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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변찮은 최변 May 09. 2018

다른 회사가 저희 상품을 그대로 베껴서 만들어요!

소프트리 VS  밀크카우, 그리고 부정경쟁방지법

소프트리 vs 밀크카우

안녕하세요. 변변찮은 최변. 최철민입니다.


'미투상품'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요새 문제되고 있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문제인 '#미투운동'이 아닙니다.

1위 브랜드나 최고 인기 브랜드의 상품을 그대로 모방한 상품을 말합니다. 독점을 방지하고 업체간 경쟁을 촉발하여 결국 소비자에게 이로운 영업방식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반면, 연구개발비나 영업 노력없이 선두 기업이 형성해 놓은 인기에 편승한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무임승차 하는 자를 제지하지 못하고 놔둔다면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할 의욕을 상실시켜 결국 시장이 망할수 있는 부정적 의견이 나오는 것이지요.


위에 있는 상품 어떤가요? 미투 상품 같나요? 법적 책임을 질 정도로 유사한가요?

한번 살펴보아요!




로고 비교


우선 먼저 사실관계를 보면,

2013년 여름부터 소프트리는 강남구 신사동 등에서 벌집 모양 꿀을 아이스크림에 올린 이색적인 디저트를 판매하는 가게를 운영해왔습니다. 소프트리는 순식간에 유명해져 소위 '대박'을 쳤습니다. 그런데 2014년에 엠코스타라는 회사가 소프트리의 상품과 매우 유사한 아이스크림을 '밀크카우'라는 상호의 매장에서 판매한 것입니다. 이에 소프트리는 엠코스타(밀크카우)가 자신의 벌꿀 아이스크림으로 그대로 따라하여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상품형태 모방행위)했다며 2015년 4월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정말 치열한 사건이었습니다. 국내 최대로펌인 김앤장과 태평양이 각각 소송대리를 한 것으로도 법조계에서 유명한 사건이었죠.


결론은?

원조인 소프트리가 졌습니다. 어떠신가요? 선뜻 납득이 가시나요?

그냥 느낌과 상식으로 생각할 때는 너무 비슷해서 밀크카우가 법적책임을 져야할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판결을 내릴 때는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하고 거기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대법원 판결은 더욱!

그 과정에서 피상적인 느낌과 상식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때가 많죠.




매장 외관 비교


법 문제는 조문이 먼저입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이하 '부경법')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자)목.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형상·모양·색채·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말하며, 시제품 또는 상품소개서상의 형태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는 행위.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사람은 부경법 위반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구체적으로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 신용 회복 청구권 등 민사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는 부경법 제18조에 따라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죠.


대법원은 이 법조문의 취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다른 사람이 개발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해서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상품을 만듬으로써 불공정한 이익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요.


딱보니 밀크카우가 소프트리가 개발한 벌집채꿀 얹은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고 이로인해 불공정한 이득을 얻은 것이고만! 이라는 생각이 들죠? 이 재판에서 문제되었던 부분을 볼게요.




즉석제작 VS 공산품

앞에서 빨간 글씨로 표시했듯이 '상품의 형태'를 해석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위 부경법에서 보호하는 '상품의 형태'란 외관 자체로 특정 상품임을 인식할 수 있을 '형태적 특이성' 뿐만 아니라 '정형화'된 것이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형태의 정형화


그런데 대법원은 위 소프트리의 벌집채꿀 얹은 아이스크림의 형태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소프트리 아이스크림은 '죠스바'처럼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이 아니라 매장 직원이 즉석에서 주문을 받고 만들어 판매합니다(위아래 사진 참조). 그 제조, 판매방식의 특성상 아이스크림의 높이, 벌집채꿀의 크기, 아이스크림의 모양 등이 개별 제품별로 차이가 난다고 보았습니다. 일정한 상품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설령 '휘감아 올린 소프트 아이스크림 위에 입체 또는 직육면체 모양의 벌집채꿀을 얹은 형태'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하여도 이는 추상적 특징에 불과하고 아이디어가 공통된 것에 불과하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소프트리의 아이스크림은 일관된 정형성이 없기 때문에 부경법에서 보호하는 '상품의 형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것입니다.


변리사들이 많이 쓰는 시쳇말로 '말로 죽이는' 느낌이 좀 들지만, 지적재산권 등에서 '아이디어' 자체는 보호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에 비추어보면 일면 타당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즉석 제작


지적재산권, 산업재산권, 영업비밀 등을 보호하는 법이 여러개 있습니다. 저작권, 특허법, 상표법 등이 있죠. 그 중에서 이 글에서 다룬 부경법(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은 권리자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별 지적재산권에 포섭되지 않는 것도 부경법에는 다 포함될 수 있죠. 다만, 포함 범위가 넓은 만큼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법은 위험하니까요.


위 사례에서 비록 원조인 소프트리가 졌지만, 어느샌가 '밀크카우'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습니다. 법적 다툼으로 소비자에게 짝퉁으로 인식되어서 그런지 결국 원조만 살아 남았죠.

 이러한 분쟁으로 피해를 보는 쪽은 프랜차이즈 가맹업주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미 수십, 수백개의 프랜차이즈를 내어줌으로써 각종 수익을 얻은 후죠. 밀크카우가 이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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