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성' 이란?

그대 안으로 들어가라.

by James Kim






“독창성이란,

특정한 분야 내에서 비교적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능력,

또는 그런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말한다.

독창성은 창의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창의성은 참신하고 유용한 개념을 생각해 내는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독창성을 달성할 수 없다.

독창적인 사람들은 주도적으로 자신이 지닌 비전을 실현시킨다.”

- 애덤 그랜트 ‘Originals’에서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 펜실베이니아 와튼 스쿨의 교수이자 기브 앤 테이크, 오리지널스의 저자이다. 그랜트는 최연소 종신 교수이자, 학생평가점수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교수 중에 한 명이다.


그는 그의 저서 오리지널스에서 독창성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열심히 연습하면 완벽해지기는 하지만 독창성이 생기지는 않는다. 신동들은 대개 모차르트 선율과 베토벤의 교향곡을 멋들어지게 연주하지만 독창적인 곡을 작곡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이미 존재하는 과학적 지식을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붓지 새로운 개념을 생각해내지 않는다.’


연습은 기존의 정답을 더 정확히 재현하게 만들 뿐,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질문을 던지는 힘까지 길러주지는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신동의 탁월함은 이미 완성된 체계를 빠르게 흡수하고 모방하는 능력에 있지만, 독창성은 그 체계 자체를 의심하고 다시 설계하려는 다소 불편한 사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완벽함은 규칙을 숙달한 결과이지만, 독창성은 규칙을 어길 용기에서 태어난다.

따라서 독창성은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며, 더 많이 연습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더 많이 의심하는 사람에게서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빠르고 정확한 재현 능력을 창의성으로 착각하여 질문하는 사람보다 답을 잘 맞히는 사람을 우선해 왔다. 결국 독창성이란 남들보다 한 발 앞선 능력이 아니라, 남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길에서 잠시 멈춰 설 줄 아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익숙함이 아니라 낯섦의 자리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그 낯선 자리는 언제나 불안과 실패의 가능성을 동반하며,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한 정답의 편에 머무르기를 선택한다. 낯선 질문을 종종 무능으로 오해받고 익숙한 답변은 능력의 증거로 인정받는 사회에서 독창성은 애초부터 불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


애덤 그랜트는 성취 욕구가 지나치면 독창성은 밀려난다고 말한다. 성취에 높은 가치를 부여할수록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며, 성공하겠다는 욕구가 강하면 나만의 독특한 무엇을 달성하기보다는 성공이 보장된 길을 택하고 싶어진다.

그 결과 독창성은 도전의 대상이 아니라 회피의 위험이 되고, 창작은 가능성의 실험이 아니라 계산된 선택으로 축소된다. 이때 개인의 관심은 ‘무엇을 새롭게 만들 것인가’에서 ‘어떻게 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인가’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그렇게 독창성은 재능의 문제라기보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창성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목표로 삼기보다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쪽을 택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먼저 도착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를 끝까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종종 더디고 불확실한 시간을 견디며, 당장의 성과보다 방향의 정직함을 우선한다. 실패의 가능성을 알면서도 시도하는 이유는, 안전한 성공이 주는 안도감보다 독창성의 소중함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을 배반하지 않는 삶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결국 독창성을 선택한다는 것은 새로운 결과를 약속받는 일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 질문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결단에 가깝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 Joseph Schumpeter는, ‘독창성이란 창조적인 파괴 행위’라고 했다. 새로운 체제를 주장하려면 기존 방식을 해체해야 한다. 이 파괴와 해체는 기존의 특을 무작정 부수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판단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창작자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 전에 먼저 익숙한 것과 결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안정과 인정, 때로는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성취마저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독창성은 추가와 연속이 아니라 선택과 버림이며, 확장이 아니라 단절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창조적인 파괴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가능성이면서도, 실제로는 소수만이 감행하는 선택으로 남는다. 기존질서에 안주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순간마다, 독창성은 늘 불필요한 위험처럼 취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새로운 체제는 언제나 이러한 위험을 기꺼이 떠안은 사람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기업가라는 뜻의 영단어 Entrepreneur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위험을 감수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가 내포하듯,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은 언제나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기존의 방식이 이미 작동하고 있음에도 그것을 넘어서는 결정을 내린다는 점에서, 기업가 정신은 독창성의 실천적 형태라 할 수 있다. 결국 혁신은 안전한 계산의 산물이 아니라, 실패 가능성을 인식한 채 한 걸음을 내딛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결국 독창성은 특별한 사람만이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불확실함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다. 빠른 성취와 확실한 성공이 끊임없이 요구되는 시대일수록, 질문을 멈추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는 더욱 드물고 값진 선택이 된다. 남들이 이미 검증한 길을 따르는 일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 길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의 생각을 끝까지 밀고 가는 요기가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그러므로 독창성이란 세상에 무언가를 더하는 일이기보다, 자신에게 정직한 질문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 삶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젊은 시인에게>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대 안으로 들어가라

그대가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를 탐문하라

만약 그 이유가

”나는 죽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다 ‘ 라면,

그때 비로소 그 삶을 살아가라. “


릴케에게 독창성은 새로움을 ’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없을 만큼 자기 내면에 충실해지는 상태이다. 결국 독창성이란 남과 다른 생각을 하려는 욕망이 아니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 앞에서 끝내 물러서지 않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릴케는 말한다.


“그대 안으로 들어가라.”




Friday, January 23rd.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