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라켄 융프라우요흐

부모님과 유럽여행

by 원더혜숙


추크 슈피제와 그 일대만 알프스라고 생각했다. 알고보니 산과 산맥을 제대로 구분도 못하고 이었으니….



“알프스는 과연 어디에서 어디로 이어질까.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알프스지?”



알프스산맥은 프랑스,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까지 죽 이어진다. 독일의 보덴제부터 걸어서 이탈리아 베로나까지 알프스 등반을 짧게는 10일에 할 수 있다고 하고, 독일 우리 집에서 밀라노를 갈 때, 일단 오스트리아 터널 한 구간을 건너 스위스 Chur를 지나고 그 이후 이탈리아까지 이어지는 그 산맥이 전부 알프스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알프스는 뚝 떨어진 산이 아니라 백두대간처럼 죽 이어진 산맥이었다는 사실을. 누군가의 질문은 이렇게 내 공부가 된다.




참고로,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산은 몽블랑(4807m)으로 프랑스에 있고, 우리가 갈 곳 융프라우는 전망대가 유럽에서 가장 높다. 오스트리아의 최고봉은 그로스 로크너(Grossglockner 3798m), 추크 슈피제(2962m)가 독일의 최고봉, 이탈리아의 최고봉은 마르몰라다(3360m) 스위스의 최고봉은 융프라우(4158m), 피레네 산맥의 몽 페르뒤(3352m) 그리고 한국의 한라산(1950m), 네팔과 중국 국경 사이의 히말라야 산은(8848m) 어마어마 하구나.




스위스 최고봉 융 프라우는 <꽃보다 할배>에서 나와서 알게 된 산이다. 유명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친구와 한번, 아이들과 텐트 캠핑으로 한번 가 본 적 있다. 한 번은 열차를 타고 라우터 브루넨(Lauterbrunnen)의 작은 마을들을 둘러봤고, 그다음은 클라이네 샤이덱(Kleinerscheidegg)에까지 뵝웬(Wengen)까지 걸었다. 또 한 번은 라우터브루넨에서 텐트 캠핑을 했고, 그 위에 Mürren(뮤렌) 산 정상의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았다. 어른들과의 여행은 그들의 편의가 먼저이고 그것보다 ‘이름난 곳’을 가야 한다는 것이 더 우선이다. 융프라우를 올라야 하고, 융프라우와 하늘에 가장 가까운 전망대에서 그것을 직접 목격해야만 한다. 산악 열차와 케이블카를 다 탈 수 6구간 패스를 끊었다. 가격이 사악했어도, 평생 한 번뿐이니.




어떤 의무가 맡겨지면 그 의무 때문에,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한다. 처음에는 타인의 선택과 결정을 따를 것인지 고민한다. 거부감이 들고, 마음속에서 하기 싫다는 저항은 에고와의 싸움으로 이어져도 종종 의무감이 승리한다. 그다음은 자신의 영역을 벗어난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내 경우엔, 여행에서 금전을 절약하기 위해서 몸을 혹사하는 일이 많은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맛보았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 유럽 최고 전망대에 오르는 들뜬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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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한 검은 케이블카를 탔다. 어디선가 타 보았을 수많은 케이블카지만, 나는 아이들의 표정을 살피듯 어른들의 표정을 살피고 사진을 찍고, 풍경을 둘러보고, 엄마 표정을 살피고, 사진을 찍었다.


서서히 움직이는 아이거 익스프레스 케이블카에서 잔설이 쌓인 스위스 산 풍경을 본다. 이걸 보려고 왔구나. 그들은 어떤 기분일까.



“저기 짐성 발자국 있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산에서 겨울에는 눈썰매 길, 여름에는 등산로가 되는 다용도 자갈 길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이 아닐까요. 줄줄이 길게 규칙적으로 이어졌는데…”


“저기, 선로도 있어. 아 저기 산 아래 긴 터널 같은 게 열차 들어가는 곳인가 보다. 저기 저런 집에는 뭐가 들었지? 사람이 사나. 굴뚝에 연기가 안 나는데…”




아버지가 말하는 ‘집’에는 스위스 고산지대의 오두막, 파리의 저택, 궁전, 독일의 일반 주택 등 많은 것들이 포함된다. 그의 관심사는 그 안에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어, 그것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단순하지만 그 사람들이 뭘 먹고 사는지라는 질문은 생활과 경제로 이어지는 근본적인 삶까지 이어지는 심오한 문제와 관련된다.




