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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u Mar 26. 2017

오페라 첫나들이: 장르에 대한 고찰 (번외 편)

오페라 [투란도트] 라이브 영상 리뷰

[투란도트]가 제대로 된 나의 첫 오페라 나들이였음을 지난 포스팅에서 밝힌 바 있다.

본 포스팅에서는 좀 주관적으로 국내 오페라 시장에 대한 생각을 써볼 예정이다.


물론 오페라 '문외한'에서 갓 '입문자'가 된 꼬꼬마가 한번 생각을 적어보는 것이니,

너무나도 미숙하고 모자란 지식, 주장, 판단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오페라가 대중화되지 않았을까?


오페라와 달리, 뮤지컬의 경우 국내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고 성장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1. 얼마나 좋은, 유명한 노래가 나오는가

2. 얼마나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가

3. 배우가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가


이 3가지 정도?


이미 [지킬 앤 하이드]의 “This is the Moment”, [오페라의 유령]의 “Think of Me”, “The Phantom of Opera” 등은 많은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음악이 되었고, 이를 조승우, 김준수, 옥주현, 김소현 등 TV에서 접해왔거나, 입소문으로 노래 실력이 검증된 스타 배우들이 부른다고 하면 달려오는 국내 시장의 “팬덤”문화가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생각해보면, 오페라는 위 3가지 요인 중 세 번째인 "배우가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가"는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처럼 오페라를 처음 제대로 접한 상태에서는 배우가 누구이던 상관없이 오페라 공연의 노래 실력에 대해 감탄할 것 같다. (아님 말고^^)


그렇다면 오페라에서는 일단 첫 번째-두 번째인 "얼마나 좋은, 유명한 노래가 나오는가"와 "얼마나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가"가 대중화를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일 것 같다.


사실 첫 번째 요인도 세분화해보면, 얼마나 “좋은” 노래가 나오는지는 “좋은”에 대한 기준이 개개인 취향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보다는 얼마나 “유명한”노래가 나오는지가 대중화에는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정통 클래식이란 아직 많은 사람들이 자주 접하지 않는 장르인 게 현실. 당연히 정통 클래식을 좋아하고 즐겨 듣고, 공연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겠으나,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클래식 음악을 즐기거나 유명한 곡과 작곡가를 올바르게 매칭 할 수 있는 사람은 적다. (부끄럽지만 나 자신부터 그렇다. 우리나라의 매몰찬 중고등학교 음악 수업을 받았음에도 현실은 이렇다…)


이러한 현실을 차치하고도 몇몇 귀에 익은 익숙한 클래식 곡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 곡들로 이루어진 오페라를 본다는 것이, 그것도 이탈리아어로 된 가사를 자막으로 봐가면서 이해해야 하는 2-3시간 공연이 사람들에게 크게 매력적이게 느껴질 가능성은 적다.


두 번째 요인 "얼마나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가"도 피차일반이다.

성악가로서 일반 대중에게 유명한 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조수미, 김동규, 임형주, 신영옥 등등? 나 자신조차도 유명한 성악가 분들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슬픈 현실이다. 


동시에 중요한 것은, 만약 유명한 성악가가 주연하는 오페라를 한다고 했을 때 보러 갈 의사가 있냐는 것이다. 여기에 작용하는 것은 성악가의 "인기도"일 텐데, 분명 팬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클래식"이라는 장르적 한계로 아이돌, 대중 가수, 스크린 배우들보다는 수적으로 적은 일부 마니아 팬덤층이 형성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너무 모르는 채로 말하는 것 같아 조심스러운데, 순전히 꼬꼬마의 생각임을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좀 시시하게 결말을 맺는 것 같아 나 스스로도 아쉽지만, 

이것은 오페라에 대한 공부를 더 한 뒤에 돌아와 다루어 보겠다.


TO BE CONTINUED!




+ 덧붙이기 1


사실 코엑스에서 [투란도트]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도 좀 놀랐던 것은, 모바일 예매좌석 총 166석 중 114석이 팔렸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황 공연에 대한 고객 니즈는 분명히 있다. 수가 아직 적을 뿐인? 


언젠가는 가득 차서, 메가박스의 다른 지점에서도 실황 공연 영상을 상영해주거나, CGV와 롯데시네마도 점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뛰어드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어렴풋이 생각했다. 


물론 그보다는 실제 오페라 공연이 뮤지컬처럼 이전보다 많은 공연장에서 좀 더 오래 공연하고, 팬덤도 더 크게 생겨서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훨씬 크긴 하지만 말이다. 


+ 덧붙이기 2


또 다른 측면으로 놀랐던 점은, [투란도트] 라이브 영상 상영관 내 관람객들의 연령대가 생각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평균 40-50대 이상이었던 것 같다. 20대는 거의 없었던 것 같고, 30대는 나를 포함하여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의 인원이었던 듯.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분들이 대거 있으셨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지만 보기 좋았다. 부부끼리 오붓하게 오시거나, 친구분들이랑 함께 단체 관람이 오시거나 한 것 같았다. 노후에도 이러한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회의 몰랐던 일면을 알게 된 것 같아서 마음 한편이 왠지 뿌듯하면서 따뜻해졌다.


그렇지만 동시에 좀 안타깝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친구들은 이런데 관심이 적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영화나 공연을 (당연하지만) 더 즐겨 찾는 것 같고, 다양한 문화 장르를 접하는 데는 아직은 익숙지 않은 것 같다. 뭐 나 역시도 그랬으니...


어떻게 보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접점이 적다는 의미이기도 할 텐데, 영화관에서 뵙기 힘든 어르신 분들이 이렇게 많이 오신 걸 보면, 옛날이 오페라를 접하고 즐길 수 있었던 기회가 더 많았던 것인가?라는 물음도 던지게 된다. 물론 옛날보다 공연의 종류, 시각 매체 등이 훨씬 다양해져서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접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졌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번 번외 편은 써 내려가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오페라에 대해 느끼는 점, 생각하는 점들은 많으나 

아직까지 지식과 감상 경험이 부족하여 정리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므로... 다음 오페라 포스트에서는 내공 측면 더 막강해져 오겠다!는 다짐을 살짝 해본다.

자, 그럼 이쯤에서 나의 다듬어지지 않은 번외 편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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