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이 공을 차는 것이 특별하지 않는 그날까지

원더티처 김윤희

by 원더티처

[2024년 학교체육 대상 여학생 축구 활성화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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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는 남학생들을 보는 것은 어느 학교를 가든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여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공을 차고 있는 모습은 익숙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현재 우리 학교의 현실이자 사회적 분위기다. 나는 이러한 학교의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 여학생들도 축구와 풋살에 대한 열정이 충분하며 그 열망은 남학생 못지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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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교사 축구팀과 풋살팀을 하고 있어, 여학생 축구팀 혹은 풋살팀을 만들어 여학생들과 공을 함께 차고 싶다는 로망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더 나아가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공을 차는, 즉 평생체육의 일환으로서 조금이나마 아이들의 인생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운이 좋게도 이 학교에 처음 근무하게 되었을 때 축구를 좋아하는 여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아이들은 담당 교사없이도 방과 후에 따로 아이들끼리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고, 이에 정규 교육과정 동아리로 풋살반을 만들었으며 이것이 우리 학교 여학생 풋살팀의 시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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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팀이 아니라 풋살팀을 만들게 된 이유는 학교의 실정 때문이었다. 우선 동아리 시간에 남학생들이 이미 운동장 전체를 쓰고 있었고, 체육관은 또 다른 종목으로 인해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작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풋살팀을 만들었고, 운동장 옆의 공간을 활용해 훈련과 경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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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주중 풋살팀을 7가지의 목적에 초점을 맞추며 이끌었다.


첫째, 여학생 풋살팀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여학생들이 모여 공을 차는 것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어느 학교를 가든 남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 모습은 흔한 모습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공을 차는 모습은 신선하고 신기한 모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 학교의 여학생 풋살팀은 이러한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 풋살을 배우고 있는 여학생들이 고등학교에 가서 또 대학교에 가서, 더 나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풋살 또는 축구를 계속해 나간다면 여학생이, 아니 여자가 공을 차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하거나 의외의 일이 아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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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풋살팀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아침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 시간의 운동장은 남학생의 전유물과도 같은 장소였다. 하지만 우리 학교 풋살팀이 만들어진 지 3년째인 지금, 운동장은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쓰는 우리 모두의 장소가 되었다. 또한 처음 여학생들과 아침 운동을 시작했을 때의 시선과 지금의 시선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처음에는 선생님들, 학생들이 모두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았고 아침 운동이 끝나고 교무실에 가면 내게 ‘어떻게 여자애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서 축구를 해요?’라고 묻는 선생님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두가 지나가며 흐뭇하게 쳐다보기도 하고 늘 있는 일이니 자연스럽게 지나간다. 나는 이것이 정말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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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축구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지만, 외부에서 누군가 방문하면 여전히 우리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이것 또한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나의, 또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어느 학교를 가더라도 운동장에서 여학생들이 공을 차고 있는 모습이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지금 아이들이 하는 경험이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 세상은 점점 변화하고 있다. 내가 축구를 하던 어린 시절, 나는 또래 여학생과는 ‘다른’ 조금은 특별한 아이로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내가 받았던 그런 시선을 받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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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여학생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분출할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고자 한다. 여학생들도 분명 남학생들처럼 공을 차는 것에 대해 흥미를 느끼며 팀 스포츠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 하지만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사회적인 인식들로 인해 여학생들의 흥미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 사회적 인식이 고착화되어 여학생들 스스로도 공을 차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어색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점이 너무나도 안타까워 여학생 풋살팀을 활성화시켜 아이들에게 풋살(축구)이라는 팀 스포츠를 경험하게 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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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살 동아리를 몇 해 동안 진행해본 결과, 내가 느낀 것은 여학생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풋살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2023년부터 1학년 수업에서 풋살을 진행하고 있다. 풋살 혹은 축구의 가장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패스와 드리블을 수행평가로 실시하였으며, 이것을 아이들이 경기를 하면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교내스포츠클럽대회를 진행했다. 풋살 교내스포츠클럽대회는 반 대항전으로, 남학생 2쿼터, 여학생 2쿼터, 혼성(모든 규칙은 동일하나, 여학생만 골을 넣을 수 있음)1쿼터로 구성했다. 풀 리그전으로 진행하여 최대한 경기를 많이 해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모든 학생이 참여해야만 한다는 규칙을 추가하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혼성 경기를 추가함으로써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연습을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뭉클하기까지 했다. 우리 학교는 풋살 교내스포츠클럽대회를 진행함으로써 아침 일찍부터 체육대회 날처럼 남녀학생들 모두가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있었다. 남학생 경기는 축구 동아리 남학생, 여학생 경기는 풋살 동아리 여학생으로 심판을 구성하여 매끄럽게 경기가 진행되었다. 특히나 풋살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처음으로 심판 역할을 해봄으로써 뚝심 있게 판정을 내리는 경험과 책임감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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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여학생 경기를 봤을 때는 유독 잘하는 여학생이 있는 학급이 너무나도 우세한 모습을 보여 그들만의 리그가 될까 조금 걱정이 되었었다. 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경기가 거듭될수록 여학생들끼리 작전과 전술을 짜고 포지션을 정하여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펼쳤다. 이러한 좋은 기억으로 인해 현재는 내가 1학년을 담당하고 있지 않지만 1학년 담당 선생님께 말씀드려 풋살 수업과 풋살 교내스포츠클럽대회를 그대로 진행 중이다.


