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윤리 그리고 열정

정성을 다한 설득의 기술

by James Kim





“진정한 의미에서 타인을 설득해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논리 logos(logic), 윤리 ethos(ethics),

그리고 열정 pathos(passion)이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 ‘수사학’에서

수사학(修辭學, rhetoric)은 문장과 언어를 사용한 설득의 기술과 연구를 다루는 학문 분야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수사학은 언어의 효과적인 사용을 통해 청중을 설득하거나 영향을 주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이는 말하기, 글쓰기, 그리고 더 넓게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형태에 적용될 수 있다. 수사학은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들에 의해 발전되었으며, 그는 수사학을 "말하기의 예술"로 정의하고, 설득의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과 기법을 분석했다.

내가 가진 생각을 남에게 올바로 전달하는 일, 한발 더 나아가 타인을 설득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고정관념을 파악하여 내 사고와 부합되는지를 알아보는 것 또한 필요한 일이다.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무엇을 긍정하고 있는지보다, 무엇을 부정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상대방의 의중을 헤아리고 정확한 의미를 부여하는 대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리에 맞게 차례로 일목요연한 설명이 부가됨으로 상대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대에게 신뢰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기본이 되는 도덕적이고 공공적인 윤리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상대방을 일시적인 감언이설로 설득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 할지라도 그 성취는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가 없게 된다. 언젠가는 상대방이 그 본심을 알고 분노하거나 관계를 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대화와 설득의 기본에는 윤리적인 문제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열정(熱情)이 필요하다. 열정이 없는 설득이나 강의는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가 없다. 열정은 무슨 일을 하든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며 최고의 노력인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난 장인이라 할지라도 열정이 없는 작업은 혼이 빠진 일이 될 것이다. 혼이 빠진 결과물에는 감동이 없다. 그러나 다소 서툰 작업자라 해도 온갖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물에는 진한 감동의 잔재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열정! 어린아이가 놀이를 함에 있어서도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숭고해 보인다. 그래서 모든 일의 과정에는 반드시 열정이 필요한 것이다.


논리(論理)를 국어사전에서 검색해 보면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라고 나와 있다. 논리는 그리스어로 logos라 하며 영어로는 logic이라 한다. 논리는 ‘사고의 과정’이며, 논리는 ‘이유와 근거’이다. 또한 논리는 ‘세상의 이치’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논리는 단순히 말이나 글의 표현 방식뿐만 아니라, 사고방식, 세상의 이치, 문제 해결 방식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포괄적인 개념인 것이다.

다음은 윤리(倫理)이다. 윤리는 고대 그리스어로 ethos라 쓰이나 ethos의 본래 단어 의미는 성격이나 관습을 의미하지만 아리스토테레스의 ‘수사학’ 용어로 사용되면서 ‘도덕 혹은 윤리’를 의미하게 되었다. 영어로는 ethics라고 쓴다.

윤리는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나 규범을 의미하며, 개인 간의 관계나 사회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끝으로 열정(熱情)은 그리스어로 pathos로 쓰고 어원은 청중의 감정에 호소하는 설득 전략을 의미한다. 수사학에서의 pathos는 단순히 감정을 유발하는 것을 넘어, 청중의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 내어 설득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영어로는 passion이라 쓴다.

열정은 어떤 일이나 대상에 대해 강하고 뜨거운 마음을 가지는 감정이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느낌을 주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렇듯 타인이나 대중을 설득해 이해시키고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논리, 윤리, 열정’ 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BC 384년 전에 태어난 플라톤의 제자이자 알렉산드로 대왕의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저서 ‘수사학(The art of Rhetoric)에서 말하고 있다.


