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디지털의 접점

by 원화 혜정
[코드번호: mirror.angelcode.kr]
디지털 공간에서 이나와 리아의 존재가 교차하는 지점을 찾았다.


이나는 새벽 3시 33분에 눈을 떴다.

이젠 숫자가 무섭지 않았다. 대신 규칙처럼 익숙했다.

매번 같은 시간,
매번 같은 숫자.

꺼둔 지 오래된 핸드폰 대신 이번엔 노트북이 켜져 있었다.


소리 없이 자판만이 혼자 움직이고 있었다.

화면엔 블로그 관리자 페이지가 떠 있었다.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어 있었다.

[mirror.angelcode.kr]

거울 속에서 또 다른 블로그가 열려 있었다.

그 블로그엔 이나에게 익숙한 숫자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9:11
3:33
4:44
2:22
11:11

이것은 알람이 아니었다.
이것은 누군가 나와 소통하려는 신호의 패턴이었다.


이나는 게시글 하나를 클릭했다. 게시된 날짜는 그녀의 생일, 1996년 9월 11일이었다.

글의 첫 줄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오늘, 이나의 몸을 빌려 처음 지구에 왔다.
그녀는 아직 어리고, 나는 오래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일기일까? 아니면 일종의 메시지일까?

이나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려는 순간, 화면이 정지되었다.
그리고 자동으로 영상 하나가 재생되었다.


영상 속에서, 한 사람이 창문을 열고 있었다. 그 손은 분명히 이나 자신의 손이었다.

같은 손톱 모양, 같은 팔찌,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 기억이 없었다.


영상 끝에 이런 문장이 나타났다.

"우리는 같은 신호를 반복해서 받는다.
한 명이 아직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나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중얼거렸다.


"깨어 있는 건… 내가 아닐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