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치킨 vs 피자, 배달음식 1인자를 가려보자

by 일곱시의 베이글

피자는 종합예술이다

by. 제니


당연히 치킨보다는 피자다. 치킨은 운 좋게도 '국민 배달음식'이라는 포지션을 선점함으로써 십수 년째 승승장구 중이지만, 맛으로 보자면 피자가 낫다. 치킨은 실제로 먹을 때보다 상상했을 때가 더 맛있는 반면, 피자는 먹는 내내 맛있다. 따끈한 도우에 톡 하고 터지는 새우의 육즙, 베이컨의 바삭함, 감자의 고소함, 치즈크러스트의 부드러움이 실로 종합예술이라 부를 만하다. 반면 치킨은 어떠한가. 단조롭기 그지없는 음식이다. 냄새에 취해 한입 베어 물지만 금세 실망감이 찾아온다. 나는 늘 치킨을 먹을 때마다 그랬다. 마치 델리만주처럼.


피자는 외래종이라는 출신성분의 한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한민족의 대표 배달음식을 피자로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치킨보다는 피자가 더 맛/있/다. 집에서 만드는 경우를 생각해봐도 피자가 낫다. 닭을 사서 염지를 해서 튀김옷을 입히고 식용유를 튀긴다? 가정집에선 불가능한 얘기다. 반면 피자는 도우를 사서 위에 먹고 싶은 걸 잔뜩 올린 다음 오븐에 돌리기만 하면 된다. 오븐이 없다?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피자는 토스트의 진화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재료들을 듬뿍 올리면 높은 확률로 맛있다. 헤헤.


마지막으로 나 혼자 알고 싶은 맛있는 피자집을 공개한다. '피자컴퍼니'라는 프랜차이즈다. 내가 먹어본 배달 피자 중 단연 최고다. 피자 한 조각이 무거울 정도로 토핑이 많이 올라가 있다. 나는 본디 바삭한 씬피자 애호가임에도 피자컴퍼니는 정말 좋아한다. 가격은 1.9~2.5만원선. 치즈크러스트 추가는 필수다. 피자컴퍼니를 만난 이후로 P사, M사, D사 피자는 단 한 번도 시켜먹지 않았다. 유명 프랜차이즈 피자는 광고 보고 혹해서 시키지만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분명 광고에선 스테이크가 등심처럼 보였는데 시켜놓고 보면 장조림 고기처럼 얇다거나.. 피자컴퍼니의 유일한 단점은 가맹점이 많지는 않다는 거. 여러분 집 근처에 없다면 거참 유감입니다.



자기는 무슨 부위가 좋아? 아니 체위 말구 부위.

by. 타이거


사랑에 확신이 있어서 연애를 하는 게 아니다. 사랑에 확신을 가지려고 연애를 하는 거다. 그러니까 연애는 입으로 나불대는 연애의 실존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러니까 이상하게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사랑을 의심하고 확인하려 들다 싸우고 토라지고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사소한 것에서 나를 생각해주는지. 이를테면 치킨을 시켜놓고 닭다리 두 개를 기꺼이 내게 양보할 의지가 있는지 속으로 '어디 두고 보자' 재다가 닭다리고 모가지고 이게 뭐 먹어보라 한마디 권하는 것 없이 혼자 주둥이에 밀어 넣는 순간 역시 이번 연애도 사랑해서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야 만다.


그러다가도, '닭다리는 너 먹어. 나는 닭다리보다 퍽퍽살이 더 좋더라. 그런데 우리는 치킨으로도 궁합이 잘 맞네. 너는 닭다리 먹고 나는 퍽퍽살 먹으면 되니까.'라고 말하는 상대를 만나면 이게 진짜 운명의 데스티니 같은 건가 라는 생각도 들며 내심 뿌듯하다.


'야 왜 모가지를 먹어. 아, 모가지를 먹으니까 니가 노래를 잘하는구나.'라는 말도, '날개 먹지 마. 날개 먹으면 바람피운대.'같은 말도, 연애를 한결 더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그러니까 치킨은 모다? 연애할 때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는 거다.


치킨 시켜놓고 '자기는 어릴 때 무슨 치킨 좋아했어? 맥시카나 좋아했어? 역시 자기는 뭘 좀 아네. 치킨은 옛날 브랜드가 맛있잖아!' '자기는 치킨 중에 무슨 부위 좋아해? 아니아니 자기야 체위 말구 부위. 어이그 응큼해.' '자기는 순살이 좋아 뼈가 좋아?' 이런 거 물어볼 줄도 모르는 사람이랑 무슨 재미로 연애를 하남?




