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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변찮은 최변 Apr 17. 2018

oo님 저작권 위반했음요, 합의 안 하면 고소.

온라인 저작물 이용과 침해,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안녕하세요. 변변찮은 최변입니다.

오늘은 온라인에서 배포되는 이미지, 사진, 폰트 등 사용에 대한 저작권 침해와 이에 대한 대책입니다.


# 실제 사례


각색한 실제 사례부터 소개해드릴게요.


A는 배달 중계 플랫폼 스타트업 입니다. A는 이색적인 홍보물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인터넷에서 독특한 폰트를 다운로드하여 이용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운로드수가 폭주하여 신나게 장사를 하던 중, 어느 로펌에서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요지는 "님은 무단으로 폰트 사용을 했습니다. 저작권법 제136조에 따라 이번달까지 합의하지 않을 경우 형사고소 및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입니다."


B는 개인 블로그를 일기 삼아 사용합니다. 포스팅을 위해 적절한 사진 이미지를 찾아다니다가 글과 알맞은 사진을 발견해 활용했습니다. 글 조회수가 폭발하여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받던 중, 어느 로펌에서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요지는 "님은 무단으로 우리의 유료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저작권법 제136조에 따라 다음주까지 합의하지 않을 경우 형사고소 및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입니다."


- A는 합의하는게 최선. B는 바로 합의하지말고 침착하게 밑에 읽어보세요.

이건 상업적 용도로도 사용가능하고 출처도 안 밝혀도 되는 픽사베이.



# 저작권 침해 고소 행태


사실 같은 법조인으로서 부끄럽습니다. 공유 저작물이 넘쳐나는 온라인 현실에서 저작권법에 익숙지 않은 대다수 일반인은 자신들의 저작물 이용행위가 저작권법에 위반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를 노린 일부 변호사, 로펌들이 저작자의 권리보호가 아니라 합의금 장사를 위해 저작권법을 오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료로 배포한다며 저작물을 흘려놓고 이에 대한 상세 이용규정은 보일랑 말랑하게 게시해놓습니다. 규정을 자세히 보면 대부분 이용방법은 전부 유료더군요. 무료 사진이라고 하면서 내부 보고용이나 개인 감상용 같은 용도만 무료로 한정해놓고 개인 블로그나 sns에 이용하는 것은 유료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 여행을 하다 보면 사진 찍어 준다며 웃으면서 다가와서 찍고서는 갑자기 돈 달라며 표정 홱 변하는 그런 느낌?


 1차적으로는 위임한 법무법인 명의로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당신이 무단으로 저작물을 사용해서 저작권자의 복제권, 배포권 등을 침해했다. 당신은 우리가 형사 고소하면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에 따라 5년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합의금 ooo만원을 주든지 우리 제품 ooo만원 짜리를 구매한다면 형사고소는 물론 민사 손배청구도 하지 않겠다. 언제까지 결정 안 하면 고소하겠다.

이런 식으로요. 막 정신이 혼미하게.



# 저작권법 규정


법규정을 한번 살펴보아요.

저작권법

제136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1.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에 따른 권리는 제외한다)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

제140조(고소) 이 장의 죄에 대한 공소는 고소가 있어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제136조제1항제1호, 제136조제2항제3호 및 제4호(제124조제1항제3호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처벌하지 못한다)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저작권법으로 인한 형사범죄는 '친고죄'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친고죄에 해당되는 범죄는 고소권자(보통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고소를 할 경우에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140조에 의해 저작권법 위반은 친고죄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

너 팍씨 고소해버려?


법무법인 이름으로 무섭게 온 내용증명이 빨리 결정하라고 겁을 줘도 섣불리 하라는 대로 하지 마세요.

 '기한까지 합의 안 하면 처벌받는 거 아니야? 더럽고 치사하지만 어쩌겠어, 이러다가 전과자 되겠네....몇천만원도 아닌데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고 줘버리고 말자'  

이것이 바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


칼자루가 온전히 고소권자(피해자)에게 있다는 것은 고소를 고소권자가 마음대로 할 수도 있고, 고소를 마음대로 취소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단,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재고소는 불가(형사소송법 제232조). 허둥지둥 급한 마음으로 결정하지 말고 충분히 시간을 갖고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보세요. 저작권위원회나 대한법률구조공단 같은 곳에서 무료로 잘해줍니다.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


구형이나 형 선고는 검사, 판사가 그때그때 구체적 상황에 따라서 판단합니다. 초범이거나 경미한 침해일 경우에는 징역형이 나오기 힘듭니다. 법에서 막 5년 징역, 5000만원 벌금 이렇게 나와있으니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겁나는 일이죠.


의도적으로 큰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경미하더라도 상습적으로 저작물을 무단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TIP은 없습니다.


다만, 초범이거나 피해가 경미하고 저작권 위반 인식을 못했던 사람의 경우는 다릅니다. 이들에게 징역과 큰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는 없죠. 정부도 넘쳐나는 온라인 콘텐츠 시대에 국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온 제도가,

저작권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저 말도 어렵죠? 고소하더라도 수사단계에서 검사가 판단할 때 초범이거나 피해가 경미하거나 또는 영리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닐 경우에는 저작권 교육(저작권 위원회에서 1일간 8시간)을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기소를 유예하는 것이죠. 단, 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검사가 기소할 수 있습니다.



2008년에 문체부와 대검찰청이 도입한 제도입니다. 당시 경미하고 비영리 목적으로 저작물을 무단 이용한 19세 미만 청소년들에 대한 무차별적 고소가 넘쳐나자 정부가 청소년 범죄자 양산을 막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그 이듬해에 성인들에게도 적용이 됐죠.


저작권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제도가 많은 무분별한 범죄자 수는 줄였습니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재범 방지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있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작권법 처벌 규정 자체가 정교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재산상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저작권 침해도 '재산산 이익' 즉 영리 목적을 위한 저작권 침해와 동일한 규정으로 처벌하는 것은 형평에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중요한 TIP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것은 검사에게도 직접 들은 것인데요. 저작권 교육조건부 기소유예라는 제도를 알고 있다고 해서, 수사기관에서 처음 조사받을 때부터 "어, 사건도 경미하고 영리 목적도 아니었으니, 그 저작권 교육조건 기소유예 내려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하면 안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뭔가 고의성 냄새가 풀풀 나죠.



끝맺으면서,

자신이 '초범'이고 '영리 목적이 아니'었다면, 법무법인이 무시무시한 내용증명을 보내더라도 너무 쫄지 마세요!!!

쫄지마



* 최앤리 법률사무소의 최철민 대표변호사가 스타트업 / 중소기업에게 꼭 필요한 법알약을 매주 처방해드립니다. 최앤리 법알약 뉴스레터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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