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번호: 2222] 이나는 자신과 같은 이름, 같은 혼란을 겪는 누군가로부터 QHHT 최면 의뢰를 받았다.
출근길 전철 안에서, 이나는 무심코 메일함을 열었다.
익숙한 광고 메일과 뉴스레터 사이에 이상한 발신자가 보였다.
보낸 사람: 이나
제목: [QHHT 의뢰 요청]
자신과 똑같은 이름에 이나는 순간 멈칫했다.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황급히 메일을 클릭했다.
짧은 메일 내용이 펼쳐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고 있는 기분입니다.
진짜 나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혹시 가능하다면, QHHT 최면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1996년생, 이나 드림.
같은 이름.
같은 생년.
같은 혼란.
전철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이나는 눈을 떼지 못한 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정신을 차리고 메일에 첨부된 링크를 눌렀다. 화면에는 "지혜 선생님"이라는 이름과 함께 예약이 떴다.
예약 가능 시간: 오전 11시 11분
또다시 마주친 숫자, 11:11. 이나는 자신도 모르게 예약 버튼을 눌렀다.
밤이 되자 다시 블로그에 접속했다. 낯선 글이 올라와 있었다.
[코드번호: 2222]
기억의 공명 주파수
두 사람이 같은 이름을 공유한다는 것은,
서로 같은 시간을 반복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나는 깨어나고, 하나는 잊혀질 것이다.
메일함을 다시 열자 이번엔 주소가 바뀌어 있었다.
lia.1996@otherloop.net
‘리아.’ 숨을 크게 들이쉬며 생각했다.
그녀가 메일을 보낸 걸까?
아니면, 그녀가 바로 나인 걸까?
다음 날 아침, 최면 세션 직전 이나의 눈에 문구가 들어왔다.
“모든 기억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
“나는 그것을 꺼내줄 뿐이다.”
이나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