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애플 대주주의 Z플립3 적응기

by 일곱시의 베이글

10년간 아이폰을 사용해온 제가 갤럭시 Z플립3를 통해 안드로이드에 입문한지도 한 달이 흘렀어요. 저의 첫 폴더블폰인 만큼 여러모로 의미가 큰 데요, 오늘 와플 인사이드에서는 갤럭시 Z플립3를 사용해본 경험을 들려 드리려고 해요. 참고로 아이폰 프로 맥스 12 모델을 사용해왔어요. 아이맥,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 에어팟을 사용하는 자칭 애플 대주주인데요. 이런 사용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지난 한 달간 생긴 변화를 적어볼게요.



직접 써보니 이런 점이 좋아요


Z플립3의 첫 번째 장점은 단연 디자인이에요. 기존 스마트폰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접었을 때 작고 귀여운 디자인에 컬러도아주 예쁘게 잘 나왔어요. 제가 고른 컬러는 삼성닷컴 전용 컬러인 핑크예요. Z플립3는 특히 접혀있을 때 전면 디자인이 가장 심쿵이에요.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폰이랍니다.



두 번째! 아기자기하게 폰을 꾸미는 재미가 있어요. 삼성전자에서는 Z플립3를 구매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콜라보레이션 액세서리를 사은품으로 증정했는데요. 아이폰 시절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폰 꾸미기의 즐거움에 빠져있어요. 이제는 귀여운 스티커가 생기면 가장 먼저 폰에 붙이고 싶답니다. 다양한 브랜드와 제휴한 삼성전자의 정성에 박수를!

마지막으로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좋아요. Z플립3는 183g인데요, 더 가벼운 폰을 쓰시던 분이라면 이것도 무겁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원래 쓰던 아이폰 12 프로 맥스(223g)에 비하면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져요. 주머니에 넣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이고, 접히면 크기가 반으로 줄어드니 휴대하기도 간편해졌어요.



접혀서 달라진 건 뭐가 있을까?


폰이 접힌다는 특징으로 인해서 와플이 라이프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어요. 사실 이게 장점인지는 모르겠는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줄었어요. 그동안은 딱히 폰으로 해야 할 일이 없어도 스마트폰 화면이 보이면 이것저것 눌러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폴더블폰을 써보니 연다는 행위 자체가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더라구요. 닫혀있을 때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알림 내용은 대부분 확인할 수 있으니 그걸로 보고, 꼭 답해야 하는 소식이 있을 때만 열어서 처리해요. 덕분에 불필요한 폰 사용 시간은 줄어들었어요.


생각지 못했던 장점은 셀피나 영상을 찍기 정말 좋아요. 영상을 많이 찍는 분들은 알겠지만 장시간 촬영하려면 삼각대나 고프로 같은 추가 디바이스가 필수예요. 그렇지 않다면 식당에서 휴지곽이나 물병에 폰을 거치시켜두고 찍다가 떨어져서 내 마음도 와장창 하기도 하죠.. Z플립3을 사용한 이후로는 그럴 일이 없어졌어요. 그냥 접어서 두면 그 자체로 거치가 돼요.


Z플립3은 22:9라는 다소 특이한 화면비를 가지고 있어요. 접혔을 때 폰이 한 손에 들어오면서, 펼쳤을 때는 베젤을 최대한 줄여서 낭비되는 공간이 없도록 디자인하다 보니 세로가 긴 형태가 된 거죠. 처음에는 화면비가 어색하게 느껴지는데 적응을 하면 스크롤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눈에 보이는 정보량이 더 많아서 편리해요. 웹서핑을 할 때 이전 보다 스크롤을 조금 덜 해도 되는 거죠.



애플에서 삼성으로 넘어와서 만난 신세계

폰을 바꾸고 가장 큰 변화가 생겼다면 역시 삼성페이예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에게 삼성페이는 그 어떤 기능보다 강.력.해.요. 특히 와플이는 출퇴근할 때 환승을 많이 하는 편이라 매번 카드를 꺼내 찍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는데요, 삼성페이를 쓰고 난 후로는 스마트폰 뒷면을 찍기만 하면 돼요. 점심시간에 밥 먹으러 갈 때도 따로 카드지갑을 챙기지 않아도 돼서 편리해요. 삼성페이 최고!


외근 중에 직장 상사에게 전화로 업무 지시를 받았는데 무슨 말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 난감했던 분 손! 광고주와 전화로 업무 협의를 했는데 나중에 서로 기억하는 내용이 달라 얼굴 붉힌 경험이 있는 분 손! 통화 녹음이라는 기능 하나만 있으면 모두 해결될 일이지만 아이폰은 통화 녹음이 제한되어 있어 그동안 사용하지 못했어요. 삼성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 점도 저에게는 굉장히 유용하게 다가왔어요. 전화상으로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한 말이나 단어들을 통화 녹음으로 다시 들으면서 ‘아하’ 하는 순간들도 많았어요.


