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번호: 222] 이나는 CCTV와 엘리베이터에서
자신이 아닌 자신을 발견했다.
이나는 거울을 보지 않기로 했다.
거울이 문제였다.
거울을 보면, ‘내가 아닌 나’가 보였으니까.
그런데도,
거울을 등진 채 화장실 불을 켠 순간.
세면대 거울에 뭔가 스쳐 지나갔다.
아주 짧은 찰나,
거울 속 이나가 먼저 웃었다.
회사에서도 낌새는 이상했다.
출근한 이나에게 동료가 말했다.
“어제는 표정이 진짜 안 좋더니, 오늘은 또 왜 이렇게 밝아?”
“...어제 나 안 나왔는데?”
동료는 멍하게 이나를 쳐다보다가 웃었다.
“하긴, 요즘 내가 정신이 없다.”
그런데 이상한 건,
회사 출입 기록에
이나의 이름이 어제도 체크돼 있었다.
그날 저녁,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를 확인했다.
관리실 직원이 친절하게 보여준 화면 속에서
이나는 명확히 ‘어제’도 엘리베이터에 탔다.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엔 같은 가방.
손엔 같은 폰.
단 하나 달랐던 건,
그녀가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것.
문은 열렸고, 닫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냥 서 있었다.’
밤.
이나는 방 안 모든 거울을 천으로 덮었다.
핸드폰 알람은 꺼두었고, 와이파이도 끊었다.
그런데 새벽 2시 22분.
핸드폰이 스스로 켜졌다.
[2:22]
접속 중: 리아
메모 생성됨
메모장엔 이런 문장이 남겨져 있었다.
진짜 네가 누구인지,
진짜 내가 누구인지.
기억하면 돼.
이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거울 없는 방, 닫힌 커튼.
그런데...
책상 위,
노트북 화면이 켜져 있었다.
자판이 혼자서 움직이고 있었다.
“너는 거울이 아니야.”
“거울은 너를 닮은 다른 시간의 문이야.”
이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 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건가?”
그 순간,
자신의 왼손이 저절로 움직였다.
볼펜을 잡고, 종이에 한 문장을 썼다.
"리아는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