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티처 김아영
▲ 마지막 실습 때 학생들이 만들어준 피켓 모습
저는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길었던 머리카락을 투블럭으로 잘라냈습니다. 시험에 집중하기도 좋을 것 같고, 한번쯤 짧게 잘라보고 싶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ㅠ 그 후 두 번 정도 머리를 기르려 시도하였으나 지저분함을 참지 못하고 쭉 머리 짧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ㅎㅎ)
저는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체육교과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모든 운동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남이 던진 공에 맞아야만 게임에서 제외될 수 있는 피구를 싫어했고, 어릴 적 부모님이 시켜주신 발레와 한국무용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해 중학년이 되자 바로 그만두었습니다. 뜀틀이나 뒷구르기 같은 도전 활동들은 무섭게 느껴졌고, 공을 가지고 하는 활동을 할 때는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아 답답함에 쉽게 포기하고는 했습니다. 특히 팀을 이루어 경쟁할 때에는 속한 팀에 폐가 될까 두려워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시간이 빠르게 흐르기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중학교에 올라가며 2차 성징을 겪게 되었고 달릴 때마다 신체부위가 신경쓰여 뛰는 것 마저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가슴 근육을 키우는 근력 운동을 알았으면 좋았을텐데요!) 또 운동장이 없는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입시에 집중하며 체육과는 점차 멀어지기만 하였습니다. ㅎㅎ
그런데 머리를 자르고 간 실습학교에서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뵙는 선생님들께서 혹시 운동선수가 아니냐며 물으셨고, 남학생들이 다가와 함께 축구를 하자며 말을 걸기도 했습니다. 살면서 체육을 잘 할거라는 기대의 기역자도 받아본 적이 없었던지라 그러한 반응들이 당황스럽고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든 생각은.. 선생님이 되어서도 학생들이 나에게 체육을 잘하는 모습을 기대하겠구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이런 기대를 받을 바에야 그 기대를 부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때의 제가 잘 이해되지는 않습니다만..
먼저 어떤 운동을 시작할까 하다가 그당시 초등학생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축구(풋살)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반년 동안은 운동을 배우며 팀에서 저만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에 긴장되어 운동 전에 매번 탈이 나고는 했습니다. 실력은 더디게 늘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함께 운동하는 즐거움과 신체활동으로부터 오는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경험은 다양한 운동에 도전하고 즐기는 현재의 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 2023년, 서이초 선생님 추모를 주제로 현대무용 공연에 임한 모습
저는 현재 풋살, 농구, 현대무용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배우고 있습니다.
아직 뛰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는 꾸준하다면 분명히 성장함을 믿습니다.
이러한 운동을 통해 얻은 즐거움, 성취감, 그리고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을 교육현장에서 초등학교 여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교과시간과 방과후 시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운동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싫어하던 여학생이 스포츠클럽 활동 후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점점 점심시간 운동장에 제가 가르치는 여학생들이 나와 운동하는 모습이 보일 때 감동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교사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말은 진부하나 명백한 사실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교사가 주는 작고 사소한 신체활동 경험들은 학생들의 스포츠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는 씨앗이 됩니다. 저희는 단순히 체육 교육을 넘어, 체육을 좋아하는, 체육을 좋아하게 될 여학생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롤 모델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계실 선생님들께 존경을 표하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