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는 풍경을 위하여...
“인간은 살아 있기 때문에 집을 짓는다.
그러나 죽을 것을 알고 있기에 글을 쓴다.
인간은 무리를 짓는 습성이 있기에 모여서 산다.
그러나 혼자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
독서는 인간에게 동반자가 되어준다.”
다니엘 페나크(Daniel Pennac)
옛적부터 가을을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해 왔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 책을 읽기 적합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니 TV나 휴대폰이 없던 시절 할 일이 없으니 책이라도 읽어야지 생각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료된다.
이제 가을을 넘어 겨울이 되는 11월 하순이 되고 보니 밤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휴대폰이나 TV 리모컨을 들기 전에 책을 먼저 집어 들고 몇 페이지라도 꾸준히 읽어보는 습관을 들여보면 어떨까 한다. 휴대폰이나 TV는 오락성 비중이 커 중독성이 높은 만큼 선뜻 책을 먼저 들기는 어렵겠지만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크다.
책을 많이 읽은 독서력이 높은 사람이 가지는 장점에 대하여 ‘고수의 독서법을 말하다’를 쓴 한 근태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첫째, 정보 분별력이다.
둘째, 문해력이다.
셋째, 기억력이다.
넷째, 요약력이다.
다섯째, 상상력이다.
여섯째, 논평력이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면서 늙기 시작한다. 호기심은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 사이의 갭을 줄이려는 행동이다. 알고 있는 게 있어야 알고 싶은 게 생긴다. 호기심을 만드는 것이 공부다. 공부를 하다 보면 자꾸 더 공부하고 싶은 게 생긴다. 그러면서 인생이 충만해진다.’라고 쓰고 있다.
‘아는 것의 정의는 실천이다. 머리로만 아는 건 아는 게 아니다. 아는 걸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독서도 그렇다. 독서를 제대로 하는 방법은 책에서 배운 걸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작가는 독서를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일독일행 독서법’을 쓴 유 근용 작가도 이와 비슷한 실천을 강조하는 내용을 그의 책에 이렇게 쓰고 있다.
‘책을 읽는 것과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자칫 잘못하면 책만 읽는 바보가 될 수 있다. 책을 읽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쓰고 행동해야만 한다. 즉 일독일행(一讀一行)해야만 진정한 독서가가 될 수 있다’고 쓰고 있다.
그런가 하면 슈바이처 박사는 독서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한다.
‘독서는 단지 지식의 재료를 공급할 뿐이다. 그것을 자기 것으로 하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라고 책을 읽고 나서 그 책의 내용과 힘에 대해 조용히 사색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 교수도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라고 가르치는 것, 이것이 인본주의(人本主義) 교육의 핵심이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좋은 책을 읽고 그 읽은 내용을 차분히 사색하고 세상을 살아감에 하나씩 실행하여 나간다면 거의 완벽한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 아닐까?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하여 감명 깊은 부분에는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고 노트에 손글씨로 예쁘게 정성 들여 필사를 한다. 다 읽은 책은 자신만의 작은 도서관이 되는 책장을 만들어 정리를 한다. 단 1권의 책이 있는 나의 책꽂이가 2권 3권으로 늘어날 때 지식과 지혜의 재물이 쌓여 부자가 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또 가끔씩 정리된 독서 노트를 살펴보면서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지식과 지혜의 보물을 개인금고에서 살짝 꺼내 보는 흥분을 느낄 수도 있다. 자신만의 소중한 프라이빗 아카이브를 진짜로 소유한 것이다.
니체가 필사에 대해 말한 강력한 주장을 들어보아라.
“지금부터 내가 좋아하는 몇 구절을 그저 베껴 쓰기만 하겠다.
베껴 쓴 텍스트는 그것을 옮겨 적은 자들의 영혼에 호령할 수 있다 했다.
오늘 나에게 호령할 수 있는 유일한 자는 차라투스트라다.
그 누구도 안된다.”
점차 독서에 이력이 붙어 도서 구입 비용이 과다하여 생계에 지장을 초래할 지경이 돼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는 문화선진국이 되었다. 어디를 가도 도서관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대부분의 도서관은 책을 읽기 적합하도록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시간이 허락하면 거기 도서관에서 책을 골라 읽어도 된다. 자신만의 장소에서 조용히 홀로 책을 읽고 싶다면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보통 읽고 싶은 5권의 책을 2주간(14일) 편하게 빌릴 수 있다. 도서 대출 카드가 없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거의 모든 도서관에서 신분증만 제시하면 즉석에서 무료로 금방 만들어준다.
나도 2주일에 한 번씩 5권의 책을 동네 도서관에서 대출해 온다. 대출해 온 책은 기한 안에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내에 다 읽도록 스스로 자신을 독려하여 매일의 독서량이 꾸준히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단 도서관에서 대출해 온 책은 밑줄을 긋거나 훼손해서는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형광펜등을 사용해서는 안되고 조심해서 감명 깊은 부분은 필사만을 하고 있다.
나 같은 경우는 독서 방법을 학생들이 실행하는 공부 학습 방법과 유사하게 하고 있다. 가능한 책을 읽을 때 한 권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을 보통 90분 정도를 읽다 다른 책을 또 그 정도 읽다 하는 방식으로 바꿔 읽는 방법을 택한다. 예를 들어 소설을 90분 읽었으면 다음에는 에세이를 90분 정도 읽고 다음에는 다른 장르의 책을 읽는 식으로 한다. 식사에서 편식을 피하여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듯이 독서에서도 편독을 피하여 다양한 독서의 퀄리티를 추구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재미있는 장르의 독서에만 너무 몰입하지 않고 다소 따분하고 읽기 어려운 장르도 적절히 배분하여 읽게 됨으로 지식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를 쓴 ‘모리 슈워츠’의 글을 보고 우리의 삶의 가치를 향상하는 독서를 꾸준히 지향하시기를 바란다.
‘모든 인생은 소중하며, 아름답고, 쓸모 있고, 보살피는 삶으로 가꿀 수 있다. 독창적이고, 경험을 쌓고, 충만하게 지각하며 인간애를 발휘하는 삶이 될 수 있다. 내 인생, 건강, 자부심, 자존감, 삶에서 지속적으로 얻는 만족감은 남들의 그것들과 똑같이 중요하다. 인간애를 공유하며 인류에 기여할 게 많다. 살아 있는 한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내가 바라는 존재로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뿐인 소중한 나의 인생을 흘러가는 데로 그저 그렇게 살아서는 안된다. 나의 주인인 내가 나의 현재와 미래를 주도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2023학년도 고3 영어 전국연합학력평가지에 나온 지문 중 일부를 여기에 실어 인용한다.
“When we can step into fear and sit with the unknown, it is the courage of doing so that builds confidence from the ground up.”
“우리가 두려움 속으로 들어가 미지의 것과 함께 맨바닥으로부터 자신감을 구축하는 것은 바로 그렇게 하는 용기이다.”
“The present can change the past, and the future can change the present.”
“현재는 과거를 바꿀 수 있고, 미래는 현재를 바꿀 수 있다.”
Saturday, November 29th.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