혹시 치킨 아니었던가

by. 콜린


비비고가 만두로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만두소는 돼지가 아닌 닭을 썼다고 한다. 서양에서는 돼지보다 닭이 좀 더 영양가가 있는 음식이란 인식 때문이라고. 실제로 닭고기는 그렇다. 돼지나 소보다 단백질이 많이 함유돼 있다. PT를 받을 때 트레이너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음식도 그래서 닭가슴살이다. 그런 인식 때문인지 1년 365일 중에 360일을 다이어트(결심만) 하는 나는 치킨을 먹을 때면 죄책감이 조금 줄어드는 기분이다. 굽네치킨 같은 걸 먹으면 조금은 웃기지만 다이어트 식단을 먹는 기분까지 든다.


반면 피자는 먹을 때 죄책감이 크다. 밀가루로 만든 두꺼운 도우에 위에 올라간 치즈에... 지방과 탄수화물 덩어리인데 여기에 페퍼로니나 시카고 피자라도 시킨다면 올라가는 토핑 때문에 칼로리는 배가 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치킨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수많은 브랜드 치킨집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튀겨낸 맛있는 치킨은, 단순히 튀긴 닭을 넘어 하나의 요리가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심지어 그런 맛있는 치킨을 원하면 언제든 1시간 안에 배달해 맛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교촌치킨을 가장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허니콤보. 닭고기의 크기가 너무 크지 않으면서도 적당하고, 맛은 달달하면서도 깔끔하고, 거기에 염지도 잘 돼 있어 조금 짠 듯 심심해서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먹어도 먹어도 부담 없고 영양가도 높은 데다 살찔 부담도 적다. 언제든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도 있고. 이래도 피자가 더 좋다고 말하는 당신, 설마 가장 최근에 시켜먹은 음식이 무엇이었나. 혹시 치킨 아니었던가.





난 치킨을 좋아하는 남자를 좋아한다

by. 오로라

피자가 좋다면서 최근엔 치킨만 시켰네?!

치킨 VS 피자, 내게 결정권이 있다면 대부분 피자를 주문한다. 좋아하는 치즈가 토핑, 반죽, 도우에 가득 담겨 있기도 하고 올리브, 피망, 햄이 한꺼번에 입안에 들어오면 '역시 피자' 후회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 중 뭘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피자, 특히 페퍼로니 or 치즈 피자. (파인애플 피자, 야채가 한가득 올려진 피자도 선호하지 않음) 치킨은 왠지 피자보다 살찔 것 같고, 기름이 많고, 손으로 잡기에도 여간 불편하다.


그런데 유독 치킨을 주문하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맥주와 함께 먹고 싶은 날, 치맥이 땡길 때다. 피맥은 큰 피자 조각과 맥주를 한꺼번에 먹는다는 선입견에 치맥보다 왠지 살찔 것 같아 부담스럽다. 귀엽고 작은 치킨 조각과 맥주를 먹을 때는 맥주에 비중을 좀 더 두고 치킨과 맥주를 모두 즐긴다. 특히 축구 경기를 볼 때, 호프집에 친구들과 놀러 갈 때, 직장동료와 회포를 풀러 저녁 회식 장소를 잡을 때는 피맥보다는 치맥을 더 선호한다. 더 저렴한 것 같기도 하고.


함께 축구 경기를 볼 때 치맥을 시키자는 남자가 좋다. 맥주를 마시고 적당히 취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의 결정적 순간을 나눈다. 은근히 안거나 - 안기거나 - 손을 마주치거나 - 뽀뽀할 수 있어서. 후- '너도 그거 알고서, 치맥 먹자고 한 거지?'


어떤 치킨을 좋아하고 묻는다면 순살이면 양념, 간장 치킨, 뼈가 있다면 닭다리, 날개가 좋고 치킨 브랜드는 크게 따지지 않는다. 교촌치킨, bbq, 치킨매니아, 청년치킨 다 그것이 그것이요. ('푸라닭'의 청양고추치킨은 급이 다르더라, 최고) 그저 치킨과 함께 먹는 맥주, 그리고 옆에서 함께 취할 사람이 중요하다.




06학번이 돌아왔다 는 30대 여자 4명이 매주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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