지문인식으로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아이폰은 얼굴인식을 해야만 잠금이 풀려서,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서는 일일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어요. 갤럭시 Z플립3은 전원 버튼에 지문인식 센서가 있어서, 편리하게 잠금해제를 할 수 있어요.


120 헤르츠 주사율이 적용되어 웹서핑이 쾌적해졌어요. 주사율이란 1초 동안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 수를 뜻하는데요, 아이폰은 12 라인업까지 60 헤르츠를 고수해 왔어요. 사실 원래 60 헤르츠 화면을 보던 사람은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데요, 한번 120 헤르츠 주사율에 익숙해지고 난 뒤 60 헤르츠로 된 디스플레이를 보면 끊겨 보이는 듯한 답답함이 들어요.



마케터 관점에서 본 Z플립3 관전 포인트 3


1️⃣ 우리가 진정 원한 것은 스펙이 아니었음을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국민폰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좋게 말하면 대중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흔하다는 뜻이죠. 삼성은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이지만 팬덤 측면에서는 애플을 따라갈 수는 없었는데요, 삼성전자는 이번 Z플립3를 통해 애플 사용자 일부를 빼앗아 왔어요. 와플이도 그중 한 명이고요. Z플립3가 스펙으로만 보자면 갤럭시 S 시리즈보다 열위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어요. 말인즉슨, 사용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가 단순히 스펙은 아니라는 뜻이에요.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어느 제조사든 플래그십 제품들의 성능은 상향 평준화된 상황이에요.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 특별한 스마트폰을 원하던 소비자들에게 Z플립3은 오랜만에 가슴 설레게 만드는 폰이었어요.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다양한 사은품을 제공한 것도 유효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번 Z플립3의 성공 요소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겠네요.


어서 와, 폴더블은 처음이지? : 색다른 디자인으로의 얼리어답터 마음에 불을 지핌 ❤️

컬러 마케팅 : 비스포크 브랜딩 연장선? 선택 장애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컬러 옵션

가시권으로 들어온 가격대 : Z플립3 출고가, 전작 대비 40만원 인하 (165만원 → 125만원)

사은품이 혜자네 : 무선 이어폰 버즈 2(14만 9천 원 상당), 폰 케이스, 콜라보 액세서리

유느님까지 동원한 마케팅 : 유튜브에서 Z 시리즈 출시 기념 6부작 예능 ‘리얼 마케팅 쇼’ 제작


2️⃣ 폴더블은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가 될 수 있을까?


모든 처음은 어려워요. 폴더블폰을 만든다고 했을 때 대부분들의 사람들은 ‘접어서 뭐할 것‘이냐며 갸우뚱했어요. 혁신을 이루는 기업들은 그런 질문에 대한 최선의 답이 무엇일지 고심하고,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발전시켜 나가요. 좀 거창하지만, 그것이 인류가 발전해온 과정이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이라는 새 시장에 뛰어들어 과감하게 투자하고 사용자의 뭇매를 맞아가며 ‘쓸만한’ 폴더블폰인 Z플립3를 완성했다는데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애플 역시 오래전부터 폴더블폰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고 기술력은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아직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겠지요.


‘폴더블‘이라는 폼팩터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확신할 수 없어요. 다만 휴대하기 편리하면서도 큰 화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존재하는 이상 연구는 계속될 전망이에요.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3️⃣ 생태계를 지배한 자, 시장의 지배자가 될지니

아이폰을 10년간 사용하다 갤럭시로 바꾸니 예상했던 대로 불편함이 많았어요. 갤럭시에서는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를 사용할 수 없으니까요.(제가 그동안 좋아한 건 애플 ‘기기’가 아니라 iOS였더군요) 지금까지 앱스토어에서 구매한 유료 앱만 100만원은 될 텐데, 안드로이드에서 비슷한 앱을 쓰려면 다시 구매해야 했어요.


맥북과 아이폰의 문자 메시지 연동, 실시간 메모 앱 연동, 애플워치 건강 데이터 연동, 착용 즉시 인식되는 에어팟과 결별해야 된다는 의미이기도 했죠. 때문에 처음 Z플립3를 구매하고 여러 서드파티 앱을 활용해 갤럭시와 애플 생태계를 연결시키는 작업에 몰두했어요. 제조사에서 구축한 생태계의 힘이 굉장히 강력하다는 생각을 했죠.


애플은 기기 제조와 소프트웨어 개발, 운영을 한 회사에서 하다 보니 자사 제품들간의 연동을 기가 막히게 잘해요. 반면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입장이라 애플만큼 최적화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와플이도 아직까지는 애플 제품이 더 많지만, 이번 Z플립3를 필두로 삼성 생태계에 이주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업체가 지속적인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주기를 바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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