“양치기나 목장 주인들이 여름에는 양과 염소, 소를 풀어놓고 키우면 고산지대에 와서 임시로 살아요. 그때 필요한 기구도 넣어두고, 잠시 앉을 의자도 넣고, 겨울에는 그 주위로 짚 같은 것도 재워두고요. 그런 용도의 오두막 아닐까요? 그리고 옛날 귀족 집에는 이런 큰 목장을 관리하는 사냥지기가 있고요. 산에 들어오면 하루 정도는 걸리니, 일이 많아서 어두워지면 이런 데서 간이로 묵기도하고요. 지금도 옛날처럼 자주 쓰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서 읽은 야한 장면이 생각났다. 채털리 부인이 사냥 지기의 나체를 처음 격한 곳이 그런 오두막이 아니던가. 그들의 밀회가 일어난 장소이기도 하고.



케이블카에서 내렸다. 아이거 글렛쳐(Eigergletscher) 고산에서 눈을 마주한 아버지가 말했다.


“생각보다 별로 안 춥네. 이런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옛날에 내가 눈이 허리까지 찬 산속에서 부츠 신고 모자 푹 눌러쓰고 잔 적이 있어. 그때가 진짜 추웠지.”


독일 겨울은 축축한 추위다. 저온이 뼈까지 찌른다. 따뜻한 털 부츠가 없으면 발이 시리다. 아버지는 이 년 전에 산 십만 원짜리 아식스 운동화가 질기고 편하다고 좋아하셨지만 그의 발이 얼지 않을까 걱정했다. 내 기우에 불과했다.



“원래 12월이면 눈이 더 내려야 하고, 더 추워야 정상인데. 스위스 최고봉에서도 이렇게 눈이 적으니,,, 이상 기후인가 봐요.”




이제는 산악 열차를 타고 오른다. 캄캄한 산악 열차에서 고지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환하게 펼쳐지다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고요해졌다. 열차에서 스위스 초콜릿 광고 스크린만 한참보다 아이스메어에서 사진 찍을 시간을 준다고 해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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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이다.




신장의 카슈카르(기억이 맞는다면) 걷던 중이다. 수풀과 자잘한 돌에 구름 흘러가는 것만 보이는 청정지역이었다. 멀리 산허리에 흰 눈이 보였다. 저걸 한번 만져 봐야겠다. 하고 동행한 언니에게 명령하듯 손짓했다. 한 시간을 걸었을까. 금방 닿을 듯한 눈은 가까워졌지만 손에 넣을 만큼은 아니었다. 의외의 산 경사와 축축하고 미끄러운 지면으로 더 멀어지는 것 같았다. 드디어 눈을 만졌다. 산 중턱 눈이 녹는 시원한 기운을 등 뒤로하고, 산 아래 흘러가는 구름 그림자를 보았다. 보기에 가까워 보이는 사물도 손 닿을 만큼 가까이 가려면 멀다.




우리가 창으로 밖을 내려 보는 순간 구름이 싹 거치고 만년설과 빙하가 눈부셨다. 녹는 것보다 내리는 것이 많아 쌓이고 또 쌓이다 약한 곳이 무너져 내리고 그 사이로 또 눈이 쌓이고 햇빛에 눈이 녹아 형성된 베르그슈룬트(Bergschrund)(얼음 또는 만년설인 빙원과 다른 빙원 사이에 생긴 얼음의 거대한 균열을 말한다.)가 보였다. 중간이 쩍 갈라졌고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눈 쌓인 지형, 그 틈 사이로 떨어지면 죽음의 미궁(迷宮), 햇살에 반짝이는 작은 얼음 알갱이들. 장관이다.




사돈어른의 말소리가 역에 울렸다.


“숙아 나 딱 여기 이 각도로 사진 찍어줘.”


다 찍은 그녀는 멍하게 만년설을 보는 아버지와 엄마에게 소리쳤다.


“거기 스세요. 딱 거기 설산 가리지 말고. 거기.”




탑승 방송이 울리고, 어른들을 재촉하고 종종걸음으로 뛰는데 유니폼을 입은 키 큰 남자가 말을 건다.


“천천히 가세요. 기차 안 떠나요.”


“아니 혹시 모르잖아요.”


“내가 보장해요. 내가 그걸 운전하니깐.”




