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 나의 재택근무 원칙
재택근무할 땐 사무실에 출근할 때 보다 더 엄격한 원칙을 스스로 세우고 지켜야 한다. 나의 원칙은 이렇다.
하나. 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 것. 상사부터 평사원까지 집에서 일하는 사람의 업무 능력을 매일같이 의심하고 지켜본다. 순간마다 평가당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둘. 다소 불편한 옷을 입고 일할 것. 재택근무는 일과 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일과 쉼 역시 혼재되기에 십상이다. 업무시간이 되면 나도 ‘출근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집을 정리하고 침대나 이불이 보이는 공간의 문은 닫아 놓는다. 입고 있던 파자마나 고무줄 바지는 벗고 스판기 없는 면바지나 청바지를 입고 자리에 앉는다.
셋. 체중이 늘어나지 않게 주의할 것. 집에서 회사로 출퇴근한다는 것이 얼마나 에너지 소모가 큰일인지 재택근무를 하며 알게 됐다. 에너지 넘치는 남자아이 둘을 키우면서 나는 비록 집에서 일하고 생활하지만 활동량이 많다고 자부하며 체중계에 꽤 오랜 시간 올라가지 않았다. 아침은 바빠서 못 먹고, 주방 식탁에서 일하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침대가 있는 안방에 누워 잤다. 남편이 돌아오면 하루 한 끼 먹는다는 이유로 과식했다. 살찔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결론적으로 살이 많이 쪘다.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 이후로는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과 함께 아침을 먹고, 점심엔 최대한 요리해서 집밥을 챙겨 먹는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기 전에 간단한 간식으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고, 단 10분이라도 꾸준히 운동한다. 30대 중반에 하루 세끼 다 챙겨 먹으면 살찌고, 하루 과식하면 이틀 정도는 절식 및 단식해야 몸의 일상성이 유지된다.
이건 내가 유별나서가 아니고 나잇살이란 것이 들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출퇴근하면 일정 정도의 활동량이 보장되는데 재택근무하다 보면 활동량이 줄어들고 기초대사량이 떨어진다. 반드시 규칙적으로 먹고, 조금 적게 먹고 단 10분이라도 몸을 움직여 땀내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콜린] 재택 근무를 방해하는 것에 관하여
스스로 열심히 일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 말을 들으면 어떻게 그렇게 스스로를 좋게 평가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나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는 일이 재밌어서도 그렇고, 성취감을 느낄 때도 많아서 그렇다. 그래서 재택근무를 할 때도 사무실에 출근해 일할 때처럼 열심히 해왔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해이해졌다. 재택 근무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한 가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범인은 바로 NCT 마크다. NCT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마크는 그 중에서 내 최애 멤버다. NCT는 데뷔한 지 이제 5년이 넘었는데, 입덕한 지는 얼마 안됐다. 그래서 아직 못 본 영상들이 무궁무진하다. 유튜브의 바다에서 마크의 영상은 봐도 봐도 새로운 것들 투성이다. 마크 영상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그래도 업무 시간에는 최대한 안 보려고 하는데, 가끔씩 일하다가 힘들거나 우울해질 때, 또는 너무 더워서 일이 손에 안 잡힐 때 유튜브에서 마크 영상을 검색하곤 한다.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처럼.
마크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NCT의 모든 유닛에 소속돼 있다. 그래서 공백기가 거의 없다. 어떻게 쉬지 않고 그 많은 활동량을 소화해내는지 가끔은 경탄스러울 정도다. 매번 새로운 곡으로 고난도의 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마크를 보면 참 대견하고, 그의 팬인게 뿌듯한 기분까지 든다. 거기다 마크는 매번 무대에서 보면 몸이 부서져라 열정적으로 춤을 춘다. 열심히 하는 마크를 보고 있자면, '그래, 마크도 저 힘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내가 뭐라고 힘들다고 투정 부리고 있나' 하는 생각마저 들면서 숙연해진다. 그러면 다시 일할 힘이 생긴다.
막상 글을 쓰고 보니 마크는 재택 근무를 방해하는 게 아니라 힘든 재택 근무에 활력소가 돼주고,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 역시 마크... 이 귀염둥이는 무해한 존재였던 것이다.♥
[제니] 100만원 예산 재택근무 홈오피스 인테리어
데스커는 일룸에서 만든 사무가구 브랜드다. 앞서 데스커에서 샀던 노트북 책상(1200*600)의 크기가 아쉬워 가로, 세로가 각각 20cm씩 큰 제품으로 추가 구매했다. 책상은 넓을수록 좋다. 노트북에 듀얼모니터를 연결해서 쓰는 경우라면 널찍한 공간은 필수. 모니터에서 몸까지의 거리가 멀어지니 화면 보기도 훨씬 수월해졌다. 은은한 나무색깔 상판이 꽤 견고해서 마음에 드는 책상이다.
사무용 의자를 산다면 듀오백과 시디즈라고 생각해왔다. 두 브랜드 모두 살펴보니 시디즈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들어 시디즈로 골랐고, 하이엔드 제품은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의자를 골랐다. 다른 의자들과는 달리 흰색 프레임이라 마음에 들었다. 처음 앉았을 땐 생각보다 엉덩이 바닥 면적이 좁아 당황했는데 쓰다 보니 적응 완료. 당연히 높이 조절도 되고, 뒤로 젖혀지는 각도도 마음에 든다.
