하는데, 만족하셨을지 모르겠네요.

- 아 잘 챙겨주셨어요. 좋았어요.

- 혼자 오시는 분들 중엔 미슐랭인 분들이 계셔서... (흘끔 나의 눈치를 보시는 눈빛)

- 앗! 저는 미슐랭 아니예요! 하하하하하


고독하게 혼자 천천히 식사하는 나를 보며 내심 '미슐랭 아니야?' 생각을 하셨나보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레스토랑 정원으로 나왔다. 밝았던 서울의 풍경은 이렇게 반짝반짝 변해 있었다.



이렇게 자유부인 프로젝트의 저녁식사는 끝났다.


자유부인은 혼자 호텔 루프탑으로 칵테일을 마시러 가는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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