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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변찮은 최변 Jul 01. 2023

텍스트북 시음기 - 과연 미국와인의 교과서일까?

텍스트북 나파밸리 까베르네 쇼비뇽 2018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캠핑을 다녀왔다.

캠핑에서 와인 마신다면 섬세한 와인은 비추다.

와인은 보통 저녁에 바베큐랑 마시는데, 저녁 캠프파이어가 복병이다.

나무 타는 냄새가 캠핑장을 뒤덮기 때문에 아무래도 피노누아 같은 섬세한 와인은 안 가져가는 게 좋다.


그래서 이번 캠핑에서 메인 저녁 와인으로 텍스트북 나파밸리 까베르네쇼비뇽 2018로 정했다.


사실 텍스트북 말고도 "브루노 파이야르 로제 프리미에르 뀌베"를 비롯하여 3개를 더 마셨으나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리뷰를 하겠다.


캠핑 갈 때 레드와인을 먹겠다면 미국와인을 추천한다. 

대체로 향과 맛이 짙은 바베큐를 먹을 테고,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캠핑장에 탄내가 진동을 하기 때문에 이에 지지 않을 와인이 필요하다. 강력한 향과 맛을 가진 미국 와인이 제격이다.


이번 텍스트북은 캠핑장에서는 약간 고전했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와인의 교과서라 할만했다. 


점수는 B+

 

국가 : 미국

지역 :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품종 : 까베르네쇼비뇽, 메를로

알코올 : 13.3%

빈티지 : 2018년

구매처 : 기억 안 남

구매가 : 5만원 초반



텍스트북 와인은 그 이름에 걸맞게 국내에서는 물론 본국인 미국에서도 매우 유명한 와인이다.

텍스트북 와이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와이너리에서 와인메이커로 일하던 "조나단 페이"라는 분이 만들었다.

프랑스의 루이자도, 호주의 펜폴즈, 미국의 오퍼스원, 미국의 스텔링 빈야드에서 일했다고 한다. 스펙왕인 듯.


텍스트북이 미국 현지가로는 30달러 중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엔 10만원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5~6만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5~6만원짜리 와인이 일반인들에게는 좀 비싸긴 하다. 그렇지만 어느정도 대접해야 할 손님에게 텍스트북을 내놓는다면 적어도 아쉬운 소리는 듣지 않을 것이다.


 텍스트북 까쇼는 한마디로 정리하면, 

모난 곳 없는 올라운드 미국 와인



역시 미국 와인답게 무척이나 짙다.

가운데는 검다고 할 정도이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검붉어진다. 완전 가장자리는 가넷색이다.

그런데 와인에서 자주 언급되는 가넷색이 어떤 색인지 아는가?

이게 가넷 보석이란다. 석류석이라고도 불리는데, 그냥 쉽게 생각하면 가넷색은 "석류색"이라고 생각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와인 향, 색, 맛을 표현하는 용어들이 사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와닿지 않은 용어들이 와인 입문에 가장 큰 장애물이지 않나 싶다.



향은 생각보다 강렬하지 않았다.

루이스 엠 마티니 나파밸리 까쇼를 마실 때는 잔에만 따르기만 했는데도 주방에 와인향이 가득했다면,

텍스트북은 상대적으로 은은했다. 의외의 점이었다.

캠핑장에서는 주변 탄 냄새가 너무 강해서 그랬나 싶었지만, 남긴 것을 집에서 마실 때도 은은했다.

비슷한 급의 미국와인에 비해 오크, 바닐리 향이 튀지 않았다.

후추향, 다크 초콜릿, 젖은 흙향이 기억에 남는다



맛도 향과 결을 같이 했다. 미국와인 치고 은은했다.

단맛, 타닌, 오크, 바닐라 맛이 너무 튀어서 마치 보디빌더 같은 미국와인과 달리

텍스트북은 균형 잡힌 근육을 가졌지만 유난스럽지 않은 헬스인 같았다. 


음식은 모든 종류의 소고기랑 어울릴 것이다. 돼지고기도 양념이 좀 되어 있거나, 바베큐로 해 먹는 돼지고기나, 내가 집에서 먹었던 기름지고 짠 쟌슨빌 소시지랑도 잘 어울렸다. 



총평

개인적으로 4만원 중반대로 팔면 딱일 것 같은데, 보통 6만원 내외 가격은 좀 아쉽다.

할인행사하거나 아울렛에서 5만원 전후로 살 수 있다면, 한두 병씩은 두고 먹을 만한 무난한 와인이다.

와인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텍스트북은 들어봄직한 와인이니, 선물로도 제격이다.


추천 : 튀지 않고 무난한 미국와인이 먹고 싶다면 제격

비추 : 강렬한 미국와인을 기대한다면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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