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원 Aug 17. 2022

대체 언제 브런치에 글을 쓰세요?

매일 야근하고 바쁘다면서 브런치에 글 쓸 시간이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혹시 다른 브런치 작가분들도 궁금하실까 하여 적어보자면, 나는 대부분의 글을 택시 안에서 쓴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온갖 잡념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데, 그때 말하듯이 쭉쭉 써 내려간다. 문장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 나에게는 그게 가장 편하고, 그나마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쓴 건 아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집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쓰곤 했다. 하지만 뭔가를 써야겠다 다짐하고 쓸 때보다, 생각이 떠올랐을 때 바로 쓰는 것이 훨씬 잘 써진다. 일상에서 문득 '이런 주제로 글을 써봐야겠다' 싶다가도 집에 가서 다시 쓰려고 보면 딱히 쓸만한 주제도 아닌 것 같다.


반면 생각났을 때 바로 써 내려가면 잘 쓸 수 있다. 과도기 단계에는 집에 오는 길에 메모 형태로 간단하게만 적어놨었다. 그런 다음 문장으로 만들어 글을 발행했다. 나중에는 문장 형태로도 쓰게 되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적는 것이 편하고 좋아졌다. 나중에 보면 비문도 많고, 어디 내놓을 자랑스러운 글은 못 되지만 그때 내 마음이 온전히 담겨있는 것 같아서 나는 좋다.


퇴근길 택시에서 창문을 살짝 열고, 엄지손가락  개로 타닥타닥 스마트폰 위에 글을 쓴다. 하루  제일 행복한 순간  하나. 내가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법.


매거진의 이전글 일에 잠식된 삶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