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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u Mar 26. 2017

내 하루를 채우는 습관에 대한 이야기

책 [습관의 힘] 리뷰

최근 [사피엔스]와 같은 인문학 도서에 푹 빠져있었는데, 오랜만에 자기 계발서를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 회사의 도서교육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다.


몇 개의 관심 있는 책들을 꼽게 되었는데, 그중 첫 타자로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을 선택했다.


마침 요즘 부쩍 지나가는 시간들이 아깝게만 느껴지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타이밍에 딱 맞아떨어지는 타이틀인 듯하였다.


내 생활 속 습관들은 무엇이 있을까? 나쁜 것은 줄이고 좋은 것은 늘려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언가 인생의 팁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걸고 책의 첫 장을 열었다.




[습관의 힘]의 내용은 3가지 파트로 나뉜다.  '개인'의 습관 - '기업'의 습관 - '사회'의 습관으로.


[그림 1] 개인-기업-사회 3가지 측면에서의 습관을 다루고 있지만, 역시 핵심은 '개인'이다.


첫 번째 '개인' 파트에서 저자는 먼저 습관의 형성 과정을 설명한다.


습관이 탄생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3가지, 신호-반복행동-보상이다. 이 3가지의 연결고리가 생겨나면 곧 습관이 탄생하는데, 거기에 '보상에 대한 열망'이 존재하면 그 습관은 곧 지속 가능해진다.


신호, 반복행동, 보상, 열망 총 4가지 요소가 우리가 이야기하는 매일의 습관을 결정한다.


그럼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철저히 방법론적 측면에서 답을 내기 시작한다.


습관의 수정과 개선을 위해서는 '반복행동'을 바꿔주고,  습관의 삭제를 위해서는 '신호' 또는 '보상' 요소를 없애면 된다고 하면서...


참으로 이론적인 접근법이 아닐 수 없다. (이때부터 나의 머릿속에는 약간의 물음표가 담기기 시작한다.)


저자는 자신의 말에 대한 설명과 설득을 위한 실제 사례들을 차근차근 보여주기도 한다.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할아버지가 무의식이 기억하는 습관을 통해 패턴 있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례들의 자세한 서술을 통해 작가가 말하는 개념의 명확화, 주장의 설득력이 높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는다. 아까 작가가 '참으로 이론적인 접근'을 한다고 했는데, 이는 비단 개인의 습관에 대한 부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책 전체의 논조가 그러하다.


습관의 본질,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기준 등 어쩌면 좀 더 인문학적인 고민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연구자'의 관점에서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이 조금은 아쉬웠다.


독자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보다는, 독자에게 저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설득시키는 방향으로 서술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파트에 대한 리뷰에서부터 너무 느낀 바를 다 얘기해 버렸나...?


하지만 난 기업과 사회의 습관에 대한 두 번째, 세 번째 파트는 실제 서술이 필요했었나라는 물음까지 갈 정도로 조금은 더 비판적인 눈으로 [습관의 힘]을 바라본 것 같다.


자, 그럼 이제 기업과 사회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두 번째 기업 파트에서 저자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핵심 습관'이 무엇인지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스스로'는 많은 경우 최고 경영자를 일컫는다.


미국의 알루미늄 회사인 알코아를 주요 사례로 다루는데, 최고 경영자인 폴 오닐은 알코아의 핵심 습관을 '안전'으로 택한다.


산업재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회사가 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끝에 기업의 공정과 문화가 바뀌고 성공을 이룰 수 있던 사례를 상세히 제시한다.


그럼 기업의 핵심 습관은 어떻게 내재화하는 것일까? 여기서는 스타벅스가 나온다.


키 메시지는 결국 각 구성원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했을 때 내재화를 달성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는 내가 전에 읽었던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의 [온워드]를 보면 그 과정이 매우 상세히 나와있다.


그럼 좀 더 속도를 내서 세 번째, 사회의 습관 파트로 넘어가 보자.


사회의 습관에 대한 저자의 메시지는 조금 더 간결하다. 사회에는 이미 만들어진 안 좋은 관행과 편견, 즉 안 좋은 습관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떠한 조그만 계기가 필요하다.


책에서는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흑인 여성이 버스 안에서 백인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사건을 흑인 평등 운동의 '조그만 계기'였다고 한다.


그다음으로는 사건의 피해 당사자와 가까운 관계이고, 해당 사건에 대해 크게 동요하는 '강한 연대'의 사람들과 '강한 연대'의 사회적 움직임에 반응하여 함께 행동하게 되는 '약한 연대'의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사회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조그만 계기 - 강한 연대 사람들의 적극적인 움직임 - 약한 연대 사람들의 동조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업과 사회의 습관에 대한 내용은 이러했다. 자, 이제 어떠한가.


위에 리뷰를 쓰면서도 느낀 거지만, (좀 신랄하게 이야기하면) 지루한 면이 있다.


기업과 사회의 습관이 바뀌기 위한 이론적인 방법과 그 사례들을 보고 나의 반응은 어땠을까. "아 이런 거구나” 정도였다. 더도 덜도 말고.


내가 기대했던 내용의 흐름에만 집중해 읽느라, 기대와 다르게 전개되는 순간 실망해서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습관의 힘]에 대한 나의 의견이 너무 편협적이고 자기중심적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이 [습관의 힘]이라는 타이틀을 보았을 때, '개인'의 습관을 판단하는 방법, 개선 방법 등 좀 더 개인적인 범주에서 실용적인 내용을 기대하지 않았을까? (아님 정말 나만 그랬단 말인가...)


그러나!

책의 마지막 파트 Appendix를 보면, 내 의견에 조금은 힘이 실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ppendix에는 첫 번째 파트에서 서술했던 '개인'의 습관 형성 과정 및 개선 방법이 별도로 정리되어 있다. 기업과 사회의 습관에 대한 내용 없이, '개인'의 습관 부분의 핵심 내용만 따로!


저자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역시 메인은 '개인'이라는 것을...  


하지만, 저자는 습관이 어떻게 우리의 삶, 일하는 곳, 그 외 살아가는 전반적인 사회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광범위한 어마어마한 힘을 좀 더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또한 '연구자'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본인의 주장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를 쌓으려 했던 것일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투덜거리는 속마음과는 별개로, 마지막으로 [습관의 힘]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마음에 와 닿았던 문구를 소개한다.


(그렇다. 마음에 들던 들지 않던, 책은 항상 독자에게 무언가의 울림은 남긴다!)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깨닫는 순간부터 우리는 언제라도 습관을 바꿀 수 있고, 그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그때부터 남는 과제는 습관을 바꾸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어쩌면 난 매일의 습관뿐 아니라 인생 모든 측면에서 '결심하고 실청하는 것'을 더욱 잘하기 위한 무언가의 동기부여가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비록 저자의 내용 구성과 스타일은 내 기대와는 달랐지만, 내 하루하루를 구성하는 '습관'이란 친구의 영향력을 새삼 되돌아볼 수 있었고, 그러면 어떻게 매일을 살아갈지 입장을 정하고 의지를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2016년 8월, 어쨌든 내 인생을 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책 한 권을 읽어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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