홈오피스를 꾸미기 전 원룸에 살 때 구매했던 소파다. 2인용치고는 커서 낮잠자기 딱 좋은 크기다. 일하다 쉴 때 잠시 누워서 뒹굴거리기 좋다. 밋밋한 인테리어에 활기를 주려 과감한 꽃무늬로 골랐다.
로지텍 키보드와 마우스는 사무실에서 쓰는 제품인데 매번 휴대하기 번거로워서 한 쌍을 더 구입했다. 그만큼 마음에 든다는 말씀! 무선 키보드는 여러 기기를 전환해가며 타이핑을 하기 좋게 만들어졌다. 키보드 펑션 키에 1번은 업무용 노트북, 2번은 아이폰, 3번은 아이패드를 지정해 뒀다. 평소에는 1번으로 두고 타이핑을 하다가 카톡을 할땐 2번을 눌러 아이폰에 타이핑을 한다. 보안 때문에 피시카톡을 쓸 수 없는 환경이라 이 기능이 아주 유용하다. 조약돌처럼 생긴 로지텍 페블 마우스는 작고 가볍고 귀엽다. 민트색 하나, 분홍색 하나를 사서 집과 사무실에 두고 쓰는 중.
인테리어의 꽃은 조명이다. 아레카야자 화분에 어울리는 나무 느낌의 스탠드를 찾다 이케아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했다. 조명 색깔에서 알 수 있듯 사무용은 전혀 아니고, 방 안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녀석이다.
[오로라] 재택 루틴
처음 재택을 할 때는 그저 신났다. 출퇴근길 시간, 옷을 고르고 화장하는 시간을 아끼면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성 높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코로나 4단계로 풀 재택근무를 시행하자 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방 감옥에 갇힌 듯한 느낌. 살아야 했고, 살아남아야 했다. 소소한 재택 루틴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처음 재택 근무를 할 때는 이틀에 한 번 샤워하고, 일어나서는 세수와 양치만 간신히 한 후 업무를 시작했다. 일에 집중하지 않고 그저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간간히 업무 메일을 확인하는 일상이 이어졌다. 누군가의 감시가 있어야 일에 집중할까? 내 자신에게 실망한 적도 많았다.
날 위해 아침 루트를 만들어야 했다. 매일 아침 샤워를 한 후, 스킨, 로션을 가볍게 바른 뒤, 바로 동네 산책을 나섰다. 단 5분이라도 바깥에서 몸을 움직이고, 화단에 피어있는 꽃, 출근을 하는 듯한 주민을 보면서 동네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아파트를 올려다 보며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세대도 있구나', 주차장을 거닐며 '전기차 충전소가 생겼구나' 새삼 알게 됐다. 우리 동네에 대해 더 잘 알아가는 느낌이랄까. 산책을 마친 후 잠옷에서 재택 근무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래봤자 티셔츠에 반바이지만 ^^; 아! 아침 커피는 무조건 내려 마신다. 근무가 시작했다는 나만의 의식이다.
매일 커피를 3잔 정도 마시는데, 아주 더운 날이 아니면 점심 시간에 커피 테이크아웃을 하러 나서는 편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집에서도 마실 수 있으니, 주로 아이스 라떼를 산다. 봄에는 재택 근무 점심에 왕복 30-40분 거리를 산책하기도 했지만, 무더운 요즘엔 왕복 20-25분 정도로 가벼운 산책을 한다. 가끔 서브웨이 샌드위치, 이삭 토스트, 애그드랍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사오기도 한다. 요즘엔 이른 아침에 일어나야 할 걱정이 없어서 밤 늦게 자는 날이 늘었고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때가 많다. 가끔 점심 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자기도 하는데, 그럴 땐 정해진 식사 시간이 넘도록 꿀잠을 자기도 한다. 상쾌하다.
유난히 움직임이 없던 어느 날, 휴대폰의 걸음수를 확인해보니 '0'이었다. 집 안에서는 폰을 두고 걷는다 하더라도 하루 걸음수가 0으로 찍혔다니, 충격이 컸다. 앞으로 하루에 3천보는 걷겠다고 다짐하고 아침 5분 산책으로 5~8백보를 점심 산책으로 2천보 걸으면서 하루에 최소 3000보를 채워보려고 한다.
업무를 마쳤더라도 노트북은 끄지 않는다. 유튜브를 보고, 블로그로 검색하고, 쇼핑을 하기 때문에 하루 중 15시간 이상은 쭉 켜놓는 편이다. 방 안에서 대부분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는 편이고, 가끔 독서를 하기도 한다. 방안에서 85%, 거실에서 10% 시간을 보내고, 그 외 산책하는 시간에 5%를 할애한다. 진짜 집순이 됐다. 흐흐...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영어 30분만 공부하기, 홈트 20분만 하기, 방 치우기, 유튜브 촬영하기 등을 메모해 두었는데 실행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세팅을 해야겠다. 후-
06학번이 돌아왔다는 30대 여자 4명이 매주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