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by 일곱시의 베이글

6시 30분에 일어났다. 간밤에 잘 잤냐고 밤이와 인사를 나누고 커피를 사러 나갔다. 슬리퍼를 끌고 졸린 눈을 비비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샀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인다. 지난 2주간은 출근하는 사람들을 배웅하며 집에서 머물렀지만 오늘은 나도 1시간 뒤면 저 행렬에 동참해야 한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 집에 왔다. 커피를 사기는 했지만 마시진 않았다. 빈속에 커피는 되도록이면 안 마신다.


어젯밤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무화과 베이글을 전자레인지에 데웠다. 무화과 잼에 크림치즈 같은 게 들어있는데 아주 맛있다.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으로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책을 들으며 베이글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참신한 내용은 없지만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들을만하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멈추라-든가 말이다.

2층 버스 1열 차지

느긋하게 출근 준비를 하고 사당역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탔다. 평소엔 6시 30분 차를 이용했는데 오늘은 8시가 넘어서 탔더니 도로가 한산하다. 대부분의 경기도민들은 8시가 되기 전에 집에서 나서는 것이다.. 월요일이라 차가 많을까 걱정했지만 예상외로 여유롭게 사당역에 도착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옆 자리의 동료가 쿠키를 건넸다. 웰컴 쿠키인가! 조금 있으니 우리 팀 동료가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었다. 내가 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한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나 보다) 이유야 어찌 됐든 뜻하지 않게 음료와 다과를 선물 받아 기뻤다. 인사팀 직원의 안내를 받아 맥북프로를 지급받고, 컴퓨터를 세팅했다. 예상했던 대로 협업 툴을 많이 사용한다. 슬랙, 컨플루언스, 지라 등에 접속해 그동안의 업무 이력들을 살펴봤다. 오리테이션을 하며 근로계약서와 비밀유지서약에 서명을 했다. 인사팀 담당자는 친근하고 인간적이었다. 그래서 나도 솔직하게 궁금한 것을 많이 물어봤다.


점심시간에는 팀원들과 함께 밥을 먹었다. 갈비정식을 시켰는데 아주 맛있었다. 어색함을 깨기 위한 호구조사를 마치고 더치커피집에 갔다. 더치커피가 맛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거긴 아주 맛있었다! 점심식사 후 사무실에 복귀해서는 이런저런 세팅을 하고 사업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사무실에서 음악이 나오는 게 신기하다.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아 사무실은 대체로 한산하지만 회의실엔 늘 사람이 차있다. 아, 이 회사에선 팀장도 대표도 모두 ‘님’이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생각보단 금세 익숙해졌다.


전체적으로 환대해주는 분위기라 좋았다. 5년 전 이직했을 때와 오버랩이 됐다. 그때 팀 구성과 비슷하다. 당분간은 적응을 위한 스트레스가 좀 있을 것 같다. 어딜 가나 겪어야만 하는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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