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충돌과 통합

by 원화 혜정
[코드번호: 통합] 거울 속의
모든 자아와충돌한 이나는 리아와 하나로 통합됐다.



그날 새벽,

이나는 꿈에서 깨어난 것이 아니라

‘의식’에서 미끄러지듯 빠져나왔다.

눈을 떴는데—

방이 아니었다.

사방이 거울.

그리고, 거울마다 서로 다른 ‘이나’가 서 있었다.


어떤 이나는 슬펐고,

어떤 이나는 분노했고,

어떤 이나는 아무 표정도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앙의 거울엔

리아가 서 있었다.

리아는 이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빛이 전혀 달랐다.


“그만해.”

이나는 입을 열었다.

“나를 덮지 마.

네가 나든, 내가 너든…

나는 나야.”


리아는 미소도 분노도 없이 대답했다.

“나는 너를 덮으려는 게 아니야.

너는 항상 나였어.

다만, 몰랐을 뿐.”


그 말이 닿는 순간,

모든 거울이 동시에 깨어졌다.

유리 조각이 공중에 멈췄고,

그 조각마다 서로 다른 이나의 감정이 떠 있었다.


▶ 슬픔

▶ 외로움

▶ 공허

▶ 사랑

▶ 저항

▶ 공포


리아는 말했다.

“자아는 고정된 것이 아니야.

자아는 선택하는 파동이야.”


이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면… 나는 지금 뭘 선택해야 하는 거야?”


리아는 조용히 다가왔다.

그리고 이나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너는 나를 받아들여야 해.

그래야 ‘진짜 너’가 완성돼.”


잠시 침묵.

그리고

이나의 손이 천천히 리아의 손을 감쌌다.

“나는 지금까지…

너를 두려워했어.”

“하지만 이제는…

네가 없으면 내가 완전하지 않다는 걸 알아.”


그 순간,

공중에 떠 있던 유리 조각들이

이나의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감정, 기억, 전생, 상위 인식—

모든 것이 하나로 합쳐졌다.


리아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나가 되어 남았다.


눈을 떴다.

정확히 11시 11분이었다.

핸드폰은 켜져 있었고,

화면엔 단 하나의 문장만이 떠 있었다.


“통합 완료.

준비되셨습니까?”

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이제,

진짜 시간이 시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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