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상실의 기억

by 원화 혜정
[코드번호: 1313] 잊혀진 가족의 기억,
존재하지 않는 동생의 이름이 이나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나는 오래된 가족 앨범을 꺼냈다.

그날따라, 괜히 옛 사진이 보고 싶었다.

그렇게 무작정 넘기던 페이지에서

익숙한 얼굴을 마주쳤다.

작은 아이.

긴 머리.

앞니가 빠진 웃음.

“...소연이?”

그 이름을 내뱉는 순간,

앨범 전체가 덜컥 손에서 미끄러졌다.


이나는 곧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어릴 때… 소연이 있었잖아.

내 동생 말이야.”

“...소연? 무슨 말이야.”

“넌 혼자였어, 이나야.

넌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형제자매 없었어.”

그 순간,

이나는 귀가 아닌, 속눈썹 너머가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가슴 안쪽이 뜨겁고, 등골은 식었다.

왜곡된 건 기억일까, 현실일까?


그날 밤,

이나는 다시 11:11에 깨어났다.

이번엔 화면이 뜨지 않았는데,

천장에서 들렸다.

속삭이는 여자 목소리.

“언니... 왜 날 잊었어...?”

“언니... 아직도 기억 못 해?”

이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침대에 앉은 채,

오른손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핸드폰 메모장에 글이 써지기 시작했다.

나는 널 기억해.

네 이름은 소연.

너는 8살에 사라졌어.


다음 날 아침,

이나는 블로그를 확인했다.

어젯밤 아무것도 올리지 않았는데,

자동 게시된 새 글이 있었다.

제목:
[Angel Code: 1313]
숨겨진 가족의 숫자
본문:
“그날, 기억은 삭제되지 않았다.
삭제된 건… 진실을 말하려던 너였다.”


그 순간

알람이 울렸다.

13:13

이나는 순간,

자신의 팔뚝에 소름이 돋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보았다.

팔목에, 어릴 적 동생이 좋아하던

'소연'이라는 이름이 볼펜으로 적혀 있었다.

자신이 적은 게 아니었다.

볼펜은 손에 없었고,

그 글씨체는...

아이의 글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