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워킹맘 로그

"복직을 앞두고 꾸는 악몽들"

by Wonderfull

6개월의 둘째 출산+육아휴직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3월에 어린이집 입소할 수 있으니 약 3개월 동안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들을 모아 시간제 보육, 아이돌봄 선생님 혹은 돌보미 이모를 이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보육기관 이용 신청과 아이돌봄 선생님 매칭 요청을 마쳤다. 생후 6개월부터 이용할 수 있어서 보육기관 적응은 복직과 동시에 이뤄져야 하고, 아이돌봄 선생님 매칭 결과는 월말에나 알 수 있으니 당분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없다.


이렇게 한숨을 돌리니 스멀스멀 불안감이 밀려왔다. 보육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아이돌봄 선생님과 손발을 맞추기가 어렵다면? (내 기준이겠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이면 어떡하지? 그리고 그런 불안감은 고스란히 꿈속에서 펼쳐진다. 꿈속에서 '엄마~ 엄마~'를 부르며 우는 아이를 부여잡고 나도 같이 운다. 그리고 그 엄마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서 눈을 떠보면 두 돌 된 첫째가 침대 머리맡에 찾아와 옆에서 자달라고 와 있다. 첫째를 아무 말 없이 꼭 안아 놀란 내 마음을 진정시키며 다시 잠을 청한다.


첫째 출산+육아휴직 막바지에는 미친 듯이 일하고 돌아온 집에서 아파 울다가 싸늘하게 누워있는 아이를 보는 꿈을 자주 꾸었다. 아마도 그땐 내가 육아보다 일에 너무 치우칠까 봐 두려웠던 것 같다. 당시에는 매우 건강했던 시어머님의 서포트가 있었으니, 내가 걱정할 것은 엄마이길 포기해버릴 내 모습이었다. 막상 복직을 해보니 일도 육아도 둘 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서 몸이 두 동강이 나서 쓰러질 것 같았고, 나는 일보다 육아를 선택하는 현명(?)한 기질을 발휘했다. 둘째를 임신하며 스스로 일로 속박하지 않았고, 그렇게 긴 호흡을 쉬며 일하는 요령이 생겼다. 요즘 핫한 댄서 '허니제이'가 천식이 생겨서 춤 스타일이 바뀌었다고 하 듯, 나 또한 일을 하고 협업하는 스타일에 변화가 있었다. 그렇게 생각보다 순조롭게 복직 라이프가 흘러갔다.


아마 둘째도 막상 복직해보면 내가 하는 걱정이 괜한 것이었다고 고백할 것 같다. 세상은 생각보다 선한 사람이 많고, 낯가림이 시작되는 시기에 보육기관에서 선생님, 친구, 언니, 오빠들과 지내며 더 잘 성장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보육을 맡아 줄 돌봄 선생님은 나보다 훨씬 배테랑으로 저녁 7시면 육퇴 할 수 있도록 아이와 즐겁게 놀아 주실 수도 있다. 일에 대해서는 쉬면서 떠올린 계획들이 몇 가지 있다. 그런 일들을 실행하면 재택+유연한 근무도 하며 세상의 아름다움과 긍정적인 육아현장을 경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기도하며, 오늘은 그 악몽이 찾아오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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