그는 독일어 악센트가 강하고 영어 단어를 생각하려는지 느리게 말했다. 그런 위안을 주는 게 좋은지 그는 싱글벙글 웃었다. 기관사가 없는 기차가 떠날 리 없다. 그의 말을 믿고 속도를 늦췄다. 승객으로 특급 대접받은 듯,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특별 처방을 받은 환자처럼 급 안정되고 기분이 좋아졌다.


기차는 어두운 산 동굴을 뚫고 산을 오른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간다.




전망대로 나가자 햇살이 강하게 쏟아졌다. 눈물이 저절로 흘렀고 어는 입을 다무니 입술이 차다. 오른쪽으로 융프라우를 보고 왼쪽으로는 툰드라처럼 눈으로 덮인 계곡이 끝이 없다.




눈에 산맥 지형도가 조금 가려 장갑 낀 손으로 걷어내고 산 하나하나씩 모양과 위치를 가늠해 본다.


“저기 앞이 융프라우지?” 그래 이렇게 보면 그렇잖아.”


“아니 오른쪽에 보이는 거 저거 같은데요.”




사돈어른은 강원도 주민으로 얼마 전 백두대간 종주했다. 매일 5km를 등산하신다. 한라산은 해발 2000미터라며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그녀의 말을 믿어야겠지만, 아무래도 물어봐야겠다.




거기 서 있는 사람, 최대한 스위스인처럼 보이는 여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물었다.


“혹시 여기서 일하세요?”그녀는 스위스 국기와 비슷한 빨간 스키 재킷을 입고 있었으므로.


친절하게 오른쪽을 가리키며 융프라우를 알려줬다.


사돈어른은 믿지 않으신다.


“다른 사람한테 한 번 더 물어볼까요?”


굳이 그걸 긍정하는 말을 들을 필요는 없고,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


그것보다 해발 4000미터 상공을 날고 있는 새들이 있었다. 언 전깃줄이나 봉 위에 잠시 앉다가 건물 주위를 선회하는 검은 깃털의 빨간 부리의 새. 딱 보기에도 우리 집 정원에 오는 검은 지빠귀 같은데, 커도 너무 크다. 지빠귀는 땅 위의 벌레나 잔디 씨나 포도나 먹는 작은 새다.



“혹시 저 새 이름이 뭔지 아세요? 지빠귀라고 하기엔 너무 크죠?”


“알픈돌레(Alpen dohle)라고 해요.”


“얘들은 뭘 먹고살아요?”


“등산객과 여행객들이 던져주는 빵 부스러기, 산에 사는 벌레들을 잡아먹어요. (무척추동물(방아깨비, 지렁이, 달팽이)이나 산열매를 먹는다.) 빵 한번 줘 보세요. 먹는지.”


“아, 우리는 빵보다 밥을 더 좋아하는데 말이죠. 이 새들이 우리 아시안은 안 좋아하겠어요.”


“그거라도 줘 보시죠. 아ㅎㅎㅎ”




그래, 우리는 실없는 농담을 하며 웃다가 입이 그냥 얼어버릴 수도 있었다. 어쨌거나 독일어를 잘 한다는 칭찬을 들었고 융프라우를 확인했으니 그들에게 기분 좋게 좋은 하루를 빌어줬다.




융프라우 정상 전망대에서는 동신항운에서 제공한 쿠폰으로 하루 티켓(150CHF)를 사면 융프라우요후 어느 터미널 식당에서 컵라면 하나를 제공받는다. 컵라면의 맛이 그리울 만큼 융프라우 공기는 서늘했고, 쿠폰을 준비하고 식판 위에 컵라면 네 개와 포크를 얹어 계산대로 갔다. 중국인과 한국인이 많았다. 영어와 독일어를 섞어서, 자연스럽게 동양인 오면 영어로 하는 직원들. 그들의 반응에 상관없이 나는 능숙하게 독일어로 주문하고 계산했다. 튼실한 젓가락 네 개를 받아 들고 융프라우가 바로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추울까 봐 입었던 조끼와 재킷을 다 벗어던지고 편안하게 맵고 짭짤한 국물을 한 입을 탈탈 털었다. 살 것 같다. 산에 올라오고 계속 아프던 머리도 좀 나아진 것 같다.



“한국 컵라면보다 건더기가 더 많아.”


"수출용은 그런가봐."


“진짜, 그러네. 이거 젓가락 실하니, 이거 우리 언제 필요할지 모르니 챙기자.”



