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책 쇼핑 프리뷰
운동하면서 땀 빼기, 맛있는 거 먹기, 그리고 독서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운동하려면 헬스장에 가야 하고 맛있는 거 먹으려면 시간을 내야 하는데 독서는 훨씬 손쉽다. 미뤄뒀던 책을 좀 보아도 되고 마땅치 않으면 손가락 몇 번 놀리면 된다. 적어도 다음 날이면 흥미로운 책이 떡하니 도착한다.
예전에는 카페나 도서관 아니면 자기 전 베갯머리에서 많이 봤던 것 같은데 지금은 직업적 특성상 어린이집 운영 시간에 집에서, 고망이 기다리며 차 안에서, 고망이 재운 후 욕실에서 보는 일이 많다.
물론 이런 간지는 안 나지만 생각보다 집중되고 꽤 좋다. 마음에 드는 차분한 BGM까지 깔리면 극락!
출처: 핀터레스트
이번에는 네 권이 도착했다.
백수린 작가의 <봄밤의 모든 것>
최재천 교수의 <희망수업>
살만 칸의 <나는 AI와 공부한다>
밥길의 <선물>
<봄밤의 모든 것>은 오랜만에 산 한국소설 단편집이다. 사실 생소한 작가인데 책 제목에 한번, 다른 작가들의 극찬 어린 리뷰에 두 번 마음이 동해 장바구니로 쏙 들어갔다. 한마디로 출판사에 제대로 영업당했다. 봄밤 하면 얼마나 좋은 이미지로 가득한가. 적당히 따뜻한 온도와 벚꽃, 라일락 향기 맡으며 걷는 산책, 올해는 아직 꽤 남아있다는 안도, 긴긴 이야기. 총 7편의 작품 중 현재 두 편을 읽었을 뿐이지만 이야기 자체도 제목과 어울리는 온도감을 갖고 있다. 쉽게 공감되는 스토리와 모국어로 완전히 이해되는 정서까지. 이 맛에 한국 소설을 사보지.
최재천 교수님은 워낙 유명한 학자지만 사실 딱히 저서를 읽어본 바는 없다. 근데 최근 그가 인기리에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아마존>을 보게 되었고 우리나라 교육이 쓸데없는 것만 계속 가르치고 있다는 소리에 또 마음이 동해 신작을 구입하게 되었다. 글을 읽으면 교수님의 육성이 들리는 듯하다. 실제로 그분이 하는 이야기를 텍스트로 옮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한 칼럼이 분량도 짧아서 금세 술렁술렁 읽힌다. 육아, 교육관에 여러 통찰을 줄 듯.
오픈 AI를 기반으로 한 무료 학습 사이트가 있대서 급 궁금해진 칸 아카데미. 그 대표가 쓴 칸 아카데미 홍보서. 가볍게 홍보서라고 했지만 여튼 평등한 교육 환경에 일조한다는 기업 철학에는 박수를 보냄. 평소 AI 활용에 관심이 많고 사교육은 하고 싶지 않은 고망맘으로서 차근차근 알아볼 예정.
<선물>은 그림책이다. 밥 길이라는 21년도에 작고한 일러스트레이터의 대표작이라는데 아무 정보도 없었지만 옷장 위칸에 빨간 리본을 묶은 선물 상자가 눈길을 끌어서 구매. 나에게 뭔가 선물을 하고 싶은 심정으로 쇼핑을 한 것이기에 일단 넣어봤고 한번 읽어봤는데 설정도 흥미롭고 마지막에 또 눈물 핑. 감동도 있었다.
예전에는 아주 꾸역꾸역 읽는 일도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게 읽으라는 푸시도 없고 오히려 읽지 말라는 것만 같은 상황인데도 자발적으로 책을 찾게 된다. 그리고 시간 쪼개어 가면서 읽고 나면 든든하게 밥을 먹은 기분이고 마음이 좀 편안해진다. 독서가 새삼 소중하달까?
그런 의미에서 고망이에게도 책을 읽으라 읽으라 할 것이 아니라 읽지 말라고 하며 키울까 싶다. 가뜩이나 청개구리라 그것이 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