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원 Aug 16. 2022

일에 잠식된 삶

워라밸이 뭐예요

아침에 눈을 뜨고 화장실에 가면서도 일 생각을 하는 날들이 잦아졌다. 이건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생각이 나는 것이다. 꿈에서도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니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가 않다. 여전히 업무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다. 몸만 집으로 옮겨왔을 뿐, 여전히 나의 정신은 일에 얽매여있다.


생일이 되는 12시에도 일을 하고 있었다.

삼 일간 연휴였다. 토일월 3일 내내 집에서 일을 했다. 물론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한 건 아니다. 오전에 틈날 때 조금 하고, 점심 먹고 쉬고 놀다 저녁에 또 하고 이런 식이긴 했지만 어쨌든 하루도 온전히 쉬지 못했다. 회사에 가는 것에 비하면 몸이 힘든 것은 아니니 나름대로는 편하다 생각하며 일을 했는데.. 돌이켜 보면 편한 게 맞나 싶다. 일에 잠식되어가는 나를 본다.


일 자체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다. 현업에 있으면서 데이터 분석과 이에 기반한 인사이트 도출 업무를 해보고 싶었는데, 여기 와서 원 없이 하게 되었다. 다만, 분석 자체보다는 분석을 위한 구조를 짜는 일에만 2주 이상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데이터 용량이 크다 보니 단순한 일이라도 절대적인 양이 많아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 아니라 정답이 어느 정도 나와 있는 일을 해나가는 것이라 스트레스가 적다. 어떤 수식으로 시트를 만들어야 더 원활하게 작동할지, 오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답을 찾아간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내 일상과 일 사이 균형을 잘 맞춰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