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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더키드 Feb 13. 2023

동은아, 복수는 말이야...<더 글로리 파트2 티저>



<더 글로리 파트2>(2023)(이하 파트2)의 티저 예고편을 보다 동은의 복수를 정당화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돌이켜보면 파트1은 파트2를 위한 서막으로 동은이 겪은 학교폭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그 사건이 현실에 뿌리를 둔 폭력이라 할지라도 화면으로 이것을 마주하는 일은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니다. 설령 동은의 처절한 복수 준비를 정당화한다 할지라도 말이다. 

 


예고편으로 공개된 파트2의 몇 장면은 동은의 상처와 함께 가해자 연진의 뻔뻔한 태도를 강조한다. “난 잘못한 게 없다.”는 연진의 한 마디는 동은의 복수에 설득력을 더한다. 잉과응보, 권선징악 따위를 비웃는 가해자에게 피해자는 자신의 복수에 양심의 가책을 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잔혹한 복수극을 보는 시청자의 기분까지도 달래주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가해자가 완전한(?) 악인의 모습을 보여줄수록 사적 복수는 정의롭다고 인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적 복수를 담은 이야기는 폭력을 어느 정도 정당화한다. 현실 제도나 법의 틀에서 해소되지 못한 억울함을 폭력으로 응징할 수 밖에 없는 사연이 있어서다. 그런데 문제는 그 폭력이 어느 정도야 정의롭냐는 것이다. <파트2>의 티저를 보면서 나는 공포영화의 예고편을 떠올렸다. 연진의 무책임한 태도에 동은은 미소를 짓는다. 이 장면에서 클로즈업으로 확대된 입가의 웃음에 소름이 끼쳤다면 과한 반응일까. 주인공이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탈바꿈하는 <파트2>에서 과연 시청자는 어느 정도 대리만족을 느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정의는 유예될지언정 실현돼야 한다고 믿지만, 동은은 그 복수의 끝에서 무엇을 얻을까. 복수의 과정도 궁금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쟁취한 뒤 주인공의 표정이 더 궁금하다. 그녀는 복수의 대가로 마음의 평온을 얻을까. 아니면 여타 복수극이 타협의 결말로 보여주는 것처럼 이 사회를 등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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