로버트 베노 치알디니(Robert Beno Cialdini, 1945년 4월 27일 ~ )는 미국의 대학 교수, 심리학자, 작가이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의 심리 마케팅학과 교수이며,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은 사람들이 어떻게 설득당하고, 이를 통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치알디니가 35년 동안 심리학 실험, 마케팅 사례, 다양한 일상적 경험을 통해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러 설득 전략과 원칙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치알디니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사용하는 6가지 설득의 원칙을 제시하며, 사람들이 어떻게 설득에 반응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의 주요 목표는 사람들이 왜 특정한 방식으로 설득을 당하고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설명하여, 설득자가 이러한 원칙을 더 윤리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동시에, 독자들이 일상에서 설득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설득의 심리학에서 로버트 치알디니가 제시한 6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상호성의 법칙: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면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어 하는 경향.

■일관성의 법칙: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나 발언에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

■사회적 증거의 법칙: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그 행동을 따르려는 경향.

■호감의 법칙: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의 요청에 더 잘 응하는 경향.

■권위의 법칙: 권위 있는 사람의 의견이나 지시를 따르려는 경향.

■희귀성의 법칙: 제한된 자원이나 기회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경향.


나도 사람들과 말을 할 때 조리 정연하게 위트 넘치는 멘트를 섞어 설득력 있게 대화를 이끌고 싶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경청하며 나의 의지를 전달하는 설득의 기술을 구사하고 싶다.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업무를 성공으로 이끌고 동료나 친구 사이에서는 상호 신뢰를 쌓고 싶다.

글을 쓸 때는 맥락과 이치에 적합하게 맞는 글을 써서 논리적으로 완벽하면서도 쉽게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살아있는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읽는 이가 어떤 지식의 수준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감동을 가지고 접하는 문장을 쓰고 싶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나오는 말과 이야기에 대한 장면묘사를 들어보라.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크레타 섬의 꽤 큰 마을에 사시던 내 외조부에겐 매일 저녁 등불을 들고 거리를 다니면서 혹 갓 도착한 나그네가 없나 찾아보는 버릇이 있었다. 있으면 집으로 데려와 맛있는 음식과 술을 대접하고는 안락의자에 앉아 길쭉한 터키식 장죽에 불을 붙이고는 나그네를 내려다보며 지엄한 분부를 내리는 것이었다.

“말하소!”

“무슨 말을 하라는 겁니까?”

“자네 직업이 무엇이며, 자네 이름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왔는지, 자네가 본 도시와 마을이 무엇 무엇인지 깡그리, 그렇지, 깡그리 이야기해 주게. 자, 말을 해보소.”

이렇게 되면 나그네는 있는 말 없는 말, 겪은 일 안 겪은 일을 되는 대로 주워섬겼고, 우리 외조부는 안락의자에 편히 앉아 장죽을 문 채 귀를 기울이며 이 나그네를 따라 여행길로 나서는 것이었다. 혹 나그네가 마음에 들라치면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자네, 내일도 우리 집에서 묵게. 가선 안 되네. 자네에겐 할 이야기가 더 있는 것 같으니까.”

할아버지는 마을을 떠나신 적이 없었다. 칸디아나 카네아에도 가보신 적이 없었다.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왜 그 먼 곳까지 가? 이곳을 지나가는 칸디아나 카네이 사람들이 있어서 칸디아와 카네아가 내게 오는 셈인데 내 뭣하러 거기까지 가?”

나는 조르바의 말을 들으면서, 세상이 다시 태초의 신선한 활기를 되찾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지겨운 일상사가 우리가 하느님의 손길을 떠나던 최초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었다. 물, 여자, 별, 빵이 신비스러운 원시의 모습으로 다시 한번 대기를 휘젓는 것이었다.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는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이 우리보다 앞서 존재했던 인류의 이야기를 읽어주는 소리를 듣는 것이 말이에요, 여기 우리에게 아직도 볼 수 있는 두 눈, 마지막 두 눈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뻐하도록 해요.”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려고 하는 11월의 마지막 주간이 지나가고 있다.

바람이 차가워지고 마지막 남은 잎새들이 간신히 이 밤을 버티고 있다.

폴 발레리였던가?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고 말한 사람이.....



Thursday, November 27th.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