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몇 구획으로 나누어 보자면,
1막: 태어남~호주 워킹 홀리데이 및 직장
2막: 결혼~출산 및 육아
3막: 결혼 10년 차 돌입~해외 살이 *현재
4막: 모르겠음
5막: 4막과 구분되는 뭔가가 있을지 모르겠음
6~@막: 당연히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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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계획적인 사람도 아니고, 원하는 바가 모두 이뤄지는 운수대통(가령 로또 1등 당첨 등)의 팔자를 자랑하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이랬으면 좋겠다’, ‘~하고 싶다’ 막연하게 생각하는 바람들은 이루며 사는 듯하다. 그게 물질적인 것이든 아니든.
대학생이 될 때까지 해외여행이라는 걸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나는 막연히 해외 경험을 쌓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컴퓨터 앞에서 우리 학교와 동맹을 맺은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막 뒤지고 있을 때였다. 내 뒤를 지나가던 동생이 무심코 던진 한 마디.
“언니, 워킹홀리데이라는 거 있다는 데 그거 알아봐 봐.”
워킹홀리데이?
지금이야 너무나도 익숙한 이 제도. 하지만 그 당시 이런 제도의 존재조차 몰랐던 나는 동생의 한마디에 바로 호주로 떠나게 된다. 그 한마디가 내 인생 3막의 디딤돌이 될 줄이야…
그렇게 호주에서 1년 간 특별하고 귀중한 경험을 쌓았고, (호주가 무조건적으로 한국보다 좋진 않았지만) 나중에는 제한된 시간 없이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심지어 호주라는 머나먼 땅에서 K장남(지금 나의 남편)과 K장녀(나)가 만나 결혼에까지 골인하며 예쁜 딸을 낳고 살게 됐다.
‘맏이라서 그런 거야’라고 특정 짓긴 어렵지만 아무쪼록 남편과 나는 통하는 게 많았다.
- 독립적인 성향 (부모님께 의존적이지 않음)
-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그다지 없음
- 적응을 잘함 (무인도에 떨어져도 잘 살 것 같다는 이야기 종종 들음)
- 20대 초반 호주에서의 얻은 추억들 덕분인지 언젠가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목표가 있음
이 와중에 남편은 해외출장이 너무나도 빈번한 직장에 다녔고, 난 때때로 출장지에 따라가기도 하고, 내 맘대로 1년 뒤 휴가를 미리 예약해서 이 나라 저 나라 엄청 싸돌아다니는 ‘역마살 제대로 낀 부부’로 살았다.
그렇게 결혼한 지 10년 차가 되는 올해.
드디어 우리 부부에게 바라던 그 ‘때’가 왔다.
인생 3막을 열기 위해 간다.
그것도 바로 다음 달에!
우리가 동경했던 그 나라로! (호주 아님)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