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티처 김유진
‘예술’은 나와 거리가 먼 단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사실 우리는 일상에서 예술적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술가는 무언가를 창작하고 미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가에 따라 화가, 음악가, 무용가, 시인, 작가 등으로 분류되죠. 아이즈너(엘리엇 아이즈너, 1933~2014)는 교사가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과정은 ’예술가가 상상력을 발휘하듯이 교육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각 지역과 학교에서 내가 맡은 아이들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수업을 조직하고 운영해 가는 과정은 창조의 영역이고 그 결과는 수업을 통해 발현되므로, 우리의 수업은 어찌 보면 예술의 영역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업을 창작하고 표현하는 교사들은 이미 예술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학교에는 예술이라는 단어와 조금 더 밀접한 교과들이 있습니다. 미술, 음악 등등…. 여기에 체육의 ‘표현’도 해당합니다. 체육에서의 표현은 운동이나 스포츠 영역과는 조금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그런데 어떤 종목을 가르쳐야 할지 감이 오질 않고, 평가 계획을 구상할 때면 교사의 주관성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되곤 합니다. 해 본 적이 없어서, 자신이 없어서, 부끄러워서 가르칠 엄두가 쉽게 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생각의 벽은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요? 표현 수업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잘 가르치는 것일까요? 좋은 수업에 대한 정답이 없듯이, 좋은 표현 수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 또한 없겠지만 표현 영역의 특징을 살펴보면서 먼저 우리가 표현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헬스 등의 건강 체력 운동을 통해 우리는 학생들에게 신체를 가꾸고 신체와 정신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팀 스포츠를 통해 협동심과 스포츠맨십을 가르칩니다. 표현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이 극대화된 스포츠와 춤이라는 신체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상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체육 교과의 목표에 따르면 ‘체육과는 활동적이고 창의적인 삶, 건강하고 주도적인 삶, 신체활동 문화를 향유하며 … 더불어 사는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표현은 특히 신체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움직임을 통해 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즉, 신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죠. 표현 수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상을 아름답게 보는 능력을 길러 학생들이 문화적 감수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혐오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하는 현시대에서 청소년기에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은 학생들의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 된다고 믿습니다. 강함이 있으면 부드러움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학생들은 인간적으로 훨씬 성숙하게 성장하지 않을까요?
수업의 질은 교사가 경험한 삶의 질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말이 있습니다. 표현이 아름다움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우리 스스로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삶을 경험해 봐야 합니다. 다시 말해 표현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심미성이라는 미적 체험을 위해서는 우리부터 심미성을 경험해야 합니다. 신체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 아니라도 괜찮으니, 이번 주말에는 콘서트나 연주회에, 전시회에, 영화나 공연을, 보러 가보시면 어떨까요? 여러 문화적 체험을 통해 생각하고 경험하며 어떻게 수업에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해 본다면 표현 수업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게 벽이 허물어진 다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은 개인의 상황과 취향에 맞게 선택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선호하는 운동이나 스포츠 종목이 있듯이, 여러 표현의 종목과 장르 중에서 선생님께서 관심 있는 분야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수업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우리 나름의 예술성을 발휘하게 됩니다.
수업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동료 교사로서, 부디 선생님의 삶이 아름다움으로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것을 보고, 예쁜 말을 듣고, 즐거운 것을 체험하면서 선생님의 매 순간을 빛나는 순간으로 가득 채우며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삶의 아름다움을 탐색하는 순간부터 표현 수업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전국의 체육 선생님들 늘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