셋째, 여학생들에게 다양한 대회 경험 및 잊지 못할 추억을 제공하고자 한다. 학교 내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우리끼리 경기를 하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해주는 데에는 대회만 한 것이 없다.

우리 학교 여학생 풋살팀은 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하는 대회를 매해 나가고 있다. 교육지원청 대회만으로는 아이들의 열정을 충분히 쏟아내기에 부족함을 느껴 사설 업체에서 진행하는 게토레이컵(H컵)(2023.10.7.)에도 참가했다. 현재도 여학생 중등부 대회가 있는지 계속해서 찾고 있고 기회가 있다면 참여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연습을 정말 많이 하는데 배운 것을 활용할 기회가 생각보다 몹시 적다고 느낀다. 또, 다른 팀과의 경쟁만큼 아이들에게 색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한 팀으로서 단합하고 서로 응원하며 승부욕을 마음껏 분출해도 되는 장이 대회 말고 어떤 것이 있을까? 그래서 2024년도부터 인근 학교와의 친선경기를 주선하고 있다. 이 지역에 여학생 풋살팀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가 그리 많지 않아 교육지원청 대회에 참가한 학교를 대상으로 2024년 상반기 기준 1회(2024.7.10.) 성사가 되었으며 2024년 10월에 세 학교가 모여 친선경기를 진행했다. 친선경기를 해보며 느끼는 것은 아이들이 확실히 친선경기 전, 후로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친선경기가 있다고 예고를 하면 아이들은 더욱더 열심히 운동에 참여한다. 친선경기가 끝나고 나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더더욱 열심히 운동을 한다. 아이들에게 다른 팀과의 경기는 그만큼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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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여학생의 체력 및 자신감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요즘 아이들은 과거의 아이들보다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 여학생들은 어린 시절 많이 접하지 못한 체육활동에 있어서 더욱 소극적이며 자신감이 떨어져 있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 움직이지 않으니 체력은 자연스레 떨어진다. 풋살은 좁은 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다른 친구가 두 배로 움직여야 하므로 아이들은 풋살을 하면서 체력이 매우 향상된다. 체력이 향상되면 아이들의 일상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며 잘 할 수 있는 종목 하나가 생긴다는 것은 결국 여러 방면에서의 자신감 향상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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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여학생의 의사소통 역량 및 협동심을 높이고자 한다. 팀 스포츠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의 하나는 팀원 간 의사소통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사소통은 경기장 안팎에서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상대와의 경기를 펼치기 전에 누가 어떤 포지션을 맡을 것이며, 어떤 전술을 펼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하고 이것을 경기장에서 소통을 통해 조율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평소 여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경험을 정적인 상황, 즉 교실에서 하는 토의 등에서 주로 하게 된다. 하지만 풋살팀에서는 보다 역동적인 소통을 하게 된다. 경기 중에 나에게 공간이 생겼을 때 혹은 패스를 팀원이 받아줘야 할 때 망설임 없이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빠른 판단을 하는 것, 팀원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방법 등을 풋살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한 팀을 이루고 있는 아이들은 일련의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한 팀으로 결속되어 협동심이 증진된다. 특히나 다른 학교 학생들과 경쟁하는 대회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협동심과 소속감은 극에 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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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체육활동에서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는 경험을 통해 자아존중감 및 자기효능감을 증진시키고자 한다. 물론 시대가 많이 변했고 여학생들도 체육활동에 있어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한다. 하지만 발로 공을 차는 종목에 있어서 아직까지 여학생들은 주체보다는 객체의 역할을 주로 맡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풋살 동아리를 통해 아침 시간, 방과후 시간에 언제나 주체가 되어 활동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여학생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하며 자아존중감 및 자기효능감이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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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 여학생들의 평생체육으로의 연결을 최종 목적으로 한다. 풋살 혹은 축구가 중학생 시절에 경험한 한시적인 운동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하고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접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나와 같은 여학생은 없었고 남학생들의 무리에 들어가 축구를 하는 유일한 ‘여’학생이었다. 다양한 시선들이 존재했지만 그중에서도 어른들이 본인을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로 인해 어릴 때 별명은 우습게도 ‘선머슴’, ‘남자’였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좋아하던 나는 그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축구를 할 때 그저 즐거웠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본인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가 축구를 할 때 즐겁고 활력이 된다면 그것만으로 축구를 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축구(풋살)를 한다. 정말 시기적절하게 교사가 된 해에 가까운 곳에 여교사 축구팀이 만들어졌고 그곳에서 지금도 취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그것으로 부족함을 느껴 다른 지역의 여교사 풋살팀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인생에 있어서 축구(풋살)는 빼놓을 수 없는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소속된 팀에서 지금도 계속해서 대회에 참가하며 이러한 대회 경험을 통해 팀에 대한 소속감, 나 자신에 대한 존중감, 효능감을 느끼고 있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팀에서 배운 것을 가르치며 긍정적인 영향을 내뿜고 있다.

현재는 공식적인 대회가 1년에 한 번 있는 교육지원청 대회뿐인 것이 현실이지만 하나뿐인 교육지원청 대회를 준비하면서 또 대회를 치루면서 아이들은 팀워크가 무엇인지, 소속감이 무엇인지, 페어플레이 정신이 무엇인지를 배우며 팀 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여자가 축구공을 다루고 축구를 하는 게
자연스러운 날이 올 때까지,

그리고 여자가 축구를 하는 게
선머슴이나 남자로 치부되지 않는 날이 올 때까지,

여학생 축구(풋살)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태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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