얼음 궁전, 대형 스노 볼, 눈썰매와 스키를 탈 수 있는 슬로프, 직접 눈을 밟고 스위스 깃발이 꽂힌 곳에서 융프라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빙하(Gleicier)까지. 전망대에서 이렇게 다양한 것을 구경할 수 있다니 좀 놀랍다. Top of Europe이라고 하나 전망대가 높다는 말이고, 산은 프랑스 몽블랑이 제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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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원짜리 하루를 낭비할 수 없어, 나갔던 전망대도 다시 나가고 있는 곳 없는 곳 다 둘러보고, 이제 좀 내려가자 싶었을 때 입구에 작은 시계 가게를 발견했다. 세금 환급이 붙인 곳. 점원은 스위스 젊은 여성이었다. 어떤 동양인과 길게 이야기하는 걸로 봐서 오픈 마인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 사돈어른이 시계 가격을 물어보자고 했다.




Omega와 Tissot이 나란히 있었다.


“진짜 다이아몬드에요? 그거 가격이 얼마예요?”


티숏이었다. 가격은 세금을 제하고 세일 몇 퍼센트 해서 대략 300만 원이었다.


살 것도 아니지만 물건을 구경하고 어떤 종류가 있는지 물어보는 일은 언제나 유용하다. 점원에게는 귀찮고 심드렁한 일일 수도 있지만. 여자는 손님이 아니라 나와 친구처럼 대화를 나눴다.


“티숏과 오메가 둘 중 어느 브랜드가 더 좋은가요.”


“둘 다 좋은 브랜드에요. 메커니즘이 다르지만 둘 다 정확하기로 소문난 시계예요.”


“혹시 이걸 직접 차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나요?”


“이런 금 시계 말고, 메탈로 된 거는 가격이 그나마 저렴하죠. 우리 아버지 50살 생일 선물로 내 형제가 돈을 모아서 사 드렸고요. 어머니도 얼마 전에 비슷한 걸로 하나 선물 받아서 잘 쓰고 계세요.“




산악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스위스의 전형적인 고지대 마을을 사진에 담고 싶은 사돈어른. 그런데 그다음 기차를 바로 탈 수 있는지 물었다. 기차 직원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다가 안된다고 말하다가, 한 남자 직원이 다른 곳에서도 탈 수 있다고 친절히 알려준다. 올라온 길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타고 갈 수 있다는 것. 잘 알아보지 않고도 물어보고 여유 있게 구경할 걸 구경하는 것은 역시나 언어가 통해서 가능한 일이다. 그래 놓고, 직원의 말 때문에 열차에서 내렸다가 탔다가 내렸다가 탔다가 두세 번 했지만 그건 여행 중에 흔한 잘못 아닌가. 사돈어른과 부모님이 아름다운 사진을 열심히 찍고 공기를 마시는 걸 보며 뿌듯했다.



내려오면서 또 다른 풍경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눈 쌓인 산, 스키어들, 올라갈 때 탄 검은 케이블카가 공중에 떠 있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마을에서 내려 걷는 길까지, 이곳이 알프스. 걸을 수 있다면 더 여유 있게 이 풍경을 즐길 수 있을 텐데. 여름에 오시길, 날이 좋은 날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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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켄 동역에서 내려 서역 호텔까지 걸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아침에 버스 타고 지나친 길, 스위스다운 풍경을 천천히 감상해 보겠다고. 슈퍼에 들러 산 상추와 미니 토마토가 가방에서 바스락거렸다. 컵라면 하나와 크루아상 햄 치즈 샌드위치로 채웠던 배는 텅텅 비었다. 걷기 시작했을 때는 마음이 가벼웠다. 30분 지속되니 좀 괴롭다. 낭만을 즐겨보겠다는 의도와는 달리 우산 없이 20분을 걷자 신발이 젖고, 안경도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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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다 와가?” 하루 종일 걸은 엄마는 무릎이 아픈가.


"오늘 아침체 진통제 드셨어요?"


그들은 진통제를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도 잊는 나이이다.


“옷을 하도 껴입어서 비에 옷이 젖는지도 모르겠어.”


“시계 가게가 진짜 많다.”


“이제야 머리가 안 아파요.”


“우리, 미역국 아직도 남아있지요? 돼지 목살도 있고 쌈장도 있고?”


밝게 밝힌 상점들을 지나면서 비에 흠뻑 젖은 우리는 그래도 명랑했다. 호텔 방에 미역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숙소에 들어와서 아침에 먹고 남겨둔 돼지고기 김치 볶음을 데우고, 밥솥에 밥을 퍼서 뜨끈하게 식사했다. 맛있게 잘 먹고, 우리는 그냥